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완다 투치족 소녀 잔은 오빠 장도, 여동생 테야 그리고 부모님과 함께 정말 남 부럽지 않게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반군과의 전쟁을 끝내기 위해 협상을 한다던 대통령이 살해되고 그 가족에게도 전쟁이 다가온다. 하지만 그것은 전쟁이 아닌 ‘대학살’이었다. 후투족이 일방적으로 투치족을 죽인 학살. 많은 사람들이 투치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죽임을 당하고 잔 또한 그렇게 가족을 잃고 만다. 그런 상황 속에서 잔은 꿋꿋하게 버티고 앞으로 나아가 살아남고, 이 책의 작가에 의해 입양된다.
투치족은 정말 어이없게 죽음을 맞이한 것 같다. 그리고 되게 배신감을 느낄거다. 어제까지만 해도 이웃이었던 사람이 자신과 자신의 동족을 투치족이라는 이유로 죽이려고 드니까. 우리는 모두 다 같은 사람인데 왜 그렇게 민족을 나누고 자신과 다르다고 해서 죽이려 드는 걸까.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 그들이 뭐 어떻길래.
어이없는 떼죽음을 당한 투치족 측에서도 복수를 위해 공격을 한다. 이때 잔은 반군과 함께 좀 더 안전한 생활을 하게 된다. 반군이 후투족을 공격하는 처지니까 잔에게는 좀 더 나은 상황이지만 잔은 괴로워하고 힘들어 한다. 이 경우에는 후투족이 다치게 된다. 결국 이래도 저래도 다 사람이 다치는 상황인거다. 과연 그게 좋은 걸까? 정말 전쟁, 무기, 무력은 그 누구에게도 좋은 것이 아니다. 그것들로 인해 해결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모두에게 상처만 남길 뿐이다. 잔도 결국 르완다에서 살지 못하고 독일로 가지 않았는가.
잔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가족을 모두 잃고 자신도 언제 죽을지 모르는 그 전쟁통 속에서 어떻게 버틴 걸까. 그 정신력이 정말 놀랍다. 분명히 무서웠을 거다. 두렵고 끔찍하고 차라리 죽고 싶었을 거다. 그 무서운 곳에 있을 바에는. 아마 나는 장도처럼 공포의 노예가 되어 모든 걸 포기했을 것 같다. 하지만 잔은 나와 달랐다. 그 어린 소녀는 오히려 악착같이 버티고 살아남았다. 그 용기와 정신력은 본받고 싶다.
또 한명의 대단한 사람은 바로 이 책의 작가 한나 얀젠이다. 그녀는 잔을 비롯한 전세계에서 버림받은 아이 14명을 입양해 가정을 이루고 있다고 한다. 중간 중간 그녀와 잔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녀는 정말 따뜻한 사람인 것 같다. 한 번 만나보고 싶다. 그녀는 나에게도 힘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내 마음을 치유해주고. 사랑을 몸소 실천하는 그녀와 같은 사람이 이 세상에 많아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