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즈라 잭 키츠 글. 그림 / 김소희 옮김 / 비룡소
어느 날 눈을 떠보니 온 세상이 하얗게 눈으로 덮여 있었어요.
피터는 아침을 먹자마자 겉옷을 입고 밖으로 뛰어 나가 ‘뽀드득, 뽀드득, 뽀드득’ 여러가지 발자국을 만들며 걸어보았어요.
긴 선을 그리며 걸어보기도 하고 주운 나무막대로 눈옷 입은 나무를 건드려 보기도 해지요.
피터는 형들이 눈싸움하는 데 끼고 싶었지만 그냥 혼자 빙그레 웃는 눈사람을 만들고 눈천사들도 만들며 놀았어요.
높은 눈더미 산 위로 올라가 죽~ 미끄럼을 타고 내려오기도 했답니다.
피터는 내일도 가지고 놀려고 눈을 꼭꼭 뭉쳐 주머니에 넣었어요.
그리곤 따뜻한 집 안으로 뛰어들어가 엄마에게 자기가 한 모험들을 이야기했어요.
잠들기 전 주머니 속에 손을 넣어 본 피터는 주머니가 텅 비어 있자 너무너무 슬퍼졌어요.
그리고 꿈에서도 해님이 눈을 몽땅 녹여버린 꿈을 꾸어 버렸습니다.
하지만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온 세상이 하얗게 다시 흰 눈이 내리고 있었고..
피터는 아침을 먹고 나서 옆집에 사는 친구와 함께 수북이 쌓인 눈 속으로 걸어갔습니다.
도서관에 가서 겨울과 크리스마스에 관련된 그림동화를 찾다가 가장 먼저 고른 책이에요.
빨간 옷을 입고 자기의 발자국을 뒤돌아 보는 아이.. 꼭 우리 아이들같고 어릴 적의 제 모습같기도 합니다.
날씨가 점점 추워지자 아이들은 빨리 눈이 오면 좋겠다고.. 그래서 눈사람도 만들고 눈싸움도 하고 싶다고 재잘거립니다.
그 기대감이 얼마나 큰지 저도 그런 시절이 있었기에 짐작해보게 되는데요…
눈이 펑펑 내려 온세상이 하얀 풍경일 때 저절로 입에서 나오는 탄성! 그리고 놀이와 즐거움..
눈이 내린 날은 아이들에게 모험이 따로 없습니다.
피터의 즐거운 하루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주머니에 꼭꼭 뭉쳐 넣은 눈과 일어나자마자 창밖을 내다보는 행동에서 그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져요.
눈이 오면 정말 피터처럼 발자국도 이래저래 찍어보고 기다란 선도 그어보고..
눈사람은 물론 친구들과의 눈싸움도 꼭 해보련다 아이들 가슴에 작은 설레임이 생길 듯 해요.
이 책의 앞뒤 면지와 본문에는 여러가지 모양의 눈결정체 모양이 도장처럼 찍혀 있어요.
뿌옇게 흐린 배경이라 녹는 듯 보이기도 하고 눈송이들이 꽃처럼 피어나 보이는 듯 하기도 하는데요…
규현이가 학교에서 눈결정 오리기를 해와 집에서도 종이를 접어 그림대로 오려 만들길래 아이들에게 ‘눈 오는 날’을 만들어보자 했습니다.
처음엔 선생님이 주신 그림대로 따라 그렸는데 좀 하다가는 힘들다길래 그냥 네모 접고 대각선으로 접어 마음 가는대로 가위집을 내자고 했어요.
만들 때마다 다른 모양으로 다양하게 만들어지고 가위질이 몇 번 안되도 모양이 괜찮았습니다.
이쪽저쪽 가위집을 내어 오려주면 만들 때마다 다른 눈 결정체가 되기 때문에 아이들도 재밌어 했어요.
오린 것을 펼 때 어떤 모양일까.. 설레는 재미가 솔솔~
종이가 여러 겹 겹쳐저 잘 안오려지거나 모양이 생각한 것처럼 안나왔을 때는 투정도 부렸는데..
개성이 있어 좋다고, 색다르다고 그때그때 다른 핑계를 대며 다독여줬더니 싹둑 잘려져 동강이 나도 쿨~하게 넘어가고..
셋이서 앉아 하니 금새 장 수가 늘고..
다른 날, 놀이를 하다가 제가 가위를 잡으니 아이들도 그냥 그 자리서 또 오리기를 하며 만들었어요.
만들고는 바로바로 베란다 큰 창문에 붙였더니 ‘눈 오는 날’이 되었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아이들이 무척! 소리 높여 좋아했고요.
밖이 깜깜해지면 중간 문을 열고 눈이 온다고 돌아가며 양치기 소년이 되기도 합니다.^^
하늘에서 내리는 눈은 금방 녹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하나하나 예쁜 모양을 하고 있다고..
그것이 눈결정체이고.. 눈이 오면 어떤 모양들인지 직접 살펴보자 했어요.
정말정말 궁금하다는 유주와 규현이.. 진짜 눈이 오면 할 일이 하나 더 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