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완다의 소녀 잔. 그녀의 삶은 절망 그 자체였다. 르완다 민족 학살에서 모든 가족이 죽고, 혼자 남았다. 부유한 가정에서, 꿈을 가지고, 할머니의 옛날이야기를 들으며 자라던 어린 시절은 재도 남지 않고 타버렸다.
잔의 이야기는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그러나 그렇기에 잔은, 오히려 희망으로 빛난다. 그녀의 아픔과 고통은 그녀만이 아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을 겪어보지 못했다면, 함부로 평가할 수 없다. 하지만 그녀는 살아남았다. 그리고 지금은, 이 책의 작가의 집에서 또다시 꿈을 키우며 자라고 있다. 그 자체만으로 그녀는 위대하다. 희망이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아진 요즘, 우리는 르완다에서 태어난 이 소녀의 이야기에 더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 과연 우리가 이 소녀만큼의 고통을 겪고 있는가? 물론, 고통이란 상대적인 까닭에 타인보다 덜 고통스럽다고 고통스럽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이 세상에는 여전히 희망이 존재하고, 그것이 우리에게도 있다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 너무나도 고통스러워도, 희망이란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 이겨낼 수 있다.
이 작품은, 사실을 기반으로 했으며, 잔 스스로 풀어낸 이야기를 작가가 옮겼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픈 작품이다. 하지만 소녀 잔이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낸 것은, 우리가 이 이야기를 읽고 가슴 아파하기를 원해서가 아니다. 우리가 희망을 깨닫게 해주기 위해서이다. 자신의 희망을 나눠주기 위해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