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베르토 인노첸티의 유명한 그림이 시선을 잡아끄는 ‘마지막 휴양지’ 로베르토는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백장미’와 유명한 ‘호두까기 인형’의 그림작가이기도 하다. ‘마지막 휴양지’는 너무나 사실적인 배경에 풍자적인 인물들이 묘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그림책이다.
시작은 화가의 자전적인 고백으로 시작이 된다. 화가 즉 인노첸티의 상상력이 휴가를 떠나 돌아오지 않게 되자 무작정 길을 떠난다. 막힌 도로를 달리다 말고 빨간 자동차는 마치 길을 알고 있다는 듯이 “어딘지아무도몰라”마을로 들어간다. “외로움”을 따라 “망각 저편의 낭떠러지”를 지나고 “거미 번갯불이 치는 밤”을 달려서 도착한 곳이 바로 바닷가에 있는 음산하면서도 무언가 비밀스러운 호텔이다.
문 앞에서 한 소년을 만나는데 이곳이 ‘마지막 휴양지”라고 알려준다. 앵무새가 프런트에서 말을 하고 이상한 손님들이 하나씩 들어 온다. 그 와중에도 화가는 뭔가 특별한 것을 찾아 헤맨다. 그렇게 첫 번째 손님은 소년, 두 번째 손님은 화가, 세 번째 손님은 목발을 짚은 남자, 네 번째 손님은 흰옷을 입은 병약한 소녀와 간호사, 다음은 잿빛 사나이 그레이씨… 모두가 이상한 손님들이다.
처음 책을 읽으면서는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어디서 본 듯도 하고, 어느 책에 나오는 주인공인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구체적으로 누구인지, 서로 어떤 연관이 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이 책의 등장인물들은 시대도 틀리고, 살고 있는 장소도 틀린데 한 호텔에 등장하다니… 책 말미에 등장인물들이 소개되어있는 것을 보고, 작가의 상상력에 혀를 내둘렀다.
이 책에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허클베리 핀이나 인어 아가씨, 실버 선장, 몬테크리스토 백작 등 소설 속 인물도 등장하고 피터 로어나 생텍쥐베리, 에밀리 디킨슨은 실존 인물도 나온다.
이 책을 읽으니 화가의 잃어버린 상상력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함께 하고 난 기분이고,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책을 찾아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서 다시 한번 책을 읽으면 더 많은 걸 느끼게 해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