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Flour Babies
출판사: 비룡소
발행일: 2013년 2월 7일
ISBN: 978-89-491-2146-8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 280쪽
가격: 11,000원
시리즈: 일공일삼 시리즈 9
분야 읽기책
카네기 메달, 휘트브레드 상 수상작
영국을 대표하는 계관 아동문학가 앤 파인의 대표작
최고의 꼴통들이 모인 4C 반에 내려진 황당한 과제
오 마이 갓! 밀가루가 가득 든 포대를 키우라고요?
부모와 자식 간에 대한 진지한 성찰, 그리고 서로에게 한 걸음씩 다가가는 변화의 발자국
■ “밀가루로 아기를 반죽해요? 아니면 밀가루를 먹여서 키워요?”
두 차례의 카네기 상과 휘트브레드상을 받은 영국을 대표하는 동화작가 앤 파인의 대표작『밀가루 아기 키우기』가 (주)비룡소에서 출간되었다. 앤 파인은 『하필이면 왕눈이 아저씨』로 1990년에 카네기 메달과 가디언 어린이 픽션 상을 수상했고, 두 차례 휘트브레드 상, 스마티즈 상 등 각종 아동문학상을 휩쓴 당대 최고의 아동문학가다. 특히 2001년 영국 아동문학계에서 가장 뛰어난 작가에게 주는 ‘영국 계관 아동문학가 Children’s Laureat’에 선정되어 명실 공히 영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그 명성을 재확인했다. 이번 작품은 그녀의 대표작으로 카네기 상과 휘트브레드 상 수상작이기도 하다.『밀가루 아기 키우기』는 학업 능력으로나 태도 면에서나 학교 내에서 소위 문제아로 찍힌 19명의 남자아이들이 모인 반에, ‘밀가루 아기’를 키우며 육아 일기를 써야 하는 황당한 과제가 떨어지면서 일어나는 이야기이다. 밀가루가 든 포대를 마치 아기처럼 돌봐야 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주인공 소년 사이먼뿐만 아니라 반 아이들은 서서히 부모와 자신과의 관계를 돌이켜 보게 된다. 그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그때까지 전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갓난아기를 키우는 게 어떤 건지 직접 경험한다. 어떻게 보면 부모의 고충을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게끔 교훈성 쪽으로 치우칠 수 있는 이야기를, 앤 파인은 특유의 유머러스한 상황 설정과, 꼴통 같은 아이들이지만 그 아이들이 실은 언제든 관계의 폭을 넓히며 변화하고 성장할 수 있다는 강한 작가적 믿음을 바탕으로, 재미와 메시지를 동시에 선사하는 명작으로 한 단계 올려놓았다.
■ “엄마는 처음에 언제 내가 진짜 사람이구나 생각했어?”
– 부모라는 이름에 다가가는 그 첫 번째 발자국
4C반은 아이들 가운데 절반은 집에 뇌를 두고 온 것 같고, 나머지 절반은 아예 뇌라는 게 없는 듯싶은, 최고의 꼴통들이 모인 반이다. 공부는커녕 철자법도 잘 모르고, 뭐 장난칠 거 없나 그런 거나 늘 생각하는 아이들에게 학교에서는 과학 실험 같은 근사한 프로젝트 대신, 밀가루가 든 포대를 아기처럼 돌봐야 하는 과제를 수행하게 한다. 덩치는 어른만큼 크지만 마음은 아직 여린 사춘기 소년 사이먼은 학교에서도 내놓은 말썽꾸러기로, 아빠가 사이먼이 태어나고 딱 일주일 있다가 사라져 버려 엄마하고만 사는 아픔을 지닌 아이이기도 하다. 그런 사이먼이 어느 날 우연과 착각의 교묘한 장난으로 밀가루 포대로 만든 인형을 키우는 과제를 선택하게 된다. 덕분에 사이먼이 속한, 우등생도 모범생도 아닌 지진아와 문제아들이 모인 반 아이들도 모두 밀가루 아기를 하나씩 떠안게 된다.
우악스러운 소년들에게 밀가루 아기를 돌보는 일은 그야말로 고역이 아닐 수 없다. 화를 못 이기고 밀가루 아기를 도랑에다가 익사시켜 버리는 아이도 생겨나고, 이 틈을 타, 다른 친구의 밀가루 아기를 돌봐 주겠다고 하고는 돈을 받는 아이들도 생겨난다. 이 와중에 걷지도 못하지, 말도 못하지, 공도 못 차지, 수저를 집어서 입에 넣기는커녕 얼굴 근처에도 못 가져가는 진짜 아기들을 키우는 부모들이란 얼마나 대단한 혹은 지독한 존재인지 아이들은 자연스레 깨달아 간다. 그리고 실수로 어설프게 아기 아빠가 되면 안 되겠다는 제법 교육적인 결론도 얻게 된다. 그런데 주인공 사이먼은 그만 밀가루 아기에게 깊은 정이 들고 만다.
분홍 원피스에 똘망똘망한 눈을 가진 밀가루 아기를 떠맡은 사이먼은 엄마에게 불쑥불쑥 묻는다. “아기였을 때 나는 어땠어?”, “처음에 언제 내가 진짜 사람이구나 생각했어?”, “그런데 아버지는 어째서 그렇게 빨리 날 버리고 가 버렸어?” 사이먼은 아빠라는 존재가 못내 그립다. 밀가루 아기를 키우면서 사이먼은 그런 아빠와 자신의 관계를 다시 돌아보고 정리하게 되며 그동안 홀로 자신을 키워 준 엄마가 얼마나 소중한지 좌충우돌 깨닫게 된다. 밀가루 아기에게 애틋한 정이 붙어 버린 사이먼은 자기 아버지 같은 실수는 하지 않겠다고 결심도 하게 된다. 이 책을 통해서 우리 곁의 보통 소년소녀들이 보다 깊이 있고 폭넓은 눈으로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