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랫만에 종말이라는 단어를 떠올려보게 됩니다.
제가 고등학교 1학년때였던것 같아요.
종말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수업중에 친구 부모님이 찾아오셔서는
무작정 친구를 데리고 나가신 적이 있어요.
그날 이후로 저는 그 친구를 다신 볼수 없었는데요,
그 이유인즉슨, 다가올 종말을 대비하러 갔다고 하더라구요.
지금도 여전히 종말을 이야기하는 분들이 계시죠?
저는 그때도 지금도 여전히 종말론을 믿지 않아요.
그래서 그때 그렇게 친구를 데려간 그 친구의 부모님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지만,
여기 목사님 댁 말썽쟁이에서도 종말론이 등장하네요.
목사님의 아들이라고 하면 왠지 곧고 바르게 잘 성장할것 같은데,
주인공 로비는 마을에서 소문 난 말썽쟁이에요.
게다가 종말론을 핑계삼아 세상이 끝나기 전에 많은 일들을 해 보고 싶다며
더 이상 하느님을 믿지 않기로 결심을 하는데요,
목사님 아들이 하느님을 믿지 않겠다고 마음을 먹다니~!!
드디어 로비의 좌충우돌 성장기가 시작된걸까요?
신의 존재를 부정하고 나니 로비의 마음은 한결 자유로워졌어요.
십계명을 지키지 않아도 되고 멋진 모험도 할 수 있고 지옥도 없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거든요.
그래서 가장 먼전 로비는 그 동안 눈엣가시처럼 굴었던 네드를 골탕먹일수 있었어요.
몸과 마음의 성장이 느린 장애를 가진 형을 놀려대던 네드를 혼내준 것이에요.
그러나 로비의 마음은 그다지 기쁘지 않았어요.
오히려 심한 죄책감에 시달리다가 하느님께 기도를 드리게 되네요.
이 모든게 평소 마을 사람들에게 존경받고 계셨던 목사님 아빠 곁에서
보고 듣고 배운 것이 로비를 반성하게 한 것이 아닐까 싶어요.
비록 말썽쟁이라는 수식어를 갖고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로비는 올바른 인성을 갖은 아이였던거죠.
로비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가족들 모두가 장애를 갖은 형에게만 온 관심이 쏠려있고,
로비에게는 그런 형을 돌봐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게 해서
그런 상황이 무척 싫었을것 같아요.
그러니 말썽쟁이 로비의 마음도 조금은 이해하게 되네요.
게다가 늘 우리 가족 보다는 남을 우선으로 챙기는 목사님 아빠를 보면서
불평불만이 생기는것도 어찌보면 너무 당연한 일이구요.
그러나 나보다 남을 더 생각하는 마음과 모습을 보면서 자란 로비는
올바르게 성장할 수 밖에 없을것 같아요.^^
나는 목사님 아빠처럼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그게 옳다는 것을
로비는 이미 마음으로 인정해 버렸을테니까요.
저도 우리 형제들을 로비의 부모님처럼 키워야겠다는 마음이 생기네요.
또한, 강요하는 가르침 보다는 몸소 보여주는 가르침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것도 다시 한번 느끼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