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Der MondMann
출판사: 비룡소
발행일: 1996년 2월 5일
ISBN: 978-89-491-1006-6
패키지: 양장 · 변형판 228x305 · 40쪽
가격: 13,000원
시리즈: 비룡소의 그림동화 13
분야 그림동화
수상/추천: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
안데르센 상 수상 작가 토미 웅거러의 작품.
로케트, 경찰 자동차, 과학자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들이 담뿍 녹아 있는 그림책.
달 속에 몸을 웅크리고 앉아 있던 달 사람이 지구 사람들하고 함께 놀고 싶어서 지구로 온다. 하지만 외계에서 온 침입자로 여겨져 감옥에 갇히고 만다. 달의 신비한 힘으로 감옥을 빠져 나오고, 우주선을 만든 분젠 반데르 둥켈 박사를 만나 다시 달로 돌아가게 된다는 이야기.
맑은 날 밤 하늘을 보면, 달 속에 무엇인가가 있는 것처럼 어른거린다. 그래서 옛부터 옥토끼가 떡방아를 찧는다느니, 선녀 항아가 산다느니 하는 이야기가 전해왔다. 사람이 달에 발을 내디딘 지 수십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달은 바라보는 사람에게 상상의 나래를 펴게 한다. 토미 웅거러의 <달 사람>은 이러한 상상에 바탕을 둔 그림책이다.
혼자 높다란 하늘의 달 속에서 몸을 웅크리고 앉아 지구 사람들이 모여 춤추는 모습을 부러워하던 달 사람. 달 사람은 별똥별을 타고 지구로 내려오나, 지구 사람들은 달 사람을 외계의 침입자로 여기고 감옥에다 가둔다. 달 모양이 바뀌면, 달 사람도 모양이 바뀌는 지라, 달 사람은 그믐달이 되자 쇠창살을 빠져나와 무도회장으로 간다. 그런데 음악 소리가 너무 크다고 이웃 사람이 신고하는 바람에 달 사람은 멀리멀리 도망을 치게 된다. 여기서 달 사람은 분젠 반 데르 둥켈 박사라는 과학자를 만나, 지구에서 처음으로 환대를 받고, 결국은 이 사람의 도움으로 달에 다시 돌아가게 된다.
외로운 달 사람이 지구 사람들하고 어울리고 싶은 나머지 지구로 내려오나 외계의 침입자로 여겨져 큰소동이 일어난다든지, 아무도 달 사람을 환대하지 않는데 사람들에게 잊혀진 과학자인 분젠 반 데르 둥켈 박사만이 달 사람을 알아보고 환대한다든지 하는 내용은 자못 풍자적이다. 지구 사람들하고 생긴 모습이 다른 달 사람은 아무런 근거없이 침입자로 간주되고, 다른 사람들하고 생각이 다른 과학자 반 데르 둥켈 박사는 아무도 인정을 해주지 않으니 말이다.
이 작품은 자신들과 모습이나 생각이 다른 이들을 이 사회가 어떻게 취급하는지 자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러면서 작가는 다양성이 인정되고 서로에 대한 관용이 있어야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달 사람은 가장 자기다운 특성 – 달 모양에 따라 자기 모습도 달라지는 것 – 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반 데르 둥켈 박사는 묵묵히 수백 년 동안 연구해왔던 달 나라행 우주선을 발사시킴으로써 과학의 새로운 단계를 개척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품 속에서 반 데르 둥켈 박사는 연금술사나 마법사처럼 그려져 있는데, 웅거러는 이를 통해 사람들이 과학이라는 이름 아래 인간 내면의 호기심이라든가 상상의 세계를 잃어버린 것을 비판하고 있는 것 같다. 작가는 ‘인간의 얼굴을 한 과학’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토미 웅거러의 <달 사람>은 어린이에게 과학과 상상과 풍자의 세계를 고루 맛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