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에 비룡소가 국내 어린이 문학계 최초로 설립한 어린이 문학상입니다. 어린이들의 정서와 감성을 존중하는 좋은 그림책, 동화책을 공모, 시상하여 국내 어린이 문학의 발전을 도모하고 그 토대를 마련하고자 만들어졌습니다. 매해 시상하며, 신인에게는 등단의 기회를 기성 작가에게는 폭넓은 창작의 발판을 제공합니다. |
수상작 및 작가
심사 경위
제25회 황금도깨비상 심사 결과를 발표합니다. 지난 10월 31일 원고를 최종 마감하여 예·본심을 진행한 황금도깨비상 동화 부문에는 단편과 장편을 포함한 총 148편이 응모되었습니다.
심사위원으로 아동문학 평론가 김경연, 동화작가 황선미, 동화작가 유은실 님을 위촉하였습니다. 먼저 예심을 거쳐 논의한 결과 4편을 본심작으로 천거, 12월 3일 본사에서 본심을 진행하였습니다. 오랜 논의 끝에, 이야기의 완성도가 높고 감동을 이끌어낸 『담을 넘은 아이 푸실』이 우수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응모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심사평
올해도 응모작이 많은 편이었다.
우리는 거론의 여지가 충분한 작품들을 후보로 올려 긍정적인 의견을 나누면서 아동문학의 관심이 보다 더 확장되고 저변이 튼실해지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호감을 갖고 후보작을 검토하면서도 의견을 한 작품으로 모으기란 역시 쉽지가 않았는데, 이는 가능성이 충분한 작품이면서도 아쉬운 부분들 또한 지적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예심 마지막 단계에서 『변신 고양이 예지와, 민지와 유주와 마법사』, 『플라밍Go!』, 『파란만장 개, 살구 외 4편』, 『담을 넘은 아이 푸실』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변신 고양이 예지와, 민지와 유주와 마법사』는 옛이야기의 모티프를 차용하여 경쾌하게 진행되는 서사의 힘이 좋았다. 선과 악이 원래는 한 몸이었다는 설정도 좋고 마법적인 요소를 곁들인 아이디어도 신선했다. 그러나 인물이 많아 역할이 분산되는 아쉬움이 크고 아홉 살 아이들이 진행하는 서사로 보기에 버거운 부분들, 공간이 자주 바뀌는 요소들이 가독성을 떨어뜨렸다.
『플라밍Go!』는 사고로 실어증에 걸린 주인공이 홍학 밍밍과 서로의 말을 알아듣는 설정이 흥미롭고 설득력도 있었다. 이야기꾼으로서의 가능성을 짐작케 하는 서사를 보여준 작품이기도 하다. 문장 운용이 안정적이고 전체적으로 이야기 완성도를 확보한 점도 장점으로 보았다. 그러나 극적인 상황, 마법적인 능력도 가진 주인공의 역할이 미비하고 등장인물들의 개성이 필요해 보인다. 기득권자의 횡포가 글의 분위기에 비해 극단적인 점도 아쉬움으로 지적되었고 사고의 책임이 결국 주인공에게 있다는 설정이 스토리에 녹아들지 못해 불안감을 남겼다.
『파란만장 개, 살구 외 4편』는 단편 모음 응모작이다. 다섯 편의 단편 가운데 「파란만장 개, 살구」가 인상적이고 소재를 보는 관점이 다양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단편 대부분이 안정적이고 문장 역시 단정하다. 그러나 한 권의 무게를 갖기에는 전체적인 완성도를 갖추지 못했고, 전체를 관통할 만한 주제의식도 필요해 보인다. 작가의 색이랄 수 있는 육화된 완성도를 기대해 본다.
『담을 넘은 아이 푸실』은 정조 시대를 배경으로 한 역사 동화라고 할 수 있다. 인물의 이름에서부터 남다른 이야기꾼의 자질이 엿보이고, 작품 말미에 이름이 없던 아기에게 이름을 지어주는 장면도 인상적이다. 등장인물의 개성이 뚜렷하고 주제 구현에도 문제가 없다. 무엇보다 묘사를 통한 정황 전개가 돋보여 검토 작품 가운데서 높은 지지를 얻어냈다. 그러나 페미니즘이라는 시사적인 관점이 과거에 머물러 이 시대 아이들과 어떤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가 문제로 지적되었다. 또한 편견과 관습에 도전한다는 인물의 행위 과정에 효진 아가씨나 효진 아버지의 변화는 크게 나타나지 않는다. ‘여군자’라는 서책이 효진 어머니의 중요한 유물이건만 푸실에게만 속해 있고, 효진 부녀에게는 객관적인 대상 정도에 그친 점도 의문이다.
