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아이가 친구들이 구스범스가 재미있다고 해서 도서관에서 빌려온 적이 있었다. 워낙 무서운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는 아이인지라, 읽고나니 재미는 있는데 무서웠다고 말을 한 기억이 있다. 그래도 시간이 좀 지났고, 아이의 생각도 좀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며 읽어보라고 주었더니, ‘무서웠’던 그 기억때문에 읽지 않겠다고 하였다. 무서운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보다는 무서운 이야기에 호기심을 느끼거나 좋아하는 아이가 읽으면 좋을 듯하다.
내가 어렸을 때, 우리 동네에는 서커스가 열리는 빈 공터가 있었다. 가끔 스커스단이 와서 공연도 했는데 나는 그것을 직접 본 적은 없었다. 그때가 40년쯤 전인데도, 서커스는 어른들이 보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쇼핑몰이나 행사 때 풍선이나 불어주는 어릿광대들 정도 볼 수 있을까? 어쨌든 아이들 생각에 광대는 우스꽝스럽거나 아이들을 좋아하는 존재일텐데 광대를 소재로 하여 호러물이 나왔으니 오히려 더 섬찟함을 느끼게 된다.
레이 고든은 코코스커스단의 간판스타이기도 한 킬러라는 어릿광대의 조카이다. 레이는 킬러 분장을 한 테오삼촌의 초대를 받아 코코서커스단에 가게 되는데 광대들이 모두 무서워하는 [광대거리]에 대해 알고싶어한다. 코코서커스단에 간 첫날부터 레이는 목숨의 위협을 느끼는데, 나중에 그것이 자신을 지켜주기 위한 디애나의 행동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서커스단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걸까? 레이와 디애나는 광대거리에 가게 되고 감춰진 진실을 알게 된다.
어린이들이 읽는 호러물이라고 해서 얕잡아볼 수 없을만큼 뒷 이야기가 절로 궁금해지는 공포물이다. 개인적으로 공포영화나 뒷덜미가 쫄깃쫄깃해지는 느낌을 좋아하지 않지만 구스범스는 읽을만하였다. 스토리가 진부하지 않고 무서우면서도 은근 재미가 있었다. 웃음을 주는 광대들이 겁에 질려 광대거리로 쫓겨나고, 테오삼촌과 그들을 찾아 광대거리로 가는 레이와 디애나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아이들의 마음을 들었다놨다 할 이야기이다.
p.s. 다만 어른인 내 눈에는 이야기가 한참 시작하다 끝난 느낌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