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램 유어 라이프! Slam Your Life!
부딪쳐. 소리쳐. 멈추지 말고 너를 드러내!’
우리 누구나 한 번 쯤은 지겨운 생활에서 벗어나 마음 가는 대로, 하고 싶은 대로 저지르는 삶을 살고 싶은 욕구가 생길 것이다. 그리고 그런 욕구를 몸소 행동으로 실천하는 또래의 친구들을 본 적도 있을 것이다. 사회가 만들어준 ‘올바른 학생’이라는 틀을 깨고 남들이 소위 말하는 ‘3.5류의 인생’을 사는 이들을 소설 ‘파랑 치타가 달려간다’에서 만날 수 있다.
주인공 강호는 가정 불화를 이기지 못해 세상으로 나와 주유소 알바를 하고 있다. 강호는 자신이 그렇게 타고 싶어 하던 오토바이 ‘파랑 치타’를 같이 일하는 건우 형에게서 중고로 사게 되고, 오토바이를 타고 도로를 마음껏 달리는 꿈을 꾼다.
또 다른 주인공 도윤은 어린 시절 강호의 친한 친구였다가 버림을 받은 소심쟁이다. 도윤은 공부에 엄청난 투자를 한 덕에 명문고를 합격했다가 견디지 못하고 강호의 학교로 전학을 오게 되고, 강호와 재회한다. 도윤은 ‘천재는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엄마의 말과 행동을 견디지 못하고, 어쩌면 삭막한 사회의 또 다른 피해자일지도 모르는 강호를 만나고부터 달라지게 된다. 주위에 의해 만들어져왔던 자신을 버리고, 정말로 자신이 원하는 일을 당당히 하려 나서게 된 것이다.
하지만 사회는 이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저 사회의 눈에는 강호도, 같은 주유소에서 일을 하는 건우 형도, 아미도, 효진 누나도, 이경 선배도, 그리고 이들과 공감하는 도윤도 ‘3.5류’로 보일 뿐이다. ‘세상은 엘리트가 지배한다’며 도윤을 보이지 않는 감옥으로 몰아넣고 상처를 준 도윤의 엄마, 강호와 도윤과 이경선배를 포함한 학교 록밴드부의 개설을 반대하는 교장 선생님, 문제아들을 영원히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학생부장 선생님처럼.
담배를 핀다는 이유로, 오토바이를 탄다는 이유로, 머리를 염색했다는 이유로 이들은 소외되고 상처를 받는다. 하지만 이 3.5류 아이들에게 이런 한 면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누구보다도 당당하고, 누구보다도 에너지가 가득하고, 누구보다도 음악을 사랑한다. 사회는 이런 문제아들을 피하지만, 반대로 감싸주고 격려해 주지는 못했다. 이들의 다른 면을 바라봐주지는 못했다. 그리고 이들이 가진 아픈 과거와 상처를 발견하지 못했다. 알바를 하다 성희롱을 당했음에도 아무도 자신의 입장을 이해해 주지 않아 상처를 받은 아미처럼 말이다.
강호는 건우 형과 오토바이를 타다 사고를 당하고, 건우 형은 심각한 부상을 당해 입원한다. 자신을 찾아온 아버지를 보며 꺽꺽 우는 건우 형을 뒤로 하고 병실을 나온 강호는, 그동안 자신의 친구가 되어 주었던 파랑 치타와 작별하며 눈물을 흘린다.한 편 도윤은 자신을 이해해주지 못하는 엄마에게서 점점 상처를 받는다. 도윤의 엄마는 강호와 어울리고 밴드부를 하려는 도윤을 강압적으로 막지만 결국 실패하고, 눈물을 흘린다. 결국 학교에서의 허락을 받지 못하고 대신 어느 클럽에서 작은 공연을 열게 된 록밴드 ‘달리는 파랑 치타’는 완벽하지는 못하지만 한 발씩 한 발씩 자신들의 꿈을 이뤄 나가며 큰 행복을 느낀다.
학생이라는 신분으로 살아가며 각자의 꿈을 꾸는 우리들에게 어쩌면 세상은 혹독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는 누구보다도 큰 열정과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누군가가 만들어준 길만을 따라가고 싶지는 않다, 만들어지고 싶지는 않다. 파랑 치타를 타고, 세상을 향해 질주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