고심 끝에 심사위원들은 이야기의 완성도가 높고 감동을 이끌어낸 『담을 넘은 아이 푸실』을 우수작으로 선정하게 되었다. 이 작가의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가 크다. 다양한 방식의 작품을 선보이기를 바라며 박수를 보낸다.
우리는 거론의 여지가 충분한 작품들을 후보로 올려 긍정적인 의견을 나누면서 아동문학의 관심이 보다 더 확장되고 저변이 튼실해지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호감을 갖고 후보작을 검토하면서도 의견을 한 작품으로 모으기란 역시 쉽지가 않았는데, 이는 가능성이 충분한 작품이면서도 아쉬운 부분들 또한 지적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예심 마지막 단계에서 『변신 고양이 예지와, 민지와 유주와 마법사』, 『플라밍Go!』, 『파란만장 개, 살구 외 4편』, 『담을 넘은 아이 푸실』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변신 고양이 예지와, 민지와 유주와 마법사』는 옛이야기의 모티프를 차용하여 경쾌하게 진행되는 서사의 힘이 좋았다. 선과 악이 원래는 한 몸이었다는 설정도 좋고 마법적인 요소를 곁들인 아이디어도 신선했다. 그러나 인물이 많아 역할이 분산되는 아쉬움이 크고 아홉 살 아이들이 진행하는 서사로 보기에 버거운 부분들, 공간이 자주 바뀌는 요소들이 가독성을 떨어뜨렸다.
『플라밍Go!』는 사고로 실어증에 걸린 주인공이 홍학 밍밍과 서로의 말을 알아듣는 설정이 흥미롭고 설득력도 있었다. 이야기꾼으로서의 가능성을 짐작케 하는 서사를 보여준 작품이기도 하다. 문장 운용이 안정적이고 전체적으로 이야기 완성도를 확보한 점도 장점으로 보았다. 그러나 극적인 상황, 마법적인 능력도 가진 주인공의 역할이 미비하고 등장인물들의 개성이 필요해 보인다. 기득권자의 횡포가 글의 분위기에 비해 극단적인 점도 아쉬움으로 지적되었고 사고의 책임이 결국 주인공에게 있다는 설정이 스토리에 녹아들지 못해 불안감을 남겼다.
『파란만장 개, 살구 외 4편』는 단편 모음 응모작이다. 다섯 편의 단편 가운데 「파란만장 개, 살구」가 인상적이고 소재를 보는 관점이 다양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단편 대부분이 안정적이고 문장 역시 단정하다. 그러나 한 권의 무게를 갖기에는 전체적인 완성도를 갖추지 못했고, 전체를 관통할 만한 주제의식도 필요해 보인다. 작가의 색이랄 수 있는 육화된 완성도를 기대해 본다.
『담을 넘은 아이 푸실』은 정조 시대를 배경으로 한 역사 동화라고 할 수 있다. 인물의 이름에서부터 남다른 이야기꾼의 자질이 엿보이고, 작품 말미에 이름이 없던 아기에게 이름을 지어주는 장면도 인상적이다. 등장인물의 개성이 뚜렷하고 주제 구현에도 문제가 없다. 무엇보다 묘사를 통한 정황 전개가 돋보여 검토 작품 가운데서 높은 지지를 얻어냈다. 그러나 페미니즘이라는 시사적인 관점이 과거에 머물러 이 시대 아이들과 어떤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가 문제로 지적되었다. 또한 편견과 관습에 도전한다는 인물의 행위 과정에 효진 아가씨나 효진 아버지의 변화는 크게 나타나지 않는다. ‘여군자’라는 서책이 효진 어머니의 중요한 유물이건만 푸실에게만 속해 있고, 효진 부녀에게는 객관적인 대상 정도에 그친 점도 의문이다.
고심 끝에 심사위원들은 이야기의 완성도가 높고 감동을 이끌어낸 『담을 넘은 아이 푸실』을 우수작으로 선정하게 되었다. 이 작가의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가 크다. 다양한 방식의 작품을 선보이기를 바라며 박수를 보낸다.
김경연(아동문학 평론가), 황선미(동화작가), 유은실(동화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