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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병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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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 정보

워서 부제: Die Flaschenpost

클라우스 코르돈 | 옮김 강명순

출판사: 비룡소

발행일: 2004년 11월 26일

ISBN: 978-89-491-2065-2

패키지: 양장 · 312쪽

가격: 8,500원

시리즈: 블루픽션 12

분야 문학, 읽기책


책소개

동베를린에 사는 소년 마체는 혼자서 생각하기를 즐긴다. 강을 바라보다가 문득 유리병에 편지를 담아 띄워 보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멀리 남태평양의 섬에 사는 아이가 받아 볼 수 있도록. 마체는 독일어, 영어, 러시아어로 편지를 써서 띄워 보낸다. 아무한테도 들키기 싫어 비밀로 해 두지만 가장 친한 친구 피푸시에게는 말해준다. 평소에 명랑한 피푸시는 엄마하고만 같이 사는데 엄마가 낯선 남자를 데려올 때마다 우울해진다. 피푸시는 마체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기대에 부푼다.

한편 마체의 편지가 담긴 유리병 편지는 멀리 가지 못하고 서베를린의 강가에서 리카라는 소녀에게 발견된다. 리카는 새 동네에 이사 와서 학교 친구도 없고 부모님도 일하러 나가셔서 심심하고 우울하던 차다. 마침 터키인 남자 친구 봅을 알게 되어 함께 강가에 앉아 놀고 있는데 편지를 발견한 것이다. 봅은 그 편지에 답장을 보내는 것을 못마땅해 하지만 리카는 답장을 보낸다. 사진과 함께.

또 다시 동베를린. 리카의 편지를 받은 마체 집에서는 난리가 난다. 엄마가 보고는 큰일날 일이라며 편지를 갈기갈기 찢어 버린 것이다. 하지만 마체 아빠는 찢어진 편지를 마체에게 주며 ‘조각 맞추기’를 해 보라고 한다. 겨우 다시 답장을 받게 된 리카. 하지만 이 집에도 어른들의 반대가 심하다. 아빠는 위험한 일이라며 절대 편지를 못하게 한다. 하지만 마체는 자신이 돕고 있는 하제 할아버지 댁으로, 리카는 봅의 집으로 주소지를 옮겨서 편지를 주고 받는다.

몇 번의 편지 왕래 후에 마체는 리카에게 전화로 연락을 하자고 한다. 전화 통화 중에 마체는 리카에게 동베를린으로 놀러 오라고 하고 마체와 동베를린이 궁금한 리카는 어떻게 하면 갈 수 있을까 하고 계획을 세운다. 결국 아빠 엄마를 모두 설득해서 봅과 함께 동베를린의 호수로 소풍을 간다. 마체도 피푸시와 부모님과 함께 호수로 간다. 넷은 서로의 부모님이 눈치 채지 못하도록 조심스럽게 ‘접촉’을 하고 어울린다. 넷이서 축구를 한다. 학교 여자 축구 팀 선수인 리카는 남자 아이들에게 실력이 뒤지지 않는다. 경기에 집중하고 있던 아이들은 마체의 엄마가 감자 샐러드를 먹으라고 마체를 부르는 소리에 깜짝 놀란다. 마체라는 이름을 들은 리카의 부모님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다. 딸에게 속았다고 생각한 것이다. 리카는 아빠에게 뺨을 맞고 이를 본 마체의 엄마는 리카의 아빠에게 아이를 때린다며 참견하고 리카의 아빠는 더욱 화를 낸다. 할 수 없이 리카의 가족과 봅은 짐을 꾸려 집으로 돌아가고 리카와 마체, 피푸시와 봅은 작별 인사를 나눈다. 집으로 가는 길에 리카의 아빠는 리카를 때린 것을 반성하고 사과한다. 그리고 동베를린의 친구를 사귀지 못하게 한 것은 어른들의 잘못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리카가 편지나 전화로 마체와 연락하는 것을 허락한다. 마체도 엄마에게 숨기고 거짓말하는 것보다는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좋겠다고 아빠와 이야기한다.


편집자 리뷰

독일의 분단 현실을 청소년의 눈높이로 풀어낸 작가 클라우스 코르돈

통일 전 독일의 분단 현실을 다룬 청소년 소설『유리병 편지』는 사춘기 소년 소녀 간의 우정을 통해 심각한 문제를 부드럽고 친근하게 풀어내고 있다. 이 작품은 동독 소년 마체가 단순한 호기심에서 유리병에 편지를 담아 띄워 보낸 것을 서독 소녀 리카가 강에서 건지면서 시작된 둘 사이의 우정을 그리고 있다. 작가 클라우스 코르돈은 독일 분단현실에 관심을 기울이고 그에 대한 글을 써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작가로, 독일 청소년 문학상, 취리히 아동 문학상, 베를린 예술 아카데미의 알렉스-베딩 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

