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릴라 박스] 미카엘라 달빛 드레스 도난 사건

시리즈 마시멜로 픽션 | 박에스더 | 그림 이경희
연령 10세 이상 | 출판사 고릴라박스 | 출간일 2017년 5월 16일 | 정가 11,000원
수상/추천 No.1 마시멜로 픽션 상 외 2건

대놓고 여자 아이 책이란 소개에 아들만 있는 저로서는 패쓰할까 하는 책이었지만,

강렬한 표지 그림에 끌림을 받고 제1회 No.1 마시멜로 픽션 수상작이란 타이틀에 시선 고정이 되었답니다.

무엇보다 걸스 심사위원단 101명의 선택이라하는데, 이게 뭘까 하는 호기심을 자극하더라고요.

차근차근 자기 합리화를 시도하다보니,아들이지만 감수성이 풍부한 녀석이고

텔레비젼 만화를 볼 때 여자애들이 좋아하는 거라던데 하면서 수줍게 시선 고정하는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생각해 보면 여자 아이들이 모험이나 무협 이야기를 읽는 것은 멋있어 보이고,

남자 아이들이 샬랄라 로맨틱 소설을 보는 것은 이상하다는 것은 역차별적 발상이란 생각도 들었어요.

하지만 책이 도착하자 엄마의 수많은 고심의 가치는 1도 없이 사라지고, 아들녀석은 표지 그림에 관심을 보입니다.

몇 달 전 읽었던 비룡소의 <롤러 걸> 덕분에 그래픽 노블의 세계를 만났던 녀석인지라

이번 그림과 이야기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더라고요.

게다가 요즘 한창 추리 소설에 빠져있는 터라 달빛드레스 도난 사건이란 제목에 주목하며 이야기에 집중했습니다.

 

사실 엄마의 관심과 부러움은 온통 걸스 심사위원단에 있었습니다.

초등학생과 중학생인데, 어쩜 이리 대견해 보이던지요.

작품 이해력은 기본이고, 꼼꼼한 심사평에 우리 아이도 이렇게 자랐으면 하는 바람이 부러움으로 표출되었어요.

아들은 자기도 이렇게 할 수 있는데, 왜 여자들만 할 수 있는 거냐며 나빴다고  광분했지만

과연 잘할 수 있을까 의심하는 엄마가 더욱 나쁘다고 속으로 반성하고 있었답니다.ㅎㅎ

하지만 보이스 심사위원단도 생겼음 하는 바람은 들더라고요.

아이 따라 성별이 바뀌는 건지 엄마도 여자인데, 자꾸만 자식쪽으로 편중되는건 어쩔 수가 없더라고요.

멋진 친구들이 선택해준 이 책, 읽고난 후엔 탁월한 선택이였구나 신뢰감 팍팍 생겼답니다.

 

 

제목과 그림, 더 나아가 책의 공간적 배경을 보면 혹시 외국 소설을 번역한 것일까 착각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글쓴이 그린이 모두 우리 나라 작가랍니다.

우리 나라 작가지만 이국적인 배경을 소재로  표현되어 신선함이 더했던 것 같아요.

등장인물들의 리얼한 표정도 글 속에 몰입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답니다.

 

 

 

등장 인물 소개만으로도 개괄적 내용은 알 수 있을 듯 싶어요.

하지만 목차와 등장 인물 소개로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면 당신은 능력자일겁니다.

착한 아이 복받고, 나쁜 아이 벌받는 권선징악의 내용에

주인공과 잘생긴 남 주인공의 달달한 로맨스 정도 꿈 꿀 수 있는 정도의

여느 학원물과 단순 비교하시는 걸로 마무리 하시면 안돼요~

학원물이 주는 설레고 달달한 상황과 두꺼비 잡기 대회에 참여하여 두꺼비를 찾는 특별한 보물찾기 과정은 덤으로 가져가시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에게 꼭 전해 주고자 하는 메세지랍니다.

여러 인문학 서적에서도 여러차례 다루고 있는 주제이지만 실천도 어렵고,

어찌보면 고리타분한 이야기라 치부하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은 메세지를 돌려말하기로 표현한 것이 아니라

인물의 생각과 말과 행동을 통해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어 어른인 저도 다시 한번 깨달음을 얻게 되었답니다.

밑줄 쫙쫙 그을 수많은 명문장을 담고 있는 책이었어요.

정의, 양심, 선택 등 중요한 가치의 문제와 더불어 배려와 양보, 우정과 의리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는 고마운 책이었답니다.

게다가 악역을 맡은 신시아조차 자신의 잘못을 스스로 인정하고 사과할 수 있는 용기있는 모습을 보여주어 더욱 좋았답니다.

주인공 미카엘라가 단순히 착한 아이라면 설득력이 많이 떨어지겠죠.

생각이 바른 아이로 자랄 수 있었던 것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조언 덕분이었단 생각이 듭니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엄마로서의 제 역할이 막중하단 생각이 들고,

저 또한 많은 흔들림 앞에서 포기하지 않는 마음 가짐을 가져야겠단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이제 막 사춘기에 들어선 아이들에게 부모의 말은 잔소리로만 들릴 수도 있겠지요.

양심도 없냐는 말에 양심을 잠깐 방에 숨겨두고 왔다고 말하는 아들녀석 말에 빵 터졌던 적이 있었는데..

재밌는 스토리를 접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에 대한 생각이 스며들 기회이기에

반드시 여자 아이들만이 아닌 우리 청소년 모두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랍니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