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EL REINO DEL DRAGON DE ORO
출판사: 비룡소
발행일: 2005년 12월 9일
ISBN: 978-89-491-2068-3
패키지: 양장 · 464쪽
가격: 10,000원
시리즈: 블루픽션 15
라틴 아메리카를 대표하는 지성 이사벨 아옌데가
손자, 손녀를 위해 쓴 ‘야수의 도시’ 두 번째 이야기
『황금용 왕국』은 ‘야수의 도시’에서 돌아온 할머니 케이트와 손자 알렉스, 아마존 밀림에서 만난 나디아가 히말라야의 작은 왕국으로 두 번째 취재 여행을 떠나서 벌이는 모험기다. 서양 문명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전통을 지키며 살아가는 히말라야의 작고 평화로운 왕국에 최첨단 무기를 지닌 전문가와 도적 떼가 등장하면서 긴장과 재미를 더해 가는 이 이야기를 통해 작가는 현대의 물질문명의 폐해를 지적한다.
히말라야 모험기 속에 담긴 현대 문명 비판의 메시지
광활한 대자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알렉스의 두 번째 모험기는 과거와 현재, 뉴욕과 인도, 히말라야, 아마존을 넘나드는 역동적인 구성과 다양한 인물들의 활약으로 추리 소설 같은 스릴과 통쾌함을 독자들에게 선사한다. 위대한 불교 지도자인 툴쿠가 환생한 라마승으로, 정신력으로 사람을 치료하고, 기를 통해 사람의 마음뿐만 아니라 약초의 효능까지 알아내며, 자연 현상까지 바꿀 수 있는 텐싱, 발자국으로만 알려진 설인들인 반인반수의 예티들, 미래를 예언하는 보물 황금용 등 다소 비현실적이고 과장된 인물 설정을 통해 독자들을 환상적인 모험의 세계로 이끈다. 하지만 환경과 자연 보호의 문제를 일깨워 주었던 1편『야수의 도시』와 마찬가지로 이 작품에서도 작가는 현실을 비판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세상에서 첫 번째 부자가 되기 위해 한 왕국의 평화를 깨뜨리려는 ‘수집가’와 최첨단 무기들로 무장하고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인간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전문가’, 돈이라면 사족을 못 쓰고 끔찍한 일을 일삼는 전갈족 무리 등 물질문명을 대변하는 인물들과 자연과 환경을 보호하며, 이웃과 가족처럼 지내고, 범죄 자체를 모르는 황금용 왕국의 순수한 사람들이 극명하게 대비된다. 작가는 악당들이 물질에 대한 탐욕으로 서로 배신하여 결국 패배하게 함으로써, 물질문명을 통쾌하게 비판한다. 또한 생산성의 개념만으로 발달 정도를 가늠해서는 안 되며,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케이트 할머니의 말을 통해 서양 문화와 물질문화에 길들어 문화적 편견을 가지고 있는 청소년들을 일깨워 준다.
언어적 장벽을 뛰어넘는 ‘마음으로 듣기’
히말라야의 깊은 산중에서 정신 수양 중이던 라마승과 바아두르 왕자, 열대의 심장부에서 날아온 나디아, 나디아를 찾아 나선 알렉스는 의사소통을 위해 말이 필요 없다. 서로의 마음이 마치 펼쳐진 책과도 같이 이미지로 나타나 마음으로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동물과 이야기를 나누는 나디아나 예티들과 마음으로 대화를 나누는 라마승을 보고도 누구하나 놀라지 않는다. 자연과 하나가 되어 살아가는 황금용 왕국에서는 그러한 일들이 전혀 이상하지 않다. 이는 자연과 인간 모두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이며, 서로 존중하고 노력한다면 하나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현대 문명의 이기를 누리며 눈에 보이는 것만 믿었던 알렉스가 다양한 사람들과 문화를 접하고, 신비로움으로 가득 찬 세계를 경험하면서 정신적으로 성숙해지는 모습을 보면서 청소년들 또한 어느새 자신의 마음의 키가 훌쩍 자랐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