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스범스 27. 투명인간의 기습』구스범스의 오싹함을, 제대로 맛보다

시리즈 구스범스 27 | R.L. 스타인 | 그림 조성흠 | 옮김 신인수
연령 9세 이상 | 출판사 고릴라박스 | 출간일 2017년 4월 25일 | 정가 8,500원

어릴 적 오빠 옆에서 본 영화였던 걸로 기억한다. 남자 주인공이 투명인간으로 변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그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기도 전에 감추어야만 했던 현실 속에서 좌충우돌, 급기야는 그것으로 인해 범죄를 저지르게 되고 마는, 비극적인 상황을 만들어내는 이야기였다. 우리는 간혹  “만약 투명인간이 된다면?”하고 묻는다. 이렇게 가정한다는 것은 우리가 될 수 없기 때문에 잠시라도 환상을 가지고 지금 보이는 내 모습으로는 절대 가능하지 못한 것을 행할 수 있는 잠시의 기쁨을 안겨주는 의미일 것이다. 투명인간, 과학의 힘을 빌린다면 정말 가능한 일일까?

 

맥스와 친구들은 우연한 기회에 다락방에 있는 거울을 발견하게 된다. 거울 앞에서 전등을 켜면 갑자기 투명인간이 되어 친구들 앞에서 자취를 감추게 된다.  현실에서 불가능한 일일거라 생각되었던 일들이 현실에서 일어나고, 그 현실이 내 눈 앞에서 일어난다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더 짜릿하며 그 세계가 주는 신비로움은 말로 다 할 수 없다.

 

맥스와 동생 노아는 거울 앞에서 사라진 자신들의 모습이 믿기지 않는다. 삶이 장난이고 항상 기분이 업 되어있는 노아는 투명인간이 된다는 사실 앞에서도 대담하며, 장난스럽게 즐기기에 이른다. 반대로 매사 조심스럽고 신중한 맥스는 노아의 장난스러움이 버거울 뿐 아니라 무척 조심스럽고 두렵다. 아직 어떤 이유로 변화가 찾아왔는지, 무엇이 그 속에서 우리를 가두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신중에 신중을 거두지만, 맥스의 조심스러운을 노아 뿐 아니라 친구들까지도 답답하게 여기만 맥스를 다그치게 된다.

모든 내기에 이겨야 하고, 남들보다 앞서기만을 좋아하는 잭은 맥스에게 누가 더 오랫동안 투명인간으로 존재하는지 내기를 하자고 조른다.

 

 

과연 무엇일까?

거울앞 전등불빛은 어떤 힘으로 그들을 투명인간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일까?

비밀은거울일까?불빛일까? 아님 거울로 반사되는 불빛으로 인한 잠깐의 착시현상일까?

읽는 동안 거울 속 비밀이 너무나 궁금해졌다.

맥스와 잭. 에린과 에이프릴 그리고 노아까지. 그들을 투명인간으로 만드는 거울 속 비밀이

과연 누구의 손에서 풀어질지, 아님 그대로 비밀로 굳혀진다면 거울은 언제까지 그들의 곁에 머물게 될 것인가?

풀고 싶은 문제와 풀리지 않는 문제가 공존하는 구스범스27. 투명인간의 기습

눈으로 확인할 수 없고, 정말 있을까 싶은 의구심이 한가득 드는 일들이 펼쳐지는 책 속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묘한 마력을 가진 이야기.

 

 

맥스와 그의 친구들이 거울 속에서의 시간이 조금씩 길어진다는 것은,

거울의 힘이 점점 강해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들을 끌어당기는 힘이 강해지면서 그들을 향해 원하는 것이 생기고, 그것을 그들에게 주었을 때 그들의 세상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점점 밝혀지면서 맥스는 다락방 거울의 존재가 두려워진다. 그리고 친구들의 투명인간으로의 시간이 길어지면 점점 더 초조해지고 두려움에 휘말리게 된다.

 

 

 

우리 인간의 단순함 그리고 욕심, 눈앞을 향해서 달리는 질주 본능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이 되어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자신 본연의 모습을 잃게도 한다. 거울 앞에서 자신을 모습을 감추는 신비한능력에 사로잡혀 자신의 모습을 변화시키고 거울으로 투영되는 반사된 모습으로 거울 밖 세상으로 나왔음에도 스스로 감지하지 못하고, 빠져나온 것에 대한기쁨과 좀 더 긴 시간이란 기록 앞에 모든 것을 내려놓는다. 정말 거울속에 어떠한 힘이 실려져 있다면,인간의 단순함과 욕심, 경쟁심리를 제대로 알고 있으며,그것을 어떻게 이용하는지도 명확히 알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는 생각이 든다.

 

 

왼손잡이 노아가 거울 밖 세상으로 나와 오른손으로 공을 던졌다면?

거울속 세상에 대한 의구심과 맥스를 포함한 친구들의 투명인간으로의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초조했던 나는, 노아의 변화에 등골이 오싹.

노아에게 일어난 변화는 곧 거울 속의 힘이 어느 때보다 강해졌으며, 노아는 그 힘에 지배당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비밀을 밝히기에 급급했던 나의 생각에 바로 정지 버튼을 눌러주면서 나의 오싹함을 즐거움으로, 그것이 구스범스가 주는 매력임을 실감하게 되었다.

 

정말 와우~ 대박이다! 이란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정확한 밝힘이 없이 독자로 하여금 상상의 나래를 펼치도록 여운을 남긴 것, 비밀이라고 닫아둔 그 이상의 비밀을 상상하게 만드는 힘. 그것이 바로 이끌림이고 구스범스가 우리를 향한 무언의 손짓인 것이다.

구스범스의 진정한 매력을 난 오늘 제대로 느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