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나르는 버스-멧 대라 페냐 글, 크리스티앙 로빈슨 그림
시제이와 할머니는 종종 버스를 타고 그곳으로 간다.
시제이는 호기심이 많은 아이.
할머니는 시제이의 다양한 질문에도 다정하고 온화하게 대답해준다.
”비는 왜 이렇게 많이 와요?”,
“우린 왜 자동차가 없어요?”,
“예배가 끝나면 항상 그곳에 왜 가는 거죠?”,
“저 아저씨는 왜 앞을 보지 못하는 거죠?”
“이곳은 왜 이렇게 맨날 지저분하죠?”.
할머니는 단 한번도 시제이의 그런 질문에 답하지 않은 적이 없다.
버스를 타고 가는 동안, 버스를 타고서, 버스에서 내린 후에도 한결같이.
그리고 시제이와 할머니는 그곳에 도착한다.
버스를 타고 내린 곳에는 익숙한 얼굴들이 보인다.
선글라스 낀 남자와 새 모자가 생긴 트릭시와 보보도.
오는 길은 조금 멀고, 번거롭지만 다양한 사람을 만났고
역시나 오길 잘했다고 말하는 시제이는 할머니가 웃어주길 바라며 쳐다보지만
할머니는 더 이상 웃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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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나르는 버스는 시제이와 할머니가 무료급식소로 봉사를 가는 동안 만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아직 봉사가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고 있는 시제이에게 그곳은 번거롭고 좀 귀찮은 길이기도 하다.
비는 오고, 타고 갈 자동차는 없고, 지저분한 길에 시제이는 할머니에게 질문을 통한 푸념같은 것도 늘어놓는다.
그러나 그런 시제이에게는 가슴 따뜻한 인간애를 품고 있는 ‘지혜로운 어른’ 할머니가 함께 있다.
비가 오면 나무가 목이 말라 빨대로 빨아먹는다는 답을 하고,
자동차가 없다고 하면 버스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재미를 알려주며,
길이 지저분하다고 불평을 하면 그 거리 사이로 보이는 하늘의 아름다움을 깨닫게 해준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시각, 일종의 편견에 대항할 힘이 없다.
어른들의 말투와 행동, 해석 등에 지대한 영향을 받는다.
행복을 나르는 버스는 그런 세상에 대한 따뜻한 단호한 외침같은 책이다.
버스운전사, 거리의 음악가, 장애인, 노숙자, 흑인과 백인, 심지어 강아지란 동물까지.
아이는 친구들이 보지 못한 것을 보고, 듣지 못한 것을 듣고, 느끼지 못한 것을 느끼게 된다.
할머니가 담아내는 따뜻한 시선을 통해.
우리는 아이에게 사회속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이야기 할 때
하지 말아야 할 것과 경계해야 될 사람, 나를 지키는 방법에 대해 먼저 이야기 한다.
그것은 의도적인 것일수도 있고, 무의식적인 가르침일 수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아이의 순수한 동심을 상하게 하는 일은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이다.
시제이의 할머니같이 연륜과 지혜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무료 급식소로 봉사를 가는 매주의 헌신된 삶이
아이가 세상을 더 풍요롭고 아름답게 바라볼 눈을 가질 수 있도록 인도하는 힘이다.
행복을 나르는 버스는 그렇기에 아이와 함께 꼭 한번은 타야할(읽어야할) 이동수단이기도 하다.
그 버스가 아이를 어딘가로 반드시 데려다 줄 것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