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Un Beau livre
출판사: 비룡소
발행일: 2002년 5월 7일
ISBN: 978-89-491-1077-6
패키지: 변형판 235x310 · 32쪽
가격: 14,000원
시리즈: 비룡소의 그림동화 77
분야 그림동화
수상/추천: 열린어린이 선정 좋은 어린이책, 쥬니버 오늘의 책, 학교도서관저널 추천 도서, 한국아동문학인협회 우수추천도서
지루한 책은 가라!
책의 가치를 일깨우는 재치, 발랄, 신선한 그림책
책이 재미없다고요? 어렵고 지루해서 싫다고요? 왜, 그럴까요? 그건 바로, 책에 대한 잘못된 이해와 습관 탓. 마치 책을 학습의 부산물처럼 혹은 생활과는 동떨어진 관념적 지침서로만 여겨온 건 아닐까요. 그렇다면 지금 당장, 토끼 형제와 함께 그림책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떠세요?
이 책은 매우 긴박하고 동적으로 진행된다. 형과 동생의 대화를 중심으로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넘나드는 건 물론, 다양한 캐릭터들이 익살맞은 표정으로 웃음을 준다. 마치 책 속의 책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다. 토끼형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곳곳에서 ‘아차!’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잊고 있었던 것, 미처 깨닫지 못한 본질적인 것을 알게 된 느낌. 호기심 많고 너무나 엉뚱한 동생 빅토르의 천진한 질문과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형 에르네스트의 대답에서 ‘그래, 책이 뭐지?’라고 스스로에게 되물어 생각하게 한다. 더구나 시종일관 대립된 모습을 보여 왔던 형과 동생이 이구동성으로 외치는 책의 효용성이란, 그야말로 뒤통수를 탁 내리친다.
위험에 빠진 토끼 형제는 어떻게 여우로부터 도망쳤을까?
사실, 둘은 도망치기는커녕 당당하게 여우를 내쫓았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냐고? 그건, 책의 적절한 도움 덕이다. 여우에게 잡아먹히려는 순간 에르네스트가 여우 머리통을 책으로 내리쳤던 것. 그 책은 다름 아닌 껍데기가 크고 딱딱한 그야말로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책’ 그 자체였다. 토끼 형제에게 너무나 쓸모 있고 절실 했던 것은, 책이 주는 교훈도, 감동도 지식도 아니었다. 손쉽고 부담 없이 친근한 존재였던 것. 책은 바로, 멀리 있는 게 아닌 생활 그 자체라는 것을 재치 있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부종은 무겁고 어렵게만 느껴왔던 것을 신선한 반전으로 훅 털어내, 독자가 즐겁게 다가 설 수 있게 한다. 더구나 일상의 친숙한 소재들을 신선하게 활용한다는 점에서 그 재미가 더 크다. 따라서 책을 막 읽기 시작하는 아이들에게 ‘책이 무엇인지’,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를 쉽고도 재미나게 가르쳐 준다. 또한 다양한 공간에서 보여 주는 장면 연출과 사건을 통해, 아이들에게 책은 놀이이자, 친구, 상담자이자 모험과 신비가 가득한 보고라는 사실을 직접 느끼게 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