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어처구니 없네…”라는 말보다는 “어이없네”라는 말을 더 쓰기도 하지만, 평소에 “어처구니없네”라는 말을 쓰곤 한다.
보통 황당하거나 기가막힌 일을 보았을때 어처구니 없다라는 말을 쓰게 된다.
책 제목과 표지를 봤을때는 “어처구니”라는 이름을 가진 어떤 도깨비에 관한 이야기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책 표지를 넘기면 이 책이 말하는 의도를 파악하게 됨과 동시에 어처구니 없는 일을 보게 된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있나. 제목이 거꾸로잖아!>
그렇다. 이 책은 “어처구니없다:”라는 말의 어원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우리가 쓰는 말 중에는 재미있는 어원들이 많은데, 이 말 역시 재미있는 어원을 담았고, 그 속에서 숨은 지혜를 배울 수 있었다.
옛날 아주 먼 옛날…말썽꾸러기 어처구니들 때문에 하늘나라는 늘 시끄러웠고 하늘나라 임금님은 화가 나서 어처구니들을 모두 잡아들였다.
이구룡, 저팔계, 손행자, 사화상, 대당사부….
하지만, 하늘 끝에 사는 손이라는 못된 귀신때문에 사람들은 무서웠고, 하늘나라 임금님은 어구처구니들에게 열흘 안에 손을 잡아 오면 죄를 용서해주겠다고 하였다.
처음엔 손에게 혼쭐만 났지만, 대당사부는 하늘도서관에서 사흘 밤낮 책을 읽은 결과 손을 잡을 방법을 모색했다.
대당사부는 각각 어처구니들에게 임무를 하나씩 주었고, 손행자에게도 엄나무로 밧줄을 만들도록 하였다.
모두 열심히 하였지만, 손행자는 뒤늦게 엄나무를 찾으러 갔고, 엄나무 껍질이 모자라서 비슷한 두릅나무를 조금 섞어 만들었다.
손행자의 실수로 손을 잡는 일은 실패했고, 임금님은 어처구니들을 궁궐 추녀마루 끝에 올라가서 손으로부터 사람들을 지키게 했다.
어처구니는 궁궐 추녀마루 끝자락에 있는 흙으로 만든 조각물을 일컫는 말인데, 못된 귀신으로부터 궁궐 사람들을 지키려고 만들어졌다고 한다.
기와장이들이 궁궐을 지을 때 어처구니들을 깜빡 잊고 안 올린 데서 생긴 말이 바로 어처구니 없다 라는 말이다.
재미있는 말의 유래속에서 아이들이 배워야할 덕목이 담겨있다.
모두 맡은 바 임무를 성실히 수행할때 손행자의 성실하지 못한 일이 초래한 결과는 자신뿐만 아니라 모든 이에게 실패를 가져다 주었다.
요즘은 유치원에서나 학교에서 모둠활동을 많이 하고 있다. 나만 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모둠 전체가 합심해야만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나만 잘하겠다는 생각으로는 절대 모둠이 최고가 될 수 없다는 것과 모둠의 협동생활에서 나하나쯤 괜찮겠지…라는 생각은 실패를 가져온다는 것…..손행자를 통해서 배울 수 있었다.
협동이 주는 의미와 말의 재미있는 어원을 두루두루 볼 수 있었던 재미있는 그림책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