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구두장이 마틴과는 달리 예수를 믿지 않는다. 하지만 예수가 그러하듯 마틴이 가난한 사람을 사랑하고 그들을 위해 자기가 가진것을 나누어 주려는 마틴 가슴 안에 예수가 들어 있다는 것만은 느낄 수가 있다.
마틴은 낮 동안은 구두장이 일을 하고, 밤이면 뜨겁게 끓인 차를 마시며 성경책을 읽는 것을 행복으로 알고 사는 사람이다. 그러면서도 늘 누군가에게 무엇인가를 베풀어 주고 싶어한다. 그래 마틴은 몸이 꽁꽁 언채 떨고 있는 슈테판에게 뜨근한 차를 대접하고, 찬 바람 속에서 아이를 안고 떨고 있는 여인에게 자신의 옷을 건네주고, 배가 고파 가게에서 사과를 훔친 소년이 주인 할머니에게 머리채를 잡힌 채 맞자 그걸 뜯어 말린다. 그러면서 마틴이 하는 말이 참 인상깊다.
"그 애를 놔 주세요. 할머니! 사과 하나 훔쳤다고 그렇게 심하게 벌을 준다면, 우리가 지은 죄는 대체 얼마나 큰 벌을 받아야 하죠?"
우리가 지은 죄? 그게 뭘까? 마치 마틴은 우리가 남의 불행을 모르는 척 하고 자기만 아는 이기적인 마음으로 사는 것을 나무라는 것만 같다. 가슴이 뜨끔해지는 순간이다. 점점 날이 추워지고 있다. 이내 겨울이 올 것이다. 겨울이 오기 전 가슴이 따뜻해지고 싶거든, 작은 일에도 행복을 느끼고 싶거든 이 책을 한 번 펼쳐 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