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믿어지지 않는 것들을 보게 되고 듣게 되고 경험하게 될 때가 있다.

어린 시절을 돌이켜보면 할머니가 들려주던 도깨비 이야기도 그랬고 전설속에 등장하는 동물도 그러했다.

그리고 여기 한 아이도 나와 같이 믿기지 않는 경험을 한다.

 

모든것이 불편하고 갑갑했던 기숙사 학교에서 도망쳐 나온 소년은 우연히 한 할머니와 마주치게 되고

비가 쏟아지던 그 날 할머니는 자신의 집으로 그 소녀을 데리고 가 따뜻한 차와 스콘을 내어주었다.

그리고 들려주는 자신의 이야기와 버티 이야기 그리고 르 프렝스 블랑이라고 불리는 하얀 왕자 하얀 사자의 이야기..

아프리카 초원에서 살던 꼬마 버티는 어느 날 우연히 하얀 사자를 보게 된다.

어미의 뒤를 쫓아 다니는 작고 하얀 사자말이다.

그러나 버티의 아버지는 자신의 동물들을 잡아먹는다는 이유로 어미 사자를 죽이게 되었고 홀로 남은 하얀 사자를

버티가 키우게 된다.

동생도,형도 누나도 없던 외롭던 버티에게 하얀 사자는 친구이자 형제였다.

자그맣던 사자가 자라 어느덧 몸집이 커졌을 때 더이상은 야생에서만 살던 사자를 키울 수도 없는 노릇이니

버티의 부모는 프랑스 서커스단에서 온 단장에게 하얀 사자를 팔자고 설득한다.

자신으 형제같고 친구같던 하얀 사자를 보내는 일이 쉽지 않았지만 야생으로 돌아가도 살 수 없다는 그 말에

버티는 눈물로 하얀 사자를 보내게 되고 나중에 커서 꼭 찾아가겠다는 약속을 한다.

그렇게 버티는 자라 한 기숙사 학교에 입학했는데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일요일 오후 탈출을 감행하다

우연히 나무에 걸린 연을 주워주며 밀리와 친한 친구가 된다.

일요일 오후 세시마다 둘은 만나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고 하얀 사자 이야기도 했다.

하얀 사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믿지 않았지만 밀리는 그저 버티와의 시간을 즐거워했다.

대학생이 된 버티는 기숙사 학굘 떠나게 되고 밀리 역시 수녀원 부속학교에 입학하면서 둘은 편지로나마 안부를 전하며

애틋함을 더해 가는데 그러던 중 전쟁에 참가하게 된 버티.

3년간 소식이 끊겼지만 전장에서 전우를 구한 버티는 빅토리아 훈장을 받게 되고 그 소식을 밀리는 듣게 되어 버티를 찾아가게 된다.

사실 이 아름다운 연인의 동화 같은 이야기만으로도 가슴이 촉촉해 지는데 이 둘에게 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게 된다.

버티를 보살피던 밀리는 함께 산책을 하다 서커스 포스터를 발견하고 자신이 하얀 사자를 팔았던 서커스단장까지 찾게 되어

유일하게 남은 동물 사자, 하얀 사자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밀리와 버티가 결혼을 하고 밀리의 대저택에서 함께 생활하며 하얀 사자도 늘 즐거워 보였지만 나이가 들고

죽게 된 하얀 사자를 위해 버티와 밀리는 20년이 넘는 시간을 추억을 되새기려 마당의 한 가운데 하얀 사자를 새기게 된다.

그리고 그 옆에 묻힌 버티, 자신도 곧 돌아가겠다는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던 소년은 다시 놀러와도 되냐고 묻고

언제든지 놀러 오라고 늘 여기 있겠다는 할머니의 대답을 들으며 헤어지게 된다.

 

학교로 돌아온 소년.

무언가에 홀린것일까?

학교로 돌아와 듣게 된 할머니는 이미 오래전에 죽었다는 것이다.

그렇담 자신이 들은 얘기, 그리고 만난 사람은 누구였을까.

누가 과연 이 일을 설명할 수 있을까..

 

그렇게 아름다운 밀리와 버티, 하얀 사자의 이야기는 소년에게 두고두고 기억될테지.

그리고 그 소년은 또 누군가를 만나 자신의 비밀스런 이야기를 나누게 될테고 그러면 하얀 사자는 기억될테니까..

 

정말 동화같은 이야기다.

성인이 되어서 아이들의 책을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좋은 기회에 읽게 된 나비 사자는 밀리의 바람대로 나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기억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