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Preacher’s Boy
출판사: 비룡소
발행일: 2014년 12월 30일
ISBN: 978-89-491-2161-1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47x210 · 268쪽
가격: 9,000원
시리즈: 일공일삼 시리즈 61
분야 읽기책
“세상이 끝나기 전에 한 가지 소원은 이루어야지.”
목사님 아들인 나 로비는
오늘부터 하느님을 믿지 않겠다!
린드그렌 문학상, 안데르센 상, 뉴베리 상 2회 수상 작가
『위풍당당 질리 홉킨스』의 캐서린 패터슨이 들려주는
‘톰 소여’에 버금가는 소문난 말썽쟁이 ‘로비’의 대모험
신의 존재에 대한 아이들의 근본적인 질문의 본질을 포착한 책. -퍼블리셔스 위클리
패터슨은 의리와 용기, 가족의 가치를 여러 결로 보여 준다. -스쿨 라이브러리 저널
린드그렌 문학상, 안데르센 상 등 아동 문학의 세계적인 상들을 휩쓴 캐서린 패터슨의 동화 『목사님 댁 말썽쟁이』가 비룡소에서 출간되었다. 1979년 뉴베리 명예상과 내셔널 북 어워드를 받은 『위풍당당 질리 홉킨스』에서 작가는 엄마에게 버려졌지만 누구보다 위풍당당한 전무후무 매력적인 소녀의 모습을 보여 준 바 있다. 이번 작품에서는 목사님 아들이자 마을에서 소문 난 말썽쟁이인 소년 ‘로비’가 등장해, ‘톰 소여’에 버금가는 아찔한 모험과 가족과 믿음에 담긴 묵직하고 가치 어린 의미를 전한다.
1899년 미국의 레너즈타운. 로비는 목사님의 아들이다. 사람들은 목사님의 아들이 으레 의젓하고 얌전하길 바라지만 로비는 궁금하거나 장난치고 싶은 건 절대 못 참는다. 로비의 아빠도 목사님이면서 원숭이가 인간의 조상이라고 말하는 이상한 책을 읽는다. 그런데 펠험 목사님 말이 한 해가 지나 1900년이 되면 세상이 끝나는 종말이 올 거란다. 그때 로비는 중대한 결심한다. 정말 종말이 온다면, 더 이상 하느님을 믿지 않기로. 그리고 꼭 해 보고 싶은 일들을 마음껏 하기로.
캐서린 패터슨은 가족보다 이웃의 일이 우선인 목사님 아빠를 둔 로비, 장애를 가진 형에게 집중되는 사랑과 관심으로 소외받는다고 느끼는 로비의 모습 등 한 가족 내에서 아이가 느낄 법한 여러 갈등 문제를 캐릭터에 섬세하게 녹여 냈다. 또한 신의 존재에 대한 의문, 교리와 행동의 괴리감에서 오는 의문 등 성장기에 느낄 수 있는 근원적인 질문들이 로비의 시선에 자연스럽게 흐르고 있어, ‘내 안의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열쇠를 독자들에게 제공한다.
1. 사건의 시작
2. 시대의 종말을 준비하기
3. 영광스러운 독립기념일
4. 행방불명 된 엘리엇 형
5. 언짢은 발견
6. 침입자들
7. 훔치지 말지어다
8. 살인하지 말지어다
9. 윌러튼표 소화제
10. 기발한 작전
11. 석재 창고에서
12. 위증하지 말지어다
13. 불가능이 가능으로
14. 돌아온 탕아
15. 끝보다 시작
옮긴이의 말
■ 세상이 끝나기 전, 많은 일들을 해보고 싶은 소년 로비
내 마음속, 그리고 바깥세상에서 펼쳐지는 아슬아슬한 모험
“무슨 소리야? 우리 아빠가 목사님인데. 기도라면 너보다 열 배는 잘 해.”
“하지만 넌 하느님을 믿지 않잖아. 기억 안 나냐?”
“혹시 모르니까 기도해 두지 뭐.”
19세기 말의 미국 레너즈타운. 자동차가 개발된 지도 얼마 되지 않은 때, 작은 마을의 사람들은 교회를 중심으로 공동체를 이루고 살았다. 그곳의 목사님을 아빠로 둔 로비는 모두가 혀를 내두를 말썽쟁이이다. 하지만 정작 로비는 본인보다 아빠가 걱정스럽다. 아빠는 사람들에게 죄악과 종말에 대해 센 말투로 설교하지도 않고, 하느님을 믿으면서도 인간의 조상이 원숭이라 주장하는 다윈의 ‘불경스러운’ 책을 읽는다. 저러다 아빠가 교회에서 잘리면 우리 식구들은 어떡하나 걱정이다. 어느 날 설교하러 온 펠험 목사님은 세상이 1900년으로 넘어가는 순간 하느님께서 심판하실 것이니 그에 대비하라는 무시무시한 경고를 한다. 그때부터 로비는 결심한다. 앞으로 하느님을 믿지 않기로. 하느님을 믿지 않으면 십계명을 지키지 않아도 되고, 멋진 모험을 더 많이 할 수 있고, 하느님을 믿지 않으니 지옥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 될 테니까.
