거실 책상에 최승호님의 말놀이 동시집을 보란듯이 펼쳐놓고 있으니..
큰딸래미 유치원 마치고 들어서자 마자 호기심을 가지고 “이게 뭔가? 못보던 책이네?”하며 들춰봅니다..
“엄마!!! 내 책이에요?”
“동시다!!!”
이리저리 들춰보더니 옷도 벗질않고 앉아서 큰소리로 첫장의 ‘알’을 읽습니다..
알..
알고 있니?
알을 깨고..
알에서 뭐가 나오는지..
그렇게 읽고는 옆의 삽화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딸아이입니다..
한장한장 펼쳐지는 시와 함께 그려진 삽화들이 넘 재미있고 관심이 가는 눈치입니다..
딸아이가 요즘 그림에 많은 관심이 있어서..
책을 보면 내용도 내용이지만 내용과 함께 그려진 그림들에 아주 흥미를 보입니다..
그래서 아이 눈에 비친 동시와 그림들은 앉은 자리서 몇편의 시들을 그대로 읽고 보게 만드는 거 같습니다..
엄마도 최승호님의 말놀이 동시집에서 느껴지는 말맛이 참 새롭고도 신선하게 와 닿습니다..
말놀이 차례를 먼저 살펴봤습니다..
그려놓고 있는 말놀이 동시가 67편이 수록되어져 있는데..
그 시들의 소재가 아주 특이합니다..
갖가지 새들, 동물, 바다생물들과 어류, 곤충, 파충류, 벌레들..
이 세상을 꾸미고 있는 온갖 자연의 살아 있는 것들을 이 시집 한권에 고스란히 옮겨놓고 있습니다..
동시 하나하나가 모두 아이들 눈높이와 그 생각들을 그대로 상상하게 만들고 있답니다..
제시하고 있는 제목들마다 그 제목의 내용들을 하나하나 말놀이하듯 아주 쉽고도 친근감있게 그려놓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읽다보니 그 내용속에 아주 자연스럽게 빠져들게 됨을 느낍니다..
우리집 큰 딸이 아주 잼나다고 하는 시가 있습니다..
도룡농..
도롱뇽 노래를 만들었어요..
도레미파솔라시도..
들어보세요..
도롱뇽..
레롱뇽,,
미룡뇽..
파룡농..
솔롱뇽..
라롱뇽..
시롱뇽..
도롱뇽..
아이는 이 동시를 도레미파솔라시도 음가따라 읽는군요..
재미있다고 자기가 불러놓고도 웃음때문에 넘어간답니다..ㅎㅎㅎ
이 책은 아이들이랑 여러 독후활동하는데 무척이나 도움이 될 거 같습니다..
한창 말배우는 아이들에겐 각양각색의 인지들과 함께 어휘를 풍부하게 해주고 한글을 막 뗀 아이들에겐..
읽기독립과 함께 우리말의 아름다움으로 확실한 한글다지기가 될 책인 거 같습니다..
저희딸아이가 하루에 서너편의 동시를 읽고 맘에 드는 그림들이 있음 그림도 함께 그리고 또 쓰기연습용으로 몇편의 시도 함께 쓰게 했답니다..
동시들속에 어우러지는 말맛과 함께 아이들에게 동시라는 것이 결코 어렵지 않음을 알게 해주는 거 같습니다..
거북이..
거북해..
거북이랑 있으면..
거북해..
잠을 자도 거북해..
밥을 먹어도 거북해..
책을 봐도 거북해..
최승호 시인..
어떤 분일까 무척이나 궁금해집니다..ㅎㅎㅎ
어쩜 이렇게 잼나게 아이들 눈높이에서 시를 지었을까요?
제목이 말그대로 말놀이 동시집으로 지은 것이 맞다!!! 손바닥을 치게 만듭니다..
우리말을 가지고 어쩜이리 놀이하듯 풀어놓고 있는지..ㅎㅎㅎ
어른들의 시집에서 느껴지는 은유와 함축이 없어서 너무도 좋습니다..
그 숨은 뜻을 헤아리려고 찾지 않아서 좋고 기교를 찾아볼 수 없어서..
그래서 너무도 순수하게 다가옵니다..
아이들에게 쉽고도 친근하게 다가가는 간만에 아이들을 위한 멋진 동시집 하나 만났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아이들이 한장한장 읽으면서 두 눈이 펼쳐지는 시들속에 춤을 춤을 느끼실 겁니다..
시가 너무도 재미가 있어서 두아이에게 읽혀주니 웃는다고 꼴까닥꼴까닥 넘어갑니다..
아이에게 동시를 한번 짓게 해봐야겠습니다..
아이가 쓰고 싶어하는 소재따라 느껴지는 그느낌 그대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