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고, 다시는 태어나지 않았다.
이상하게도 우리집 아이는 이 책을 참 좋아한다. 왜 이상하다고 하냐면은 내용이 ‘삶’과 ‘죽음’을 다루는 것이기도 하려니와 섬뜩한 내용도 있어서 무서워 할 것 같은데도 자주 꺼내와 읽는다.
100만년이나 죽지 않은 고양이가 있었다. 백만번이나 죽고 다시 백만번이나 산 고양이. 이 고양이는 정말 멋진 얼룩 고양이이다. 그래서일까? 이 고양이가 죽을때마다 사람들은 슬퍼하며 울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은 단 한번도 울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다른 암고양이와는 무언가 다른 하얀 고양이를 만나게 된다. 오직 자신 외에는 다른 것을 사랑해 본적이 없는 고양이인데 자신을 거들떠보지도 않는 하얀 고양이를 보고 사랑을 느끼게 되고 이윽고 사랑도 하게 되며 새끼도 낳게 된다. 함께 오래오래 살고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얼룩 고양이. 세월이 흘러 하얀 고양이가 먼저 세상을 떠나게 된다. 고양이는 처음으로 몇날 며칠 백만번을 통곡하다 뒤를 이어 죽는다.
이쯤해서 백만한번째로 다시 태어나야 순서가 맞겠지만 사랑의 위대한 힘은 얼룩 고양이의 기나긴 삶에 마침표를 찍게 한다.
‘ 나, 백만번이나 죽어봤다고’하며 세상을 다 아는것처럼 거들먹 거리는 고양이 앞에 나타난 하얀 고양이, 그로 말미암아 사랑을 주고 받는 기쁨, 살아가는 의미에 대해서 알게 된 얼룩 고양이 100만번을 끝으로 세상을 마감한다. 영원 속에서 하얀 고양이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소재가 ‘죽음과 삶, 윤회’이긴 하지만 ‘사랑의 힘’으로 마음을 변화시키는 과정에 중점을 두어 아이들이 읽기에 어렵다거나 좀 으스스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오히려 어른인 나까지 눈물이 핑 돌 정도로 느낌이 강하게 오는 책이었다.
중간중간 고양이가 백만번 별의별 이유로 죽게 되는 과정중 약간 섬뜩한 내용도 있으나 우리 아이가 아무런 거리낌 없이 보는걸 보니 아이들은 어른들과 또 다르다는걸 다시 한번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