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무한 도시
원제 NO.6
출판사: 까멜레옹
발행일: 2008년 12월 25일
ISBN: 978-89-491-9206-2
패키지: 소프트커버 · 변형판 · 186쪽
가격: 6,800원
시리즈: 무한 도시 1
모든 게 완벽하게 제어되는 도시 NO.6. NO.6 속에서 화초처럼 자란 초엘리트 소년 시온과 쓰레기 더미 서쪽 구역에서 살아가는 소년 생쥐. 2013년 9월 7일, 신성 도시 NO.6에 강렬한 태풍이 직격한 그날 밤. 총상을 입은 생쥐가 시온 앞에 나타난다. 그로부터 사 년이 지난 어느 날, 시온의 눈앞에서 멀쩡한 남자가 갑자기 온몸이 경직되고 늙어서 죽은 해괴한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현장에 들이닥친 치안국 조사원들은 그 자리에서 시온을 사건 용의자로 긴급 체포하는데……. NO.6 내부에서 일어나는 조용하고도 은밀한 음모가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려고 한다.
일본 노마 아동 문학상, 일본 아동 문학가 협회상 수상작가
아사노 아츠코의 근미래 SF 장편 소설
일본의 대표적인 청소년 소설 작가 아사노 아츠코의 장편 소설 시리즈 『NO.6』1,2,3권이 까멜레옹에서 출간되었다. 저자인 아사노 아츠코는 대표작「배터리」시리즈로 일본에서만 천만 부라는 경이로운 판매를 기록하고 각종 문학상을 휩쓸며 독자들로 하여금 신작 발표가 가장 기대되는 작가로 매번 꼽힐 만큼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아동 문학의 벽을 허물고 어른과 공유할 수 있는 문학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아사노 아츠코의 신작『NO.6』는 2017년 근미래를 배경으로 모든 것이 완벽하게 통제되는 도시 NO.6를 둘러싼 16세 소년 시온과 생쥐의 모험을 그린 SF소설이다.
2013년 폭풍우 치던 밤, 피라미드 식 계급이 존재하는 미래 도시 NO.6의 상층부에 속하는 고급 주택가 크로노스에 사는 엘리트 소년 시온과 NO.6의 온갖 쓰레기가 모이는 서쪽 구역에서 범죄자 신분으로 사는 생쥐의 운명적인 만남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사 년의 세월을 지나 두 소년은 순식간에 온몸이 경직되어 늙어 죽어 버린 한 남자의 해괴한 살인 사건에 연류되면서 다시 재회한다. 생쥐를 숨겨둔 대가로 하층민의 신분으로 살게 된 시온은 생쥐와 함께 NO.6의 검은 실체를 파헤쳐 간다.
이야기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도시 NO.6는 배고픔과 탄식, 전쟁도 없고 죽는 그 순간까지도 고통을 느껴볼 수 없는 신세계다. 과학 기술로 모든 게 통제되며 절대 권력 기구가 시민을 지배하는 그리 멀지 않는 미래에 우리 곁에 존재할지 모를 미래 도시이기도 하다. 절망하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는 이 세계에 대항하는 두 소년의 모험을 통해 무엇이 진정한 인간다움인지, 인간답게 살아가는 것은 어떤 것인지 보여 준다.
작가는 자칫하면 허황될 수 있는 근미래 도시를 세밀한 묘사와 물 흐르듯 매끄럽고 속도감 있는 문체로 눈앞에 생생하게 그려냈다. 이 작품은 중국어, 타이 어 등으로 번역 출간되었으며, 대만에서는 만화판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기도 했다. 『NO.6』는 총8권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인간이 꿈꾸는 완벽한 미래 도시의 이면에 숨겨진 잔혹한 현실
인류 앞에 곧 실현될지도 모를 미래 도시 NO.6. 모든 기계적인 요소가 응집되어 있는 유비쿼터스 도시 NO.6는 그 세계에 속하지 않는 이들에게 편협한 욕심으로 가득 찬 조잡스러운 장난감 도시로 묘사된다. 하지만 정작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이곳이야말로 이 시대의 마지막 유토피아 그 자체다. 도시 정경은 공장에서 막 찍어낸 조형물과 같이 질서 정연한 모양을 하고, 계절에 따라 변하는 나뭇잎의 빛깔마저도 일정하다. 모든 것이 당국의 중심부에 있는 치밀하고 계산적인 독재자 페넥의 지시 하에 기계적으로 움직인다. 언론도 통제되고 모든 학교에서는 천편일률적으로 엘리트로 뽑힌 아이들에게 과학 기술 교육만을 주입한다. 아이들의 창의성을 키우는 교육을 하는 교사는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지게 된다. 엘리트 코스를 밟는 학생일지라도 문학이나 고전을 접해 본 적이 없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서툴다. 이것은 NO.6가 인간의 사고를 둔화시키는 것은 물론 언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는 단면을 간접적으로 나타낸다. 사회가 기술적으로 완벽해지고 이상향에 가까워질수록 시민들의 생각은 획일적으로 변해가고 사람들의 일거수일투족이 모두 감시되고 통제된다는 것은 상당히 아이러니한 설정이다. 작가는 이러한 비판 의식을 통해 절망과 고통을 겪어낼 때만이 희망과 기쁨이 빛난다는 인간 세상의 가장 기본적인 진리를 이 작품을 통해 담아내고 있다.
“살아남는 자가 승자야, 그러니까 살아남아!”
두 소년을 통해 바라보는 진정한 희망의 의미
시온은 신원이 불분명한 생쥐를 구해준 대가로 삶의 터전을 잃고 급기야 살인 미수 혐의자로 붙잡혀 몇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긴다. 그때마다 잡초처럼 다시 일어나는 삶에 대한 집착은 기생벌의 습격에도 끄떡없다. 생쥐 또한 총상을 입고 냄새나는 시궁창을 넘나들며 위험천만한 위기를 겪으면서도 꿋꿋하게 삶에 대한 강한 의지로 살아남았다. 함께 있음에도 서로 동상이몽을 하는 전혀 어울릴 수 없는 두 소년이지만, 삶에 대한 애착과 연민으로 서로를 감싸 안는다. 살아남아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우면서도 가치가 있는지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두 사람은 스스로에게 큰 자극이 되고 큰 희망이 되기 때문이다. 이 두 소년의 모습은 많은 것을 가졌음에도 너무도 쉽게 삶을 포기하려는 이 시대의 사람들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인 동시에 삶과의 치열한 싸움에서 살아남을 때 깨닫게 되는 삶의 진정한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일어나는 전쟁과 살육으로 고통 받고 있거나, 증오와 탄식으로 그만 삶을 포기하려는 이들에게 그럼에도 살아남는 것만이 진정한 승자이라고 말하는 희망의 메시지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