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그림책 작가인 딕 브루너의 「미피」 시리즈가 ㈜ 비룡소에서 새롭게 출간되었습니다. 1955년에 처음 출간된 「미피」 시리즈는 60년 넘게 한결같이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아기 그림책의 고전이지요. 그동안 영국, 일본, 독일, 중국, 러시아 등 약 80여 개국에 번역 출간되어 전 세계에서 8,500만 부 이상 판매되었답니다.
미술관에서 멋진 작품을 보는 건 어떤 기분일까요?
미피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미술관에 가게 되었답니다. 빨갛고 탐스러운 사과 그림도 보고, 미피를 닮은 토끼 조각과 보리스를 닮은 곰도 보았지요. 파란 해님이 그려진 그림, 줄무늬가 비스듬하게 그려진 그림은 조금 낯설었지만 그래도 미피는 미술관에서 본 예술 작품들이 아주 근사하다고 생각했어요.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으로 미피와 함께 미술관 관람을 시작해요!
■ 미피와 함께 유럽의 미술관으로 떠나요!
「미피」 시리즈는 아이 주변에서 일어나는 친근한 에피소드를 단순하고 반복적으로 구성하여 처음 책을 보는 아이들이 쉽게 이야기에 빠져들고 재미를 느끼도록 해 줍니다. 처음으로 미술관에 간 미피는 모든 것이 멋지고 신기합니다. 훌륭한 예술 작품을 만날 수 있는 미술관은 아이들에게 훌륭한 학습 공간이지요. 미피도 다양한 예술 작품을 보고 색깔이 어떤지, 어떻게 작품을 감상하면 좋을지, 고정관념을 깬 신선한 작품을 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미술 작품 감상은 아이의 감수성과 창의력을 발달시키는 데 매우 효과적입니다. 특히 이 책은 등장인물이 정면을 바라보아 책을 보는 아이도 마치 실제로 미술관을 돌아보는 느낌을 연출한답니다. 우리 아이는 책을 보며 어떤 예술 작품에 가장 관심을 보일까요?
■ 유아가 가장 친숙하게 볼 수 있는 책
「미피」 시리즈는 책을 보는 아이 중심으로 만들었습니다. 가로세로 16cm 크기의 정사각형 모양은 유아가 책을 장난감처럼 친숙하게 느끼고, 손에 잡기 쉽도록 기획된 것이에요. 아이들은 호기심으로 책을 집어 들었다가 한 장, 한 장 넘기며 ‘책은 재미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유아가 집중할 수 있는 한계 시간인 10분 안에 책을 볼 수 있도록 이야기의 대부분은 12장면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등장인물이 정면을 바라보아 책을 보는 아이가 쉽게 몰입하고,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지요. 한편, 이 책에 쓰인 고유의 ‘브루너 컬러’는 유아가 선호하는 색깔과 맞아떨어지며 아이들에게 따뜻한 느낌을 주어 정서적 안정과 높은 집중력을 선사합니다.
■ 예술과 교육의 환상적인 결합, 완벽에 가까운 디자인
네덜란드의 미술 교육학 박사 크리스티안 나우웰러츠는 「미피」 시리즈가 그림책에 요구하는 교육적 가치와 현대 미술을 성공적으로 결합시킨 좋은 예라고 말합니다. 전반적인 디자인은 마티스, 레제, 피카소 같은 예술가들의 영향을 받았답니다. 수평과 수직 구도 위주로 사용하여 안정감을 주고, 엄격한 비율로 균형을 이루며 최소한의 색을 사용하면서도 조화로움과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잃지 않는 거의 완벽한 디자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이 책에서는 하얀색 배경에 발랄한 색채를 검정 선으로 가둠으로써 유아의 몰입도를 높이고, 색채에 대한 이해를 돕습니다. 한편, 그림 왼쪽 페이지에 일정하게 놓인 글줄은 장식이 없는 간결한 서체를 사용하여 아이가 최대한 그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 줍니다.
■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그림과 글
「미피」 시리즈의 그림은 마치 그림문자처럼 간결하면서도 명확합니다. 그래서 책을 보는 아이들은 그림만 보고도 이야기의 흐름을 금세 알아차릴 수 있어요. 작가는 그림을 그릴 때 사물을 직접 보고 정교하게 그린 다음 작업실로 돌아와 그것의 본질만 남기고 부수적인 선들을 지우는 작업을 반복했습니다. 본질 이외의 부분은 아이들의 상상으로 채워질 수 있도록 과감하게 생략한 것이지요. 그렇게 함으로써 아이들은 책을 볼 때마다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한편, 시인이자 국내 최고의 그림책 작가 이상희가 번역한 글은 시어처럼 아름다워 아이들의 상상의 세계를 생생하게 꾸며 줍니다. 매 장면마다 4줄씩 운율을 살려 책을 읽어 주었을 때 아이가 좋아하고, 내용을 쉽게 기억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