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책을 받고는 표지부터 참 재밌어 보였어요.
비룡소에서 나온 동시집 중에 우리집에 있는 책들은 <최승호 시인의 말놀이 동시집 12>와 최근에 나온 <말놀이 동요집>, 2년 전쯤 구입해서 정말 재밌게 본 신현림의 <초코파이 자전거>, 유교전에서 구입한 안도현 시인의 <냠냠>입니다.
아이들이 동시를 좋아하지 않으면 하는 우려는 정말 잘못 생각했다는 마음이 들 정도였고요.
숫자벌레는 제가 접해보지 못했던 동시들도 많아서 참 신기했고, 재미도 있었지요.
특히 아직 글을 못 읽는 다섯살 울 아들래미는 다른 거 하다가도 엄마가 읽어주면 달려듭니다.
그리고 거기서 몇 개의 시를 골라내서, 엄마, 이거 읽어줘 그래요.
저는 처음 10개 정도의 시는 책 펴고 나서 순서대로 읽어줬답니다.
그런데 동시집은 그럴 필요가 없다는 걸 알았어요. 책을 펴고 어느 쪽부터 읽어줬는데 그 시가 아이 마음에 쏙 들어하면 또 읽어줘, 또 읽어줘. 계속 그러거든요.
울 아들이 좋아하는 시를 골라볼게요.
책 뒷 표지에 있어서 반복해서 봤던 <홀수 괴물>,
숫자 모양 그림 보면서 따라하면서 정말 열번 이상은 읽어달라고 했던 <까불까불 숫자 요가>,
입 벌리면서 아빠 콧구멍이라고 인형 가리키면서 8이라고 하고, 엄마 입 가리키면서 0이라고 하고, 목욕탕에서 궁둥이 내리면서 3이라고 똑같이 흉내내면서 봤던 <숨은 숫자 찾기>,
읽어주고 함께 보면서 엄마는 우리 아들 정말 사랑한다고 얘기해줬던 <엄마의 마음>,
틀니를 한번도 보지 못했던 아이에게 입 벌리면서 이야기해줬던 <틀니>등입니다.
재밌으면 또 읽어달라고 조르기 때문에 저 혼자 읽어도 재밌는 시들도 참 많아요.
특히 그림이 글과 참 어울리게 그려져 있어서, 아이들도 혼자 책 넘기면서 관심을 갖게 해주고요.
수직과 수평, 더하기 곱하기 같은 수개념, 패턴, 도형, 측정에 관한 수에 관한 개념을
그림 아래쪽에 조그많게 설명해놓기도 했답니다.
수학이라는 개념이 들어가지 않으면서도 일상생활에서 보이는 다양한 모습을 동시로 보여준 <숫자벌레>, 정말 재밌었답니다. 아이들이 수학이라고 느끼지 않으면서 말의 재미를 느낄 수 있어서 더 좋았고요.
우리 큰애한테는 <당연하지 게임> 시를 같이 읽고 주고 받고 읽기를 해보고 싶네요. 이 책은 4-5살 아이부터 초등 저학년 아이들까지 좋아할만한 책인 듯해요. 소리내서 같이 읽고 그림도 그려보고 수학개념도 간단하게 설명해주니까 더 좋고요.
아무래도 이 책이 <최승호, 방시혁의 말놀이동요집>처럼, 아이들이 좋아하고 자꾸 들쳐보는 우리집 동시집으로 자리잡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