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머리가 그닥 좋지 않습니다.
하지만 역사에 관련된 이야기를 좋아하는데 원체 외는 것에 소질이 없었기에 학창시절 암기과목 점수가 잘 나오지 않았지요.
‘영,수 점수는 괜찮은 편이나 암기과목을 왜 못할까?’곰곰 생각해보니 이해가 없는 무조건식 암기는 제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았던 것이지요.
그 단점을 내 아이에게는 물려주지않고자 많은 책을 접하게하는데 책을 좋아하는 아이지만 책 내용을 100% 이해 못할때가 많아 안타까울때가 허다합니다.
하지만 같은 유형의 책을 여러권 접하게한다던지 재미있는 독후활동으로 본문 내용에 근접하게 해 주면서 어려움없이 내용을 이해하도록 지도하지요.
그리고 내 아이가 읽는 책은 엄마인 저도 같이 읽어보려 노력하고요.
앞으로 역사관련 수업의 비중이 늘어난다는데 시험에 급급해 무조건 머리에 집어넣었다 금방 잊어버리는 폐해를 막고싶어요.
그래서 2학년 딸을 위해 아이 수준에 비슷한 책을 찾던중 <조선선비 유길준의 세계여행>을 만나게 되었네요.
제목만 봐서는 ‘2학년한테 조금 어렵나?’ 걱정이 앞서지만
책을 접하여 글밥과 관련 그림을 살펴보면 절대 그 걱정이 노파심에 지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답니다.
유.길.준….
들어보긴 들어봤는데 누구더라???
우리나라 최초 일본과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한 선비로써 <서유견문>이라는 책을 저술한 분이네요.
<서유견문>은 많이 들어봤기에 연관이 되어 머리속에 개화파의 한 인물로 떠오르더군요.
조선 시기 선비들이 보빙사의 일원으로 민영익공사의 지휘아래 여러 명의 개화적 성격을 띤 인물이 우리나라를 출발해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후 워싱턴을 거쳐 뉴욕과 보스턴등지에서 미국대통령을 만나고 선진문물을 접하게 되는 여행일지를 일기 형식으로 초등 저학년 아이들이 읽기 쉽게 풀이 되어 있었더랍니다.
일기형식이라 날짜와 그날 있었던 사건을 간략하게나마 한 눈에 들여다 볼 수 있어 편했고
그림이 적적하게 섞여 있어 어려움없이 술술 책 내용이 넘어갔답니다.
물론 창작동화에비해 어려운건 사실이지만 책 읽는 내내 관련 지도와 인물의 등장으로 이제껏 지어낸 이야기로만 알고 있던 딸이 갑자기
“엄마, 이거 진짜 있었던 일이야?”
재차 확인하며 갑자기 달라진 자세로 주의집중을 하더군요.
전래동화나 창작동화는 재미있으나 논픽션등을 다루고 있기에 현실감이 떨어지는 반면 이런 위인을 다룬 동화는 시대상이 다르기때문에 이해도가 떨어지는 단점을 가진반면 더 진지하게 책을 접한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요.
‘이 이야기가 사실인가? 거짓인가?’ 아이에게 큰 관심사 인 것같더라구요.
조선 선비들이 갓을 쓰고 외국 여행을 떠나는 장면이 참 인상적이였는데 당시 서양사람들의 반응이 어떠했을지 좀 더 자세히 그려지지않은게 조금 아쉬웠네요. 그저 눈살을 찌뿌리게만들었다는 간단한 언급이 있었는데……
우리나라가 귀하기보다 미국이 우리나라에게 내다 팔 물건때문에 실질적 외교를 위해 보빙사를 초대했다는 언급을 아이가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같아 한 번의 설명이 들어갔네요.
한 가지 놀라웠던 사실은 유길준이 미국에 남아 유학생활을 결심하면서 머리를 싹뚝~ 잘랐다는 점인데 당시 양반들의 사상과 대립되는 것같아 의아하더군요.개화파의 특성일까요?
보빙사로 유길준과 함께 미국길에 올랐던 개화파 인물의 언급과 세계여행경로가 인상깊었고
당시 세계정세와 미국과 서양일대를 여행하면서 썼던 <서유견문>을 본문 중간중간 관련 내용으로 접할 수 있어 너무 좋았습니다.
기회가 되면 <서유견문>을 꼭 접해 유길준의 세계관을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