목사님이 부정한 생각과 말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시작했을 때는 찔리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나쁜 생각을 한다고 탓하는 것은 불공평하다. 내가 생각하고 싶어서 생각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때로는 채소밭에 잡초 나듯 생각이 내 머릿속에 들어온다. 말도 마찬가지다. 가끔씩 자기도 모르게 욕이 나온다고 해서 잘못을 따지는 것은 옳지 않다.
로비는 무신론자가 되기로 한 자신의 결심이 정당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마을 시장님의 아들이자 사사건건 눈엣가시처럼 구는 네드 웨스턴에게 강에서 심하게 물을 먹인 사건 이후 로비는 자신 안에 솟구쳤던 악한 마음에 심한 죄책감을 느낀다. 또한 하느님을 믿지 않기로 했지만 혹시 모르는 마음에 기도를 하기도 한다.
로비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여러 모순과 의문은 로비를 더욱 큰 모험과 사건으로 이끈다. 새로운 시대를 걱정하는 사람들의 모습과 정해진 답을 찾지 못해 혼란을 겪는 모습들에서는 지금과 시간적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로비뿐만 아니라, 우리가 늘 껴안고 있는 모순과 질문이기 때문이다.
■ 가족과 믿음, 새로운 세기를 맞이하는 로비의 성장기
로비에게는 몸과 마음의 성장이 느린 장애를 가진 형이 있다. 네드 웨스턴같이 짓궂은 아이들이 형의 이상한 발음을 따라 할 때마다 화가 나지만 순수하고 바보 같은 형을 보면 로비는 알 수 없는 짜증이 솟구친다. 식구들 또한 오직 형에게만 관심을 보이고, 형만 더 사랑하는 것 같다. 아빠 엄마는 형이 밥을 잘 먹거나 로비에겐 평범하기 짝이 없는 아주 사소한 일을 해내도 마치 형이 큰일이라도 해낸 양 기뻐하고 뿌듯해한다.
아빠 엄마는 죽기 전까지 형을 돌보아야 할 테고 그 뒤에 형은 누군가의 짐이 될 것이 뻔했다. 하지만 제정신으로 형을 떠안을 사람은 없었다. 그런데도 아빠는 이 딱한 바보를 마치 아기 예수를 보러 온 동방박사처럼 대했다.
그래도 로비에겐 아빠가 산 같은 존재였다. 사람들이 원하듯 강한 어조의 설교는 못해도, 아빠는 마을 사람들에게 존경의 대상이고 늘 남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독립기념일을 축하하는 큰 행사가 있던 날, 형을 잃어버리는 사건이 발생하고 그날 로비는 아빠가 아이처럼 어깨를 들썩이며 우는 모습을 처음으로 목격하게 된다.
아빠가 엄마한테 매달려 아이처럼 우는 모습을 지켜볼 수 없었다. 속이 이상했다. 아빠가 부끄러웠다. 아빠가 나를 창피 줄 때나 전쟁을 반대할 때도 아빠가 진정한 사나이가 아니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그렇지만 그 순간 아빠는 사람들이 목 아프게 우러러보는 키 큰 목사님이 아니었다. 겉모습뿐만 아니라 모든 면에서 그랬다. 아빠는 겁먹은 작은 아이였다. 나는 집 밖으로 뛰쳐나가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려고 눈을 감았다.
아빠가 우는 모습은 로비가 집을 나가 모험을 하게 되는 동안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떠돌이 여자애 바일과 그 애의 주정뱅이 아빠를 만나 커다란 사건에 말려들게 되기까지 로비는 내내 아빠의 나약함과 자신이 느낀 이상스러운 마음에 대해 생각한다.
아픈 형과 가족보다 남이 우선인 아빠, 그 안의 가족관계에서 말썽쟁이이기만 하던 로비는 여러 사건을 겪으며 조금씩 믿음과 가족의 의미에 대해 깨닫게 된다. 그러한 과정은 작가가 촘촘히 그려낸 대화와 감정의 묘사를 빌려, 책을 읽는 동안 마음으로 자연스레 스민다. 한 말썽쟁이 소년이 일으키는 울림 깊은 메시지가 성장의 새로운 세기를 맞이하듯 힘 있게 느껴진다.
“아빠, 곧 모든 것이 끝날 거라고 생각하세요?”
“뭐가 끝난다는 말이냐, 로비?”
“세상 말이에요. 종말이 오고 있다고 생각하세요?”
아빠는 웃지 않았다.
“그런 건 확실히 알 수 없는 법이란다. 하지만 이 오래된 지구는 우리가 사라진 뒤에도 한참을 남아 있을 것 같다.”
아빠는 잠시 동안 말이 없더니 마침내 이렇게 덧붙였다.
“내 생각에 세상은 일종의 시작점에 와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