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간의 정이 재미있게, 가

연령 10~11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3년 8월 1일 | 정가 7,500원

남매간의 정이 재미있게, 가슴 뭉클하게, 유머있게, 잘 나타나 있는 동화다. 읽고 나서 재승이와 재영 남매를 만나면 같이 즐겁게 놀고 싶고 두 아이를 많이 칭찬해 주고 싶었다.

아빠가 갑자기 쓰러지셔서 엄마가 직장에 나가게 되고 재승이는 유치원에도 그만 다니게 되는 변화를 겪게 되는데 아이들은 씩씩하게, 기죽지 않고 잘 지내는 것이 기특하다. 그게 아이들의 힘이기도 하겠지만 동생을 알뜰하게 챙기는 속 깊은 누나, 재영이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

영철이라는 아이가 동생 재승이를 놀리고 밀쳤을 때 내 동생한테 사과하라고 영철이에게 달려드는 재영이의 모습은 꼭 어릴 때 내 모습같아서 웃음이 나왔다. 나도 남동생이 있는데 아기 때는 비리비리 말라서 돌아가더니 초등학생이 되니까 토실토실 살이 쩌서 통통했다. 그런데 옆집 아이가 동생한테 돼지라고 놀렸다면서 동생이 울면서 집에 들어 온 일이 있었다. 당장 옆집에 가서 씩씩거리면서 누가 내 동생한테 돼지라고 그랬냐고 그 집 대문에 버티고 서서 소리 지르고 그 아이를 불러서 야단치고 왔던 적이 있다.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나오지만 그 때는 아주 분한 마음이 들어서 얼굴까지 빨개져서 화를 냈었다. 아직도 이렇게 기억에 생생하다.

그렇게 어리고 순진하던 동생이 지금은 내 키를 훌쩍 넘기게 키가 커서 자기가 오빠인 줄 아는지, 나한테 잔소리를 하곤 한다. 가끔 그 때 얘기를 하면 제발 그 얘기 좀 그만 하라고 그런다.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얘기인데…

재승이와 재영이처럼 우리도 어지간히 붙어다니면서 놀았다. 동네를 휘젓고 다니면서 발야구, 축구, 피구, 숨바꼭질…공기나 고무줄 놀이보다 동생과 같이 이런 걸 하면서 놀았었다. 그래서 그런지 재승이, 재영이의 모습이 꼭 어린 시절 나와 동생같다.

재영이가 긴 머리카락을 짧게 자르고 옷도 남자처럼 입어서 재승이는 불만이 많다. 예쁜 누나가 있어서 한껏 으스대고 있었는데 남자같이 짧은 머리카락의 누나는 옷도 자기처럼 반바지를 입는다. 엄마가 회사 다니면서 머리 감기기도, 손질하기도 힘이 들어서 그런거라고 해도 재승이는 속이 상한다. 그런 재승이 마음을 다독인 것도 재영이다. 재영이는 정망 속 깊은 아이다. 엄마가 없어도 동생이랑 밥 먹고 치우고…같이 놀아주지 못하는 아빠를 대신해서 자동차 놀이도 해준다. 이런 아이들 모습이 너무 예쁘다.

“상처를 보석으로 만들 수 있는 힘이 인간에게(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있다는 사실처럼 고맙고 다행스러운 일도 없습니다. 그 힘으로 우리는 고달픈 세상도 재미나게 살아갈 수 있으니까요”
작가의 말 중에서 가장 마음에 와 닿는다.
아이들이 우리의 희망이고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