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아들 – 우리가 바라는 미래

시리즈 블루픽션 72 | 로이스 로리 | 옮김 조영학
연령 12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3년 10월 15일 | 정가 1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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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는 어디일까? 미국? 영국? 우리가 흔히 들어온 소위 ‘선진국’ 들의 이름이 먼저 떠오를 것이다. 정답은 ‘부탄’이다. 부탄은 세상에서 가장 느리고 행복한 나라로 불리고 있다. 가난하고, 작지만 여느 선진국보다도 행복지수가 높단다. 그렇다면 우리가 살기 원하는 좋은 나라는 과연 무엇일까? 우리가 부러워하고 동경하던 부자 나라, 첨단 기술을 가진 나라가 정말 좋은 나라일까? 이 책 <태양의 아들> 에서는 우리가 진정 바라는 미래는 무엇인지, 우리가 만들어나가야 할 사회는 어떤 사회인지,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 책에서 가장 처음 등장하는, 주인공 클레어의 사회는 안정과 질서를 위해서 철저하게 운영위원회로부터 통제받는다. 모두가 각자의 역할에 따라 행동하며, 임신과 출산이 생산과정으로 여겨지고, 신생아들은 출산동과 양육센터를 거치며 ‘부모(역할을 맡은 이)’에 의해 길러진다. 이 모든 것은 물레바퀴처럼 반복된다. 구성원들은 특수한 환약을 먹음으로써 감정을 제거당한다. 나는 문득 이 부분을 읽다가 궁금한 것이 있었다.  그럼 운영위원회, 우두머리들도 감정을 제거당할까? 아닐 것 같다. 그들은 감정의 중요성과 위력을 알게 때문에 구성원들이 감정을 가질까봐 염려했을 것이다. 그래서 결국 감정을 지우는 무서운 조치를 취했지 않을까.

 

12살 출산모 클레어는 난산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환약 복용을 하지 않고, 감정을 되찾는다. 아들이 품 안에서 빠져나간 뒤로, 그녀의 마음 속에는 알 수 없는 감정이 피어오른다. 너무 보고싶고, 안고 싶은 마음. 그 마음이 아들을 향해 클레어를 이끈다. 그 뒤로 클레어의 험난한 여정은 계속된다. 거대한 권력에 맞서 아들을 찾아내고 또 곁으로 찾아가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고, 기억을 잃고, 젊음마저 잃게 되지만, 마침내 ‘사랑’ 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버텨내 아들 게이브와 함께하게 된다.게다가 게이브는 평생 기다려온 엄마의 사랑을 받고, 그 힘으로 악마 거래 마스터를 무찌른다.

 

클레어가 기억을 찾았을 때, 나는 너무 놀라웠다. 기억상실증에 걸렸어도 아들을 향한 사랑의 감정은 잊지 않은 것이 신기했다. 머리는 잊어도 마음은 잊지 않은 것이겠지? 나는 아직 어려서 모성애를 잘 모르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는 내가 마치 클레어가 된 것처럼 게이브가 너무 보고 싶었고, 게이브를 생각하면 두근거리기까지 했다. 이 모든 것이 책을 넘어 전해질만큼 간절한 클레어의 사랑 덕분이 아닐까?

 

난 이 사회의 구성원들이 로봇같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사람을 닮고 일을 잘하는 로봇이라도 우리는 그들을 사람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감정이 없기 때문이다. 인간은 생각하고, 감정이 있는 존재라서 위대하다고 불리는 게 아닐까? 만약 모든 감정이 제거된 첫번째 사회에 거래 마스터가 찾아왔다면, 게이브처럼 그를 무찌를 수 있었을까? 아니다. 그에게 굴복당했을 것이다. 북한이 철저히 외부와의 교류를 통제하는 것처럼, 공장처럼 틀에 박힌 사회는 작은 변화가 생겨도 무너져버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구성원들간의 유대감이 강한, 즉 사랑을 공유하는 사회는 무너질 염려가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다른 사회에 그 사랑을 전이시켜 게이브처럼 기적을 만들 것이다.

 

우리는 첨단 기술을 개발하고, 더 많은 교육을 강행하며 선진국이 되어간다 말한다.

하지만 부모님을 폭행하고, 아이를 버리는 패륜범죄가 나날이 늘어가는데, 정말 우리가 꿈꾸던 사회가 맞는 걸까? 이러다보면 첫번째 사회처럼 끔찍한 미래가 찾아올지도 모른다. ‘세상에서 가장 강한 것은 사랑’이라는 말이 있다. 아들을 향한 사랑을 잊지 않은 클레어처럼, 정말 소중한 것은 사랑이라는 사실만 잊지 않는다면 충분히 우리가 추구해왔던 미래, 유토피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미래를 다룬 SF소설이지만 ‘사랑’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니 읽기도 쉽고,

시리즈의 다른 권들도 모두 읽어보고 싶어졌다.

간만에 마음이 보일러를 튼 것처럼 따뜻해지는 소설을 읽은 것 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