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책 제목을 보고 너무 재미있다고 생각했죠. 그리고 요즘에는 이런 책도 나오는구나 하고 무심히 넘겼는데, 아기가 태어나고 쑥쑥 자라 막상 배변 훈련이 필요한 월령이 되니, 이 책이 왜 세상 밖으로 당당히 나왔는지 알겠더군요.
친숙한 생김의 아이가 나와 스스로 배변 훈련을 하게 되죠. 자신의 몸이 어떻게 생겼는지 무엇을 하기 위해 그 기관들이 몸에 있는지를 꼼꼼하게 아는데서 배변 훈련은 시작됩니다. 아이에게 머리, 손, 발 등 각 기관의 이름은 열심히 가르쳐 주었지만, 정작 배변 훈련에 필요한 중요한 기관은 엄마로서 가르치기도 민망하다는 생각에 대충 넘어가곤 했었는데, 이 책에서는 당당하게 보여주고 알려 준답니다. 물론 유아어가 아닌 정확한 용어를 써서 알려주려고 하죠. 어렵지는 않지만 엄마가 하기에 쑥스럽고 어려운 일을 책이 대신 해주었다는 생각에 너무 고맙더라구요. 아이는 이 책을 반복해서 읽으면서, 비록 배변 훈련이 빠르게 성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신의 몸을 구석구석 알아 간다는 사실에 너무 뿌듯하고 즐거워하더군요.
그리고 자신과 동일한 방식으로 자라고 있는 책속 주인공에게서 동질감을 느끼면서, 자신이 그냥 아무렇지 않게 차고 있는 기저귀의 의미도 알게 되게끔 자세히 그림으로 표현해 놓았답니다. 어른들에게는 중요하지 않을 것 같지만 아이가 자신의 배변 훈련 과정을 차근차근 알아가고 이해한다면, 아무것도 모른체 엄마손에 이끌려 배변훈련을 할때 보다 오히려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처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렇다고 이 책이 배변 훈련 지침서 같이 딱딱하고 정확하게 표현된것은 아니랍니다. 그야말로 아이를 키워보고 아이를 속속들이 아는 사람이 작은 부분도 놓치지 않고 표현해 놓은 듯한 느낌이 들게끔 세세한 곳도 신경을 써 놓은 흔적이 보입니다. 특히 주인공 아이가 배변 훈련에서 실패했을때 다음 단계로 자연스럽게 다시 기저귀를 차는 장면에서는 읽어주는 엄마도 안도의 한숨을 쉬었답니다. 아마 아이도 배변 훈련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되겠죠.
성인이 된 후 성격형성에 까지 영향을 미칠 정도로 중요하다는 배변 훈련, 이 작고 귀여운 책을 통해 무사히 그리고 자연스럽게 성공할 수 있으리란 기대를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