『유리병 편지』는 작가가 한 신문 기사를 보고 모티브를 얻어 쓴 소설이다. 서베를린의 어떤 남자가 강가를 걷다가 유리병을 주웠는데 그 안에 동베를린의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보내는 편지가 들어 있었던 것. 비록 실제에서는 그 편지의 주인공을 찾지 못했지만 작가는 여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사춘기에 접어 든 소년 마체가 강에 유리병 편지를 띄워 보내면서 낭만적인 상상을 즐기고 역시 또래의 소녀 리카가 그것을 건져 답장을 씀으로써 서로에 대한 관심을 키워 간다. 그 관심은 상대방이 속해 있는 지역, 사회 환경에 대한 관심으로 커 가면서 그들 앞에 놓여 있는 장벽의 존재를 인식하게 된다. 작가는 비단 지금은 통일된 독일의 베를린 장벽뿐 아니라 인간 사회의 보이지 않는 여러 장벽들을 소설 곳곳에 심어 두었다.

베를린 장벽은 아직도 완전히 철거되지는 않았습니다. 여전히 사람들의 머릿속에 존재하고 있죠. 동쪽에서도 서쪽에서도. 게다가 무너져야 할 장벽은 베를린 장벽만은 아니었습니다. 마체와 리카에 대한 이야기를 쓸 때 나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또 다른 ‘장벽’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서로 적대감을 품고 있는 나라들 사이에 놓인 장벽, 외국인과 내국인 사이에 놓인 장벽, 가난한 사람과 부자들 사이에 놓인 장벽, 그리고 피부색이 다른 사람들 사이에 놓인 장벽을. 이 ‘장벽’들은 여전히 철거되지 않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우리가 그것을 무너뜨릴 수 있을까요? -‘작가의 말’ 중에서

클라우스 코르돈은 분단 직전의 베를린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전쟁을 겪었고 베를린이 분단되는 것을 직접 보며 자라났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졸업 후 수출업에 종사하면서 아시아, 아프리카 등 세계 곳곳을 돌아다닌 작가는 인간 사회에서 숨어 있는 장벽의 존재를 실감했다. 이제는 베를린 장벽이 사라지고 없지만 아직도 완전히 철거되지 않았다는 것은 선입관이나 편견 같은 무형의 장벽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작가는 말한다.

장벽과 또 다른 장벽, 장벽 허물기

마체와 리카는 분단 상황에 대한 정확한 개념이 정립되어 있지 않다. 그들은 같은 민족간이고, 같은 나라 같은 도시 안에 사는데 왜 친구가 될 수 없는지, 부모님이 왜 그렇게 반대하는지 모른다. 그러나 부모님도 모르기는 마찬가지다. 반대편에게 연락하면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막연한 두려움, 연유를 알 수 없는 적대감, 상대의 존재를 인정하고 싶지 않은 무관심 같은 감정을 갖고 있을 뿐 그들이 왜 서로 접촉하지 않는 것이 좋은지는 모르고 있다. 그러니 그런 편견이 없는 아이들의 편지나 전화를 막을 정당한 근거를 대지 못하는 것이다.

유리병 편지는 ‘누군가가 건져 줄까?’ 혹은 ‘누가 이 편지를 받게 될까?’ 하는 기대와 꿈을 담은 편지다. 마체가 그 편지를 주울 미지의 인물을 꿈꾸었듯이 리카가 아직 보지 못한 마체의 모습을 그려 보았듯이 알지 못하는 대상에 대한 관심은 자신의 이웃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양쪽이 화해로 이를 수 있는 길을 틔어 준다. 유리병 편지가 상징하는 꿈과 낭만이 분단 문제를 부드럽게 풀어나갈 수 있게 하는 활력소 역할을 한다.

작가는 『유리병 편지』를 통해 분단 장벽 말고도 여러 장벽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리카의 친구 봅은 터키인으로 독일인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 마체의 친구 피푸시는 엄마와 아빠가 이혼을 하고 엄마가 다른 남자를 데려올 때마다 슬픔을 느낀다. 마체 반의 일자는 공부 잘 하는 아이만 친구로 사귄다. 쉽게 무너질 수 없는 마음의 장벽이지만 그러한 갈등의 장벽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면서부터 그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된다.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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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스 코르돈

1943년 베를린에서 태어났다. 짐꾼, 가게 점원으로 일하며 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했다. 수출업에 종사하면서 아시아와 아프리카, 그리고 인도를 돌아다녔다. 1973년 서독으로 이주한 뒤 어린이 책 작가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고, 19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작가 활동을 하고 있다. 『망가진 시대, 에리히 케스트너의 생애』로 독일 청소년 문학상을 비롯하여 취리히 아동문학상을 받았다. 1998년에는 베를린 예술 아카데미에서 주는 알렉스-베딩 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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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순 옮김

1960년 인천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했다. 그 후 동대학원에서 독문학을 전공, 박사 과정을 마쳤다. 현재 고려대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우리 아빠』,『향수』,『로시니 혹은 누가 누구와 잤는가 하는 잔인한 문제』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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