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소설로 읽는 특별한 철학 수업
원제 The Philosophy Resistance Squad
출판사: 비룡소
발행일: 2024년 7월 22일
ISBN: 978-89-491-8739-6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43x205 · 336쪽
가격: 16,000원
시리즈: 즐거운 지식
1 평생직장 보장학교
: 달콤한 말솜씨와 사악한 마음으로 – 에우리피데스
2 질문은 금지한다!
: 맹목적인 순종을 요구할 때 –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3 어느 날 아침에 생긴 일
: 모든 잔인함은 나약함에서 나온다. – 세네카
4 벽장 너머에서 만난 사람
: 놀라움은 철학자가 느끼는 감정이고 – 플라톤
5 수상한 장비
: 젊은이를 망치는 확실한 길은 – 프리드리히 니체
6 너는 철학자의 영혼을 가졌어
: 철학적으로 사색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은 – 르네 데카르트
7 달라진 아이들
: 의심하는 건 유쾌하지 않지만 – 볼테르
8 비밀의 철학 정원
: 관심이란 가장 희소하고도 순수한 형태의 너그러움이다. – 시몬 베유
9 믿을 수 없는 비밀
: 독재자의 한계는 – 프레더릭 더글러스
10 희망이 있으면 나아갈 수 있다!
: 누구나 화를 낼 수 있다. 그것은 쉽다. – 아리스토텔레스
11 크리스마스 연휴
: 가장 수준 높은 교육은 – 라빈드라나트 타고르
12 철학 저항단, 미스터리 철학 클럽
: 대상을 다양한 관점에서 보지 못한다면 – 조지 엘리엇
13 비밀이 탄로났다!
: 지식이 많아진다고 해서 – 헤라클레이토스
14 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가짜인가
: 우리는 잠을 자고 있다. 우리의 삶은 꿈이다. –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15 세상을 향해 외치자!
: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혁명적인 일은 – 로자 룩셈부르크
16 영혼을 없애는 건 쉽지 않다
: 철학자들은 이 세상을 다양한 방식으로 – 카를 마르크스
부록 미스터리 철학 수업
*** 오랜만에 만나는 철학소설다운 철학소설! – 안광복(철학 교사, 철학박사)
*** 환상적이다! 교육은 무엇이고, 인간은 무엇인지 이렇게 재미있게 질문을 던지다니. – Andrew***(영국 아마존 독자)
*** 대담하고, 용감하고, 독특하다! 당신을 진정 철학 하도록 이끈다! – Mary Esther***(책 블로거)
치밀한 사유가 이어지는 참신한 청소년 철학소설 『미스터리 철학 클럽』의 개정판이 ㈜비룡소에서 출간되었다. 이번 개정판은 최신 맞춤법을 적용하고 읽기 편한 문장으로 다듬었으며, 가볍게 들고 다닐 수 있도록 반양장으로 만들었다.
이 책은 열세 살 신입생 마일로와 친구들이 ‘철학’을 무기 삼아, 학교가 은폐하고 있는 비밀을 파헤치는 미스터리 철학소설이다. 전 세계 학력 평가 최우수 등급을 자랑하는 ‘평생직장 보장학교’. 누구나 들어가고 싶어 하는 이 학교에는 소름 끼치는 비밀이 숨겨져 있다. 아이들은 끊임없이 철학적 대화를 주고받으며 미스터리의 핵심을 파헤친다. 니체,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카를 마르크스 등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세계적인 철학자 16인의 명문장을 단초로 사건을 해결하는 묘미가 있다.
저자 로버트 그랜트는 철학 교수이자 학교 밖에서 철학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철학자다. 현실과 동떨어진 어려운 학문으로 여겨지기 십상인 철학이 우리 삶에 꼭 필요한 ‘스스로 생각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도구임을 말하고자 이 책을 썼다. 흥미진진한 추리소설처럼 읽다 보면 ‘철학 하는 사람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라는 작가의 메시지와 시공간을 초월해 오늘날까지 깊은 울림을 주는 철학자들의 사유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특별히 한국어판에서는 청소년의 철학 멘토 안광복 철학 교사의 부록 「미스터리 철학 수업」을 실었다. 책 속의 철학적 토론 주제를 선별해 우리 청소년이 처한 현실에 대입하여 구체적으로 풀어냈다. 또한 인류가 오랫동안 고민해 온 문제들을 저명한 철학자들은 어떻게 사유했는지 소개하면서 독자 스스로가 ‘철학 연습’을 하도록 돕는다.
