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책은 재밌다. 쉽게 읽히고 판타지적 요소가 많아서 어른이 읽어도 좋다. 해리포터 시리즈가 아이, 성인 할 것 없이 재밌었던 것처럼 ‘비밀의 저택 그린노위’도 성인이 읽기에 재밌었다.
책의 시작은 주인공인 토비가 한 번도 본적없는 할머니를 만나러 가는 장면이다. 평범하고 외롭게 지내던 소년이 비와 강을 건너 ‘도련님’이라 불리며 외딴 성으로 향하는 모습은 새로운 세계로 쉽게 편입하게 한다. 그게 주인공이 토비거나 책을 읽는 우리들이거나.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하도록 바탕을 다지는 과정이 자연스럽다. 모든 아이들과 어른들은(결국 모든 사람ㅋ)은 새로운 곳을 갈망한다. 학교, 학원, 집처럼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동화같은 일이 일어나길 바라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갑작스럽게 떠나게 되는 토비를 부러워하면서 서서히 동일시한다.
새로운 장소에 간 것도 즐거운데 유령과 만나고 대화를 하게 된다면??!! 게다가 사람뿐만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동물 친구들도 있다면??!! 토비가 두고간 각설탕을 먹는 마굿간의 페스티라니!!!!! 나도 이런 상상을 얼마나 많이 했던가.. 심지어 중학생때까지도;;
이 책은 새로운 가족을 찾아 영도다리로 떠나고 싶은, 유령친구들을 만나고 싶은, 지루한 학원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은, 괴물 나무를 물리치고싶은, 어린 학생들이 일상생활에서 바라는 상상의 총집합이다. 중간에서부터는 약간 흐름이 끊겨서 지루해지는 감이 없지않아 있었지만 첫장부터 중간까지는 쉬지 않고 단 번에 읽을 만큼 흥미롭다.
이 책이 재밌을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이미 충분히 검증되었기 때문이다. 그린노위는 이미 1986년 영국 BBC에서 드라마로 방영되었고 그 이후로 그린 노위로 다섯권의 책이 발표되었으며 1961년에는 ‘그린 노위에 나타난 이방인’으로 카네기 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카네기상’이란 영국도서관협회(CILIP)에서 한 해동안 영국에서 출판된(or 3개월내 영국에서 공동출판된) 아동문학 작가에게 주는 상이다. 교대 영어교육학과 교수님께서 미국의 칼데콧상과 뉴베리상 수상작들을 추천해주시며 자주 접하라고 하셨는데 영국에도 이런 상이 있는 줄은 몰랐다. 요즘 초등영어교육에 대학원 전공으로 할까 고민하던 참이므로 틈틈이 수상작들을 자주 읽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