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피, 왠지 제목을 보자마자 빨강피가 아닌 파랑피여서 호기심이 갔고 표지의 손 모양에 내 손이 올려졌다. SF소설이라고 해서 어렵고 조금 지루할지도 모르는 책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은근히 재밌고 흥미진진한 내용이었다.
주인공 제나폭스는 친구들과 차를 운전하며 가다가 사고가 나서 친구 2명은 며칠 있다가 죽고 제나는 일년 반 동안 혼수 상태에 있다가 깨어난다.
대부분 소설에서 혼수 상태에 있다가 깨어나는 것은 꽤 있지만 실제로 있었다면 기적이 아니고서야는 살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제나는 사고로 화상을 입어 피부가 다 망가지고 그랬는데 완전한 원래의 제나로 돌아왔다.
이 부분에서 조금 어리둥절했지만 계속 손을 떼지 않고 읽어보았다. 제나는 어려운 역사관련 되있는 모든 것은 다 외우지만 어렸을 때 일들과 사고에 관한 일, 친구들에 대한 모든 기억들이 없다. 기억이 사라졌다는 것은 짐작이 갔지만 계속 기억 문제를 이야기 하는 것을 보니 이 이야기의 결말에 왠지 무언가 단서가 되는 그런 소재가 아닌가 싶었다.
제나는 항상 자신의 몸에 대해 의심을 하곤 했다. 그리고 기억에 관해서도 말이다. 그런데 어느 날 그 꼬투리를 잡게 되었다. 어느 방에 들어갔다가 손이 깊게 파여서 피가 많이 나왔다. 우리 같으면 꼬매야 하고 되게 아파서 울텐데 제나는 그런 아픔조차 느끼지 못했다. 그래서 제나는 자신의 몸도 전학갔던 대안학교의 아이들처럼 무언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눈치채었다.
점점 제나가 자신에 대해서 알아갈 때 초조하면서도 신기했다. 조금 어려운 과학적 용어들도 있어서 이해가 안가는 부분들도 있었지만 끝까지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읽었다.
결말이 해피로 끝나서 기분이 좋았다. 제나는 그 피부로 다른 친구들과 부모님이 죽고서도 250년을 더 살았다. 나라도 그렇게 오래 살면 좋겠지만 왠지 자연의 섭리대로 같이 죽는 것이 더 좋은 것 같다고 생각이 들었다.
SF소설이라고 사람들이 조금 거리를 둘 지도 모르겠는데 조금 지루한 SF소설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흥미진진한 재밌는 파랑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