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토 비밀결사대 1
지은이 : 한정기, 펴낸곳 : 비룡소
‘책 읽기란 앞만 보고 사는 사람들에게 잠시 한눈파는 즐거움을 주는 것이다.’라는 작가 선생님의 말씀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즐겁게 책을 읽었다.
외국에 셜록 홈스가 있다면 우리나라엔 플루토 비밀결사대가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사건 해결을 위한 다섯 아이들의 모험은 정말 신나고 재미있었다.
곧 4권이 출간될 예정이지만 난 이 책을 처음 읽었다. 학교 도서관에서 친구들이 간간히 읽는 걸 곁눈질로 보긴 했지만 그 동안 모험 이야기는 얼마든지 다른 책들을 통해 만났기 때문에 그렇게 호기심이 가는 책이 아니었다.
하지만 작가 선생님이 한정기 선생님이라는 걸 알고는 생각이 바뀌었다. 그분이 쓴 ‘나는 브라질로 간다’를 재미있게 읽은 경험이 있어서였다. 그리고 친구들 손에 자주 오르고 내리면서 시리즈로 꾸준히 출판되고 있음에 관심이 주목되었다. 어쩜 셜록 홈스나 유메미즈 보다는 금숙이가 더 정감이 갔다. 무엇이든 우리 것이 최고라는 생각은 우리가 읽는 책도 마찬가지일 거라는 결론이다.
우리 또래의 초등학생들이 플루토 비밀결사대를 만들었다. ‘우진, 동영, 금숙’ 셋은 플루토 비밀결사대를 만들고 주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거나 문제가 생길 시에 정의와 약한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칠 것을 맹세한다. 여기서 ‘플루토’가 무슨 뜻이냐면 에드거 앨런 포의 추리 소설 「검은 고양이」에 나오는 고양이 이름인데 ‘염라대왕’이라는 뜻이다. 평소 탐정소설을 즐겨 읽던 금숙이 지은 이름이다.
비밀결사대를 만든 후 사소한 사건 하나도 일어나지 않고 너무나 조용하게 하루하루를 보내던 중 마을에선 멸치축제가 시작 된다. 부산 기장군의 가장 큰 축제인 멸치축제가 대변항에서 시작되면서 아이들은 전야제 행사를 보러 가기 위해 모인다.
우진이네 마을은 현재 부산․울산 간 고속도로 확장공사가 한창이다. 그러던 중 공사현장에서 옛 가마터가 발견되어 국보급 도자기가 대량으로 나와 문화재관리국서 발굴까지 해 마을은 사람들로 북적대며 조용할 날 없다.
그런데 그 공사현장 컨테이너 안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컨테이너는 공사현장 사무실 겸 일하는 사람들이 옷도 갈아입고 장비도 넣어두는 곳인데 굴착기 기사가 살해된 채 발견 된다.
유독 이 살인사건에 관심을 보인 건 여자 아이인 금숙이었고, 플루토 비밀결사대의 실력을 발휘하자며 단서를 찾기 위해 적극 나선다. 그러면서 수첩에 사건 내용을 꼼꼼히 기록해 나간다.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 일한 공사비도 안 주고 죽어 있는 걸 처음 발견한 최 사장일까? 이 고속도로 확장공사와 관련된 사람이 범인이 분명할 텐데 과연 누구일까? 결사대 아이들 말처럼 목격자를 찾아야 한다. 궁금증은 다시 책 속으로 빠져들게 만들었다.
그러던 중 평소 별자리 관찰하는 걸 좋아하던 한빛이로부터 살인 사건이 나던 당일에 컨테이너에 사람이 들어가는 걸 봤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외톨이였던 한빛은 학교 갔다 오면 늘 망원경으로 동네 한 바퀴를 살피는 걸 좋아했다. 그럼 범인에 대한 윤곽이 확실히 드러나는 셈이다.
그 컨테이너에 사람이 자주 들락거리며 뭘 갔다 두었고, 사건 당일 밤에는 늘 드나들던 사람하고 다른 사람이 한 명 더 들어갔는데 나올 때는 다른 사람이 나오는 것만 봤다는 증언! 그런데 한빛이가 망원경으로 본 사람과 축제 때 우진이 아버지와 함께 있던 사람(서울에서 내려온 손님)이 동일 인물. 이젠 확실한 증거만 있으면 플루토 비밀결사대가 무시무시한 살인사건을 해결할 수 있다.
살해된 도삼식은 고속도로 공사현장에서 국보급 유물이 대량 발견된 가마터를 처음 발견한 사람인데 그렇다면 유물과 관련된 사건이 분명 맞을 듯했다. 서울에서 내려온 손님은 발견된 유물을 조사하러 내려온 현장주임이고, 결사대원들은 이 둘의 연관성에 대해 도표를 그려가면서 사실 하나하나를 정리해 간다. 그러다 현장주임이 묵고 있는 호텔을 청소하는 사이 몰래 들어가 쪽지 한 장을 발견한다. 그 쪽지가 이번 사건에 중요한 단서가 된다.
그 쪽지엔 회사 로고가 그려져 있고 ‘산성50어긋난굽은소나무돌무덤청2백2검15’라는 검정색 볼펜으로 쓴 글씨와 ‘555 파라다이스 092.552.8111’ 가 파란색 볼펜으로 쓰여 있었다. 그리고 금숙이가 알아낸 것은 092.552.8111 숫자는 일본 전화번호라는 사실. 검정색 볼펜과 파란색 볼펜의 필체는 다르다는 점. 그렇다면 현장주임이 유물을 일본으로 팔려는 속셈이라는 것까지 드러난다. 급기야 현장주임을 미행까지 하는데…….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빠르게 사건 전개와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면서 손에 땀을 쥐게 했다. 플루토 비밀결사대 추리처럼 과연 살인사건의 범인이 현장주임이 맞는 것일까? 사건의 결론을 말하자면 현장주임과 도삼식은 유물을 팔아 돈을 더 가지겠다며 욕심 부리다 도삼식을 밀었는데 그만 굴착기 버켓 위로 넘어지면서 머리를 부딪쳐 죽고 만 것이다. 여기서 버켓은 굴착기 앞에 달린 커다란 쇳덩어리이다. 그리고 현장주임은 국제적인 유물 밀매단의 중심인물이었다는 것. 위에서 쪽지에 적힌 알 수 없는 암호는 유물을 묻어둔 장소와 위치, 팔사람 전화번호와 약속 장소를 기록한 것이다.
이제 플루토 비밀결사대는 서진이와 한빛까지 포함해 다섯 아이가 되었다. 잃어버린 강아지나 물건 정도 찾아주는 일이라면 해 볼만 한데 나라면 이런 어마어마한 살인사건에 덜컥 겁부터 나서 뒷걸음치기 바빴을 것이다. 범인을 잡기 위해 단서를 찾아 위험을 무릎 쓰는 결사대원들을 보고 그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다음 편에선 어떤 사건을 만나게 될 지 궁금하다. 플루토 비밀결사대의 대활약이 기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