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차마 입에 담기 힘든 그것에 대한 숨김없는 이야기
원제 poo
글 니콜라 데이비스 | 그림 닐 레이튼 | 옮김 노은정
출판사: 비룡소
발행일: 2004년 4월 30일
ISBN: 978-89-491-5131-1
패키지: 양장 · 변형판 240x150 · 64쪽
가격: 9,000원
시리즈: 사이언스 일공일삼 12
분야 과학/수학
수상/추천: 과학기술부 선정 우수과학 도서, 책교실 권장 도서, 환경부 선정 우수환경도서
하마는 그것으로 길을 찾고, 나무늘보는 그것으로 안부를 묻고
토끼는 그것을 먹고, 점잖은 어른들은 그것에 대해 쉬쉬하려고만 한다!
똥은 모양도 크기도 갖가지이며, 동물마다 다 다르다.
하지만 요모조모 뜯어보면 똥은 이 지구 위에서 가장 쓸모가 많은 물건이다.
똥의 참모습과 똥의 쓰임새 등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펼쳐 보자.
이 책을 읽고 나면 똥이 딴판으로 보일 것이다!
조그만 책에 꾹꾹 담긴 똥에 대한 알찬 정보
개들은 즐거이 그 냄새를 맡는다. 그리고 아기들은 기저귀에다 싸서 뭉갠다.
우리는 ‘똥’이라면 가장 먼저 ‘더럽다’라는 말을 떠올린다. 그러나 잠시 생각해 보면 똥을 보면 더럽다고 코를 움켜쥐며 께름칙해 하는 건 어른들뿐이다. 아이들에게 가장 좋아하는 소재를 들라면 아마도 그것은 똥일 것이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 지구에서 가장 쓸모 있는 것인 똥에 대해 모든 것을 알려 준다.
우리가 잘 몰랐던 똥에 대한 재미있는 사실
똥은 참 흔하면서 아주 중요한 것이다. 묽건 되건, 가늘건 굵건 간에 모든 동물은 똥을 눈다, 아니 점잖게 말해서 배변을 한다. 배변을 하지 않는 동물은 이 세상에서 단 하나, 바로 하루살이들뿐이다.
가장 기본적인 질문부터 하자면, 모든 동물은 왜 똥을 눌까? 그것은 똥이 아주 중요한 일을 하기 때문이다. 바로 우리 몸속의 쓰레기를 버리는 일이다. 몸에서 사용할 수 없는 음식물의 찌꺼기나 못 쓰게 된 혈액 세포, 세균, 그 외에 장에서 살려고 몸부림치는 기생충까지 똥에는 갖가지 것들이 들어 있다. 이렇게 동물들마다 다 먹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각각의 동물들 똥 또한 모양이나 크기가 제각각인 것이다.
하지만 똥이 이렇게 저마다 다른 가장 큰 이유는 물 때문이다. 똑같은 풀을 먹고 사는 양과 소는 비교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양은 물을 거의 마시지 않기 때문에 건포도처럼 생긴 똥글똥글하고 뽀송뽀송한 똥을 누지만, 소는 물을 벌컥벌컥 마시는 걸 좋아해서 물컹물컹한 똥을 철퍼덕 싸는 것이다. 그러니까 피를 먹는 흡혈 박쥐는 수분이 많아서 잼처럼 질질 흐르는 똥을 싸고.
이렇게 모양은 갖가지인 똥도 유독 색깔만은 다 한결같이 누르스름하고 입맛이 싹 달아나는 똥색일까? 이유를 알고 싶으면 물감을 꺼내 온갖 색깔을 다 뒤섞어 보면 된다. 이처럼 음식의 여러 색깔이 마구 섞이고 거기에 흑갈색을 띤 죽은 혈액 세포까지 섞이기 때문에 똥은 언제나 우중충하고 우리에게 친숙한 똥색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분홍색 크릴새우를 잡아먹는 흰긴수염고래는 딸기 아이스크림처럼 생긴 무지막지하게 큰 분홍색 똥을 눈다.
똥으로 배우는 동물들의 생태
초식 동물은 먹이에서 영양분을 얻는 것이 워낙 힘들어서 똥도 재활용한다. 토끼는 먹이를 두 번 소화하지 않으면 먹이에서 필요한 영양분을 모두 섭취할 수가 없어 자기의 똥을 먹는다. 코알라와 코끼리는 뱃속에 먹이를 소화하는 데 필요한 미생물을 얻기 위해 일부러 어미의 똥을 먹는다. 육식 동물들은 자신의 똥도 아닌 초식 동물을 똥을 먹는다. 먹잇감의 대변을 먹으면 먹이와 비슷한 냄새가 나기 때문에 먹잇감들이 사냥꾼의 냄새를 맡고 미리 달아나지 않기 때문이다.
대변은 배변을 위해서 뿐 아니라 영역 표시를 하는 데 이용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그 외에도 똥은 많은 정보를 전달한다. 멧돼지의 일종인 패커리는 무리를 지어 살지만 하루 종일 먹느라 바빠서 여럿이 모이기가 힘들다. 그래서 패커리는 공동 배변 장소에서 큰일을 볼 때마다 냄새를 킁킁 맡아 무리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조사한다. 또 하마는 강가에 살면서 밤이면 풀을 먹으러 외출한다. 이때 똥으로 길을 표시해 두기 때문에 아무리 깜깜한 밤이라도 길을 잃지 않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올 수 있다.
똥으로 할 수 있는 일
똥은 이모저모 쓸모도 많다. 예전부터 똥은 집을 짓거나 땔감으로 쓰였다. 또 똥은 식물에게 양분을 제공해 주고, 씨를 널리 퍼뜨려 주기도 한다.
과학자들은 직접 생태를 연구하기 힘든 야생 동물에 대해 연구할 때 똥을 이용하기도 한다. 향유고래는 2500미터 깊이의 바다에서 먹이를 사냥한다. 이런 깊이의 물속은 수압이 너무 높아서 사람들은 향유고래가 무얼 먹는지 직접 볼 수 없다. 이때 향유고래의 똥을 재빠르게 건져 올려 연구한 결과 향유고래가 상어나 20미터가 넘는 오징어를 잡아먹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오소리나 여우처럼 조심성이 많은 동물에게 몸에 해가 되지 않는 색소가 든 먹이를 주면, 휘황찬란한 색깔의 똥만 찾아가면 이 동물들이 어디를 돌아다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그뿐 아니라 과학자들은 티라노사우루스의 똥 화석을 조사하여 티라노사우루스가 7000만 년 전에 트리케라톱스를 잡아먹었다는 것도 밝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