자유분방한 소년 마일로는 부모님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평생직장 보장학교에 입학한다. 하지만 지나치게 엄격하고 비인간적인 규율과 교칙에 환멸을 느끼며 쉽사리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다. 마일로가 특히 견디기 힘든 것은 24시간 내내 학생을 감시하는 스마트 시스템 ‘두페드’이다. 이 시스템은 각 학생의 취침 시간, 먹거리, 이동과 운동, 수업의 집중도 등 모든 것을 관리하며, 시스템이 허용한 범위를 벗어나면 가차 없이 전기충격과 같은 체벌을 가한다. 여기에 ‘입을 꽉 다물고 어떠한 질문도 해서는 안 된다.’라는 교장의 강압적인 태도에 마일로의 의구심과 반발은 더욱 커진다.
그 무렵, 학교에서는 이상한 일들이 일어난다. 조그마한 실수라도 한 아이들은 며칠간 사라졌다가 별안간 좀비처럼 변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마일로는 자신을 ‘반항성 장애’ 환자로 묶어 두려는 규율 지킴이, 모범교육생들을 피해 도망치다가 숨겨진 정원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철학 교사이던 어설라를 만나게 된다. 마일로는 어설라와 함께 “기술은 우리에게 이로울까?”, “사람에게는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유가 있는가?”, “지식은 많을수록 좋은가?”와 같은 철학적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으며 자신만의 생각을 공고히 만들어 간다.
이윽고 학교가 감춘 미스터리를 밝혀내려는 마일로의 용기 있는 행동이 시작된다. 세라 루이스, 콘수엘라, 제리, 리엄 등 친구들과 똘똘 뭉쳐 ‘미스터리 철학 클럽’을 만들어 학교에 대항할 해결책을 세운다. 오직 철학 하는 사람만이 불의를 알아볼 수 있고, 맞설 수 있으며, 결국에는 정의롭게 바꿀 수 있다는 진리를 품은 아이들의 모험이 시작된다.
취업률을 최고로 삼는 ‘평생직장 보장학교’, 학생들의 개성을 말살해 명령과 권위에 복종하는 개체로 만들려는 교장, 아이들의 의견은 묵살하고 명문 학교 타이틀에만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내는 학부모의 모습…. 여기에서 우리 사회의 씁쓸한 뒷모습을 어렵지 않게 읽어낼 수 있다. “우리는 왜 아이들을 교육하는가? 어떻게 교육하는가? 그저 높은 순위를 위해서인가? 회사에 들어가 밤낮없이 노예처럼 일하게 하기 위해서인가?”(297쪽)라고 외치는 어설라의 말 속에서 우리 사회가 추구하는 성공이 청소년들을 어떤 삶으로 몰아가고 있는지 여실히 드러난다.
‘어떻게 사는 것이 바르게 사는 것인가?’,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고기를 먹는 것은 옳은가, 그른가?’, ‘세상은 공평할까? 아니면 힘이 있는 자가 언제나 유리할까?’ 등 만만치 않은 철학적 질문들이 이 책 곳곳에서 튀어나온다. 그 질문에 독자 스스로 답을 정리해 보는 것만으로도 철학 훈련이 된다.
각 챕터 앞에 등장하는 철학자 16인의 명문장도 주목할 만하다. 학부모의 지지를 받는 교장의 연설을 ‘달콤한 말솜씨와 사악한 마음으로 군중을 설득하면 국가에 커다란 불행이 닥친다.’라는 에우리피데스의 문장으로 조명하고, 학교 시스템에 의문을 갖는 마일로의 변화를 ‘의심하는 건 유쾌하지 않지만, 확신하는 건 어리석다.’라는 볼테르의 문장과 연결하는 등, 사건의 진행과 딱 맞아떨어지는 명문장은 읽는 재미를 더한다.
