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가스파르와 리자 이야기 6
원제 Le cadeau de Nobel
글 안느 구트망 | 그림 게오르그 할렌스레벤 | 옮김 이경혜
출판사: 비룡소
발행일: 2001년 7월 27일
ISBN: 978-89-491-8042-7
패키지: 양장 · 변형판 195x200 · 32쪽
가격: 7,000원
분야 그림동화
수상/추천: 어린이도서연구회 추천 도서, 열린어린이 선정 좋은 어린이책
엉뚱, 기발, 재치로 뭉친 가스파르와 리자의 아슬아슬한 모험담
가스파르와 리자는 선생님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무엇을 할지 한참 고민을 해요. 그러다 좋은 생각이 났어요. 바로, 비옷! 항상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 하시는 선생님에게 비옷은 정말 좋은 선물일 거예요. 게다가 가스파르의 욕실 커튼을 재료로 쓰면 되니까 걱정이 없어요. 둘은 비옷을 만들기 시작하는데…
1999년 프랑스 hachette 출판사에서 처음 출간돼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는 가스파르와 리자 이야기는 영어, 일어, 독어 등으로도 번역 출판 될 만큼 세계적인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아내, 안느 구트망이 글을 쓰고 남편, 게오르그 할렌스레벤이 그림을 그려 더욱 더 화제시 되었다. 이미 화가로서 명성을 떨친 바 있는 게오르그는 미국 작가 케이트 뱅크스와의 공동작 『달이 말을 할 수 있다면』의 발표로 일러스트레이터로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이들 부부는 ‘가스파르’와 ‘리자’라는 새로운 캐릭터의 구상부터 스토리 구성, 그림의 완성에 이르기까지 모두 함께했다. 끊임없는 대화와 거침없는 조언 속에 작업을 했다는 그들은, 글과 그림의 호흡을 하나로 맞추는 데 성공했다. 따라서 절제되고 깔끔한 글과 작은 움직임까지 살아있는 그림은 이 책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이다.
아이의 관점에서 어른들과 함께 보는 그림책
이 책에 등장하는 가스파르와 리자는 꼭 강아지처럼 생겼다. 하지만 이들은 특정 동물이 아닌 가스파르와 리자 그 자체로, 작가가 만들어 낸 상상 속의 캐릭터이다. 하나는 검고(가스파르) 하나는 흰(리자) 이 동물은 성구별도 모호하다. 하지만 이야기들을 하나씩 읽어나가다 보면 가스파르는 남자 아이, 리자는 여자 아이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작가는 그들의 소속을 명확히 밝히지 않음으로써 아이들이 가지는 보편 심리를 폭넓게 다루고 있다.
가스파르와 리자는 한창 호기심과 모험심으로 가득한 4-6세 아이들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끊임없는 사건과 사고를 일으키는 말썽쟁이 아이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러한 아이들의 모습이 사고뭉치로 그려지기는커녕, 용감하고 슬기롭게 그려졌다. 책의 배경도 집 안이나 친구들과의 놀이 공간에서 벗어나 베니스, 파리의 퐁피두센터, 비행기 안 등 보다 과감하고 색다른 공간이다. 이들은 이러한 공간에서 무서워하거나 어른들에 의해 수동적으로 행동하지 않는다.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한다. 물론, 그러한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사건들을 일으켜 위험하고 당황스러운 상황에 처하기도 하지만 이들은 능동적으로 대처한다. 대안을 찾기도 하고 당당하게 어른들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이 책에서 그려진 어른들의 입장도 철저하게 아이 중심이다. 아이가 저지른 사건과 그 결과에 대해 질책을 하거나 훈계하지 않는다. 오히려 불안한 상황들을 재치 있게 넘김으로써 아이들에게 안정감과 신뢰를 준다. 따라서 이 책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도 즐겁게 읽을 수 있다.
아이의 말처럼 짧고 간단한 문장, 아이의 동선을 그대로 따라간 그림
이 책은 전체적으로 짧고 간결한 문장으로 쓰여졌다. 화자인 가스파르와 리자는 스토리 전개에 꼭 필요한 말만 한다. 이는 엉뚱하지만 재치 있고 기발한 개구쟁이 가스파르와 리자의 성격을 더욱더 유머러스하게 부각시킨다. 또 재미있는 말투와 끊고 이어지기를 반복하는 이야기 전개는 아이들이 책을 쉽고 즐겁게 읽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빨강, 노랑, 파랑, 초록 등의 원색을 밝고 부드럽게 사용한 그림은 푸근하고 따뜻한 느낌을 준다. 게다가 주인공들의 동선을 그대로 살려내고 작은 움직임까지 묘사하고 있어 아이들은 이들을 따라 그들의 모험을 자신이 직접 체험하듯 생생하게 접할 수 있다. 특히 작은 배를 타고 혼자 베니스의 크고 작은 운하들을 돌아다니는 가스파르의 움직임, 리자가 쏟은 오렌지 주스가 여기저기 튀는 장면, 선생님 선물을 준비하기 위해 욕실 커튼을 자르고 붙이고 하는 가스파르와 리자의 행동 등에서 그 섬세함이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