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미운 텔마한테 늘 당하기만 하는 순진하고 어수룩한 프란시스가 주인공인 책이다. 친구들 중에도 꼭 얄미운 짓을 하는 아이가 있기 마련이다. 이 책에서는 텔마가 그런 아이다. 그런 아이들의 특징은 또래보다 영악하고 여우 같고 이기적이라는 거다.
요즘 아이들은 우리가 자랄 때보다 똑똑해서 친구들의 여우짓에 놀아나지 않을 것 같기는 한데…또 모를 일이다. 어디나 속이는 아이가 있고, 속임에 넘어가는 아이가 있는 법이니까. 그렇게 공평하지 않은 것, 그것도 인생이다.
순진한 프란시스가 안타까웠지만 마지막에 텔마에게 날린 펀치는 진짜 멋있었다. 텔마의 여우짓에 넘어가서 텔마의 헌 찻잔을 샀지만 텔마와 비슷한 방법으로 돌려 받은 것이다. 이걸 읽고 좋아하는 내가 문제가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옛날 어른들은 남이 그런다고 똑같은 짓을 하는 건 더 나쁘다고 하지 않았나! 하지만 이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프란시스 같이 착한 아이들이 텔마같은 이기적인 아이들에게 당하는 건 진짜 못 보겠다. 저도 당해봐야 어떤 기분인지 알게 되고 그러다 보면 다른 사람들에게 그렇게 하지 않을 것 같다. 물로 그마저도 못 느끼는 사람이라면 그건 친구 하나 없이 외롭게, 쓸쓸히 살다 가야 하는 인생인 거다.
다행히도 내 주변에는 못 된 친구들은 없다. 결혼하고 다들 바쁘다 보니 예전처럼 자주 뭉치지는 못하지만 마음으로는 늘 걱정하고 신경 쓰는 친구들이다. 고마운 일이다. 힘든 일이나 어려운 일이 생기면 가족 다음으로 생각나는 친구들..그들이 있어서 내 삶이 더 풍요로워진다.
텔마도 이기적인 마음을 버리고 착하게, 친구들과 지냈으면 좋겠다. 더불어 이기적인 마음이 빼꼼히 고개 들기도 하는 나의 이기심도 버리자. 친구 없는 인생은 너무 삭막하고 건조해서 바스라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