<책 속에서>
합격한 후 마일로는 이런 말을 수도 없이 들었다. 네가 자랑스럽다, 이것이 얼마나 대단한 기회인지 모른다. 그런데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조금 조이는 것 같았다. 이 기회를 망치면 어떡하지? 이곳 학비가 어마어마하게 비싸다는 걸 마일로도 알았다. _19쪽
“두페드는 각 학생의 스마트워치에 연결되어 월화수목금토일, 24시간 내내 실시간으로 학생의 반응을 분석하는 아주 똑똑한 기술입니다. 학생들이 성공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시시각각 면밀하게 추적하고 측정하는 장치이지요.” _25쪽
“학교를 하나의 커다란 유기체로 생각해라. 너희는 이제 그 유기체의 일부다. 학교라는 유기체의 혈관을 흐르는 혈액이다.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그 혈관을 아무 문제 없이 흐르려면 숙명을 받아들이고 모든 것을 학교에 맡겨야 한다.” _35쪽
그때 엄마 아빠와, 이 학교의 드높은 명성이 떠올랐다. 모두가 이 학교를 칭송했다. 그 많은 사람이 모두 틀렸을 수도 있을까?
‘아닐 거야. 아마 좀 있으면 나도 적응될 거야.’
하지만 마일로의 마음 깊은 곳 어딘가에서 경보가 울리고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이런 교육이 말이 돼?’ _51쪽
마일로는 음악을 사랑했다. 언젠가는 음악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꾸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음악을 가르치지 않았다. 음악이란 ‘진짜 세상’에서는 쓸모가 없는 ‘시간 낭비’였다. _73쪽
“네가 교장선생님의 짐작에 의문을 제기했잖아. 철학은 ‘짐작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거든. (…) 하지만 너는 그러지 않고 왜 나까지 그래야 하느냐고 물은 거야. 왜 공정한 것 같지도 않은 교사의 말에 따라야 하느냐고. 사람이 아픈 게 눈에 보이는데 왜 우리 눈보다 기계의 시스템을 더 믿느냐고. 안 그래? 그런 걸 묻는 게 철학이야. ‘그게 진실인지 어떻게 알지?’ 하는 물음은 가장 대표적인 철학적 질문이야, 마일로.” _84쪽
“그건 네가 철학자의 영혼을 가졌기 때문이야. 너는 질문하기를 좋아해. 세상 많은 것들이 왜 그런지를 알고 싶어 해. 그건 좋은 거야. 인류 역사에서 모든 변화와 진보가 바로 그런 마음 때문에 일어난 거니까!” _118~119쪽
눈을 너무 자주 깜박거린다고 처벌.
재채기를 너무 시끄럽게 했다고 처벌.
걸음걸이가 이상하다고 처벌.
학교에는 두려움이 퍼졌다. 다음 차례는 누가 될 것인가? _143쪽
우린 때로 희망만으로도 계속해서 나아갈 수 있다. _196쪽
“다들 내 말 잘 들어. 무슨 일이 일어나든 기억해. 강한 마음, 질문하는 마음, 열린 마음은 가장 무너뜨리기 어렵다.” _251쪽
“(…)아이들은 이윤이라는 틀에 넣고 우리 마음대로 해도 되는 자원이 아닙니다. 그러니 이제 세계 일등 학교는 못 되더라도 아이들이 마음을 여는 법, 주어진 생각에 반문하는 법, 새롭고 더 나은 세상을 상상하는 법을 배우는 학교가 되도록 이곳을 재건해야 합니다.” _297쪽
<추천사>
오랜만에 철학소설다운 철학소설을 읽었다. 이 책은 성공과 출세를 위해 성장과 의미를 접어버리는 우리나라 교육의 풍자로 다가온다. 이러한 현실을 벗어나려는 소설 속 철학적 노력을 성장통을 앓는 이 땅의 청소년들과 부모님들이 꼭 읽어 봤으면 좋겠다. – 안광복(중동고 철학 교사, 철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