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네덜란드로 떠나게 된 해풍이와 작은 대수.
장거리 항해가 처음인 해풍이는 괴혈병에 걸려 심하게 앓고, 그런 해풍이를 위해 작은 대수는 위험을 무릎쓰고 식품저장실에서 도둑질을 한다.
작은 대수의 정성 덕분에 해풍이는 괴혈병에서 조금씩 회복되고, 희망봉에 도착해 육지에 머물게 되자 씻은 듯이 낫게 된다.
케이프타운을 떠나 네덜란드로 향하는 항해를 계속 하던 튈프 호는 밤사이 견시를 보던 선원들이 곯아떨어진데다 키까지 고장나 다른 범선들과 떨어져 무풍지대에 갖히게 된다.
배가 움직이지 못하고 무더위에 시달리며 선원들은 점점 미쳐가고, 선장의 사환으로 일하게 된 해풍이와 달리 초보 선원 생활을 하던 작은 대수는 양파를 훔쳤던 일 때문에 다른 선원들에게 덜미가 잡혀 포도주를 몰래 훔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반란을 시도하는 선원들의 계획을 알게 된다.
선원들의 반란은 갑자기 나타난 유령선 ‘떠도는 네덜란드 배’ 덕분에 저지되지만, 유령선 때문에 오히려 해풍이와 작은대수가 또 위험에 처하기도 한다. 폭풍우와 유령선을 헤치고 영국해협을 통과하던 튈프호는 영국 군함들에게 포위당하며 다시 한 번 위기를 맞게되지만, 선장의 과감한 결단과 용감한 선원들의 활약 덕분으로 무사히 포위를 뚫고, 때마침 나타난 네덜란드 함대 덕분에 무사히 암스테르담에 도착한다.
여태 내내 고생만 하던 해풍이, 5권에서는 고생이 그나마 덜하다.
대신, 작은 대수, 데니스의 고생이 이만저만한게 아니다. 해풍이를 위해 도둑질까지 하고, 그 도둑질이 덜미가 잡혀 다른 선원들에게 시달림을 당하고 더 큰 도둑질을 해야만 하고, 선원들의 반란을 알게 되어 이를 선장에게 알리려 하지만 그조차 여의치 않다. 거기다 해풍이에게까지 오해를 사게 된다.
해풍이의 누나 해순이를 향한 마음이 크기에 그간 해풍이를 더욱 잘 챙겨주었던 작은 대수인지라, 해풍이 못지 않은 작은 대수의 고생도 안쓰럽기 그지없다.
김남중 작가는 이번 이야기를 쓰며 얼마나 많은 공부를 했을까.
요즘의 배가 아닌, 17세기의 배들이 어떻게 항해를 하고 어떻게 배를 조종하고 배를 타고 있던 선원들의 심리 상태가 어떤지와, 그때 당시 유럽 열강들의 정세까지 오롯이 담아내고 있다.
이 책, 아이들용 동화가 아니라 어른들용 책으로 출간했어도 되었겠다. 작가의 노력과 공부와 내공이 여실히 느껴지는 책이다.
작가라는 이름을 달고 출판사에서 나온 책이지만, 읽다 보면 도대체 무슨 내용인건지, 뭘 말하자는 것인지, 처음 글을 시작할때 작가가 세워둔 이야기의 뼈대와 글을 끝맺을때의 뼈대가 전혀 다른, 반인반수 같은 책도 수두룩빽빽한데, 이렇게 긴 호흡의 이야기를 한꺼번에도 아니고 한 권 한 권 적어내려가며 이렇게 일정한 뼈대와 세세한 이야기들을 호흡 흐트리지 않고 이어가다니. 정말 작가의 필력과 내공이 대단함을 한 권 한 권 읽어갈때마다 새삼 느끼게 된다.
여름에 만나게 될 6권, 7권에서 해풍이는 어떤 일들을 겪게 될지, 오랜 시간 고향을 떠나 있던 작은 대수는 고향에 돌아가 또다시 이방인이 되지는 않을지, 바타비아에 남아있는 하멜은 어떻게 될지, 같이 고향에 돌아온 피터슨과 다른 동료들은 또 어떻게 될지 무척이나 궁금하다.
날라리
음악의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