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을 마지막으로 읽은 게 도대체 언제인지….
아마도 학창시절 류시화,안도현님의 시를 읽은 게 마지막인 것 같다.
시는 왠지 모르게 어려웠고, 읽고 나면 머리에 남지 않았다.
앞으로도 시를 읽을 날이 있을까??했는데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니 다시 시를 접하게 됐다.
아주 익숙한 시인, 박목월 님의 시로 말이다.
<오리는 일학년>
대부분 자연과 동물을 노래하고 있어 초등 전 학년에 걸쳐 읽기 좋은 시 들이다.
역시 시인은 그냥 보고 지나칠 만한 것에도 깊은 의미를 두어 아름답게 노래한다.
참 대단하다.
얘기가 하고 싶은 얼굴
누군가와 놀고 싶은 아기가 아빠, 할머니, 친구들을 찾지만
차마 이야기 하지 못하는 아기의 얼굴이 눈에 선하다.
부엉이
참 재밌게 읽은 시다.
짧은 이야기 같기도 하고…
야행성인 부엉이가 낮에 눈이 잘 안보인다며 안경집에 가서 검은 선글라스를 끼고는 참 잘 보인다는 부엉이….
물새알 산새알
이 시는 아주 익숙한 걸보니 교과서에 나오는 시가 아닌가 생각된다.
뭔가 굉장히 싱그러운 느낌이고, 시어들이 모두 둥글둥글…알을 닮은 것 같다.
코끼리
다른 동물들을 노래한 시들과 달리 코끼리에 대한 시들은 좀 슬프다.
동물이나 사람이나 역시 고향에 있을 때 제일 행복할 것이다.
코끼리라는 생소한 외국의 동물을 보고, 신기하기만 했을 것 같은 그 시절에
코끼리가 불쌍하다고 생각한 사람이 몇이나 될까???
박목월의 동시를 읽으며 시와 조금은 더 가까워진 느낌을 받았다.
암울한 시대 속에서 어쩌면 이렇게 아름다운 시들이 탄생했는지 놀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