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A New Coat for Anna
글 해리엣 지퍼트 | 그림 아니타 로벨 | 옮김 엄혜숙
출판사: 비룡소
발행일: 2002년 2월 8일
ISBN: 978-89-491-1074-5
패키지: 양장 · 변형판 207x260 · 32쪽
가격: 13,000원
시리즈: 비룡소의 그림동화 75
분야 그림동화
수상/추천: 열린어린이 선정 좋은 어린이책, 중앙독서교육 추천 도서, 책교실 권장 도서, 학교도서관저널 추천 도서
모두가 가난하고 어려웠던 시절, 새 외투를 갖기까지 기다림이 주는 즐거움
안나는 겨울에 입을 새 외투가 필요했어요. 하지만 전쟁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가게에는 물건이 없었어요. 외투는 물론이고 감자 같은 먹을 것마저 없었답니다. 게다가 안나 엄마는 돈이 없었어요. 그래서 엄마는 아주 좋은 방법을 생각해 냈어요. 바로 엄마의 멋진 물건들을 외투를 만들어 준 분들에게 주기로요! 모두가 가난했던 시절, 외투 한 벌이 만들어지기까지 엄마와 딸, 그리고 이웃들이 엮어내는 행복하고 감동적인 이야기가 작품 속에 펼쳐집니다.
이 작품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유럽의 어느 도시에 살았던 잉게보르크라는 어린 딸과 어머니 한나 슈라프트 사이에 있었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쓰고 그린 것이다. 이 작품의 큰 줄거리는 1여 년 동안 안나의 새 외투가 만들어지는 과정 자체이다. 겨울이 되자, 안나에게는 낡아빠진 외투 대신에 새 외투가 필요하다. 하지만 전쟁이 막 끝난 때여서 외투를 살 수 없을 뿐더러 안나 엄마에게는 돈도 없다. 그래서 엄마는 딸을 위해 금시계를 비롯해 갖고 있던 값나가는 물건들을 돈 대신에 주기로 한다. 양털을 준 농부 아저씨에게는 금시계를, 양털로 실을 자아준 할머니에게는 램프를 준다. 실을 물들이는 건 안나와 엄마의 몫. 안나와 엄나는 여름 산에서 빨간 산딸기를 바구니 가득 따서 안나가 입고 싶은 빨간색으로 양털실을 물들이고, 물들인 실은 옷감 짜는 아주머니에게 부탁해 옷감으로 만든다. 옷감을 짜 준 아주머니에게는 예쁜 석류석 목걸이를, 마지막으로 옷을 완성시켜 준 재봉사 아저씨에게는 도자기 찻주전자를 건넨다. 마침내 새 외투가 다 만들어지자, 안나와 엄마는 외투를 만들어 준 농부, 실 잣는 할머니, 옷감 짜는 아주머니, 재봉사를 초대해 조촐한 크리스마스 파티를 가진다. 그리고 안나는 미처 파티에 초대하지 못한 양들에게 찾아가 이렇게 인사한다. “양들아, 털을 줘서 고마워. 너희도 내 예쁜 새 외투가 마음에 드니?”
원하는 것을 뭐든지 금방금방 상점에서 살 수 있는 요즘 같은 스피드 시대에 이 작품은 인내심과 기다림의 가치를 얘기하고 있다. 안나가 1여 년 동안 꼬박 외투를 기다리는 모습은 자기가 원하는 것을 금방 갖지 못하면 떼를 쓰고 참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기다림이 주는 기쁨과 즐거움을 맛보게 해 준다. 또한 딸을 위해 자신의 값진 물건을 기꺼이 내놓는 엄마의 사랑은 전쟁이라는 참혹한 상황과 대비되어 마치 겨울 외투처럼 포근하게 책을 읽는 엄마와 아이들의 마음을 감싸 안는다.
따뜻하면서도 섬세한 아니타 로벨의 그림
아니타 로벨의 그림은 안나의 빨간 새 외투처럼 밝고 따뜻하다. 아니타 로벨은 글을 뒷받침하는 충분한 정보를 담아 안나의 새 외투가 점점 형태를 갖추기까지의 과정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개구리와 두꺼비」시리즈의 세계적인 그림책 작가 아놀드 로벨의 아내로도 유명한 아니타 로벨은 유태인으로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어린 시절을 보냈던 자신의 경험을 한껏 살려 섬세하고도 사실적인 그림을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