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이 숨기고 있는 전설 속으로

연령 10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5년 11월 27일 | 정가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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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필리아와 마법의 겨울 (보기) 판매가 11,700 (정가 13,000원) 장바구니 바로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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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의 짧은 전설이 책을 막 펼친 독자를 사로잡는다. 어디에선가 들은 듯한 눈처럼 차가운 여왕과 그녀의 미움을 사서 갇히게 된 소년의 이야기이다. 얼마나 오래전 이야기인지 알 수 없는 전설은 짧게 끝나고 불현듯 현재의 시대가 펼쳐진다.

열한살 소녀 오필리아와 아버지는 겨울도시의 박물관에 크리스마스에 맞추어 전시할 검들과 함께 오게 된다. 아버지가 전시를 준비하는 동안 오필리아는 박물관을 혼자 모험하듯 누비고 다닌다. 그리고 열쇠구멍을 통해서 소년과 오필리아의 만남이 이루어진다. 소년은 오필리아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빼앗긴 검을 되찾아야 하고 눈의 여왕을 물리칠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인 또 다른 자를 찾아야한다는 전설같은 이야기이다. 오필리아는 당황스럽지만 열쇠를 찾아달라는 소년의 부탁을 들어주고 소년이 찾는 검을 찾기 위한 혼자만의 모험을 시작한다.

소년의 등장도 엉뚱하고 여러 가지 어려운 고비 등이 나타나 오필리아는 소년을 도와줄 당위성에 대해 스스로에게 자문하곤 한다. 오필리아를 약하게 하기도 하지만 가장 강하게 하는 것 또한 얼마전 세상을 떠난 엄마이다. 오필리아는 마음 속으로 엄마와 대화하면서 자신을 믿지않은 주변인들의 만류를 이겨내고 소년을 도와줄 용기를 얻는다.

박물관은 오래된 유적들이 많은 곳이다. 여느 장소보다도 수많은 과거의 시간을 보관하고 있는 곳이다. 작가는 박물관이 가진 이 특성에 기대어 오래된 전설이 이 곳에 숨어들었다고 독자를 믿게 한다. 오필리아의 아버지가 전시 준비를 하는 현실의 공간이 과거와 연결되면서 박물관은 조금씩 현실과 멀어지고, 오필리아가 소년을 만나 박물관에 숨겨진 마법의 공간들, 마법의 물건들을 발견할 때 마다 점차 판타지적 공간으로 바뀌어간다.

썰렁하고 큰 공간인 박물관은 오필리아가 마주하는 판타지적 생물과 물건들과 함께 꽉찬 공간으로 바뀌어가고, 느리게만 느껴지던 박물관의 시간도 오필리아의 활동과 더불어 점차 폭발이 시간을 앞둔 시한폭탄처럼 급박하게 흘러가기 시작한다. 후반부로 갈수록 숨겨진 퍼즐 조작들이 나타나 짜맞추어지면서 가속화되어가고, 독자도 그 속도에 맞추어 마음이 다급해진다.

조금 아쉽다면 독자에게 주는 암시가 강해서인지 결말을 향해가면서 꼭 풀어야 할 문제들이 독자의 짐작 안에서 이루어지고 만다. 다행히도 혼자서 고군분투하고 인정받지 못하던 오필리아의 세계는 가족의 이해를 얻게 되고 오필리아는 따뜻한 가족의 울타리를 느낀다.

이렇게 해서 겨울도시에서 이루어진 검 전시가 끝나고 오필리아와 세계적인 검 전문가인 아버지, 그리고 언니 앨리스는 이 전설과 판타지가 피어올랐던 도시로의 여행을 마치고 자신들의 도시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