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간단하고 간결한 책이 많은 걸 생각하게 해 주는 것이 놀랍다. 간단한 줄거리로도 아이들의 생각을 열어 주고 부모의 고정 관념에 직격탄을 날릴 수 있는 재미난 책이다.
사막에서 발견항 파란 의자. 이름도 길고 괴상한 에스카르빌과 샤부도는 이 의자 하나를 갖고 가지가지의 놀이를 생각하고 만들어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이 얼른 얼른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는 것이 재미있다.
파란 의자는 이 둘의 생각에 따라 썰매가 되기도 하고 책상, 자동차, 공중 곡예, 의자를 밟고 올라가면 친구와 키가 똑같아 지는 요술쟁이가 되기도 한다. 엄청나게 다양한 변신을 하는 파란 의자와 그걸 너무 즐거워하면서 즐기는 두 친구가 신이 나 보인다. 의자를 의자로 밖에 쓰지 않는 사람들이 안타까워 보일 지경이다. 아이들은 이 두 친구들처럼 어떤 것을 한 가지 용도로만 쓰지 않는다. 이불만 해도 그렇다. 어른들에게는 깔고 덥는 게 전부지만 아이들은 그걸 쇼파에 던져 두고 그 밑에 기어들어가서 캠핑을 한다고 놀거나 동굴이라고 하면서 놀기도 한다. 그러면서 손전등까지 찾아서 갖고 들어간다. 킥킥거리면서 얼마나 신나 하는지…그게 아이들의 진짜 놀이다. 만들어진 놀이가 아니라 놀이를 창조하면서 만들어가는 것. 이런 경험은 아이가 커서도 아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고정관념에 갇혀진 아이는 커서도 어떤 물건을 한가지 용도로 밖에 쓰지 못하는 사람이 될 확률이 크기 때문이다. 집이 좀 어질러져도, 지저분해져도 아이들이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하면서 놀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그레 우리들이 할 일인 것 같다.
책에서는 낙타가 고정관념으로 뭉친 사람을 빗대서 등장한다. 이 두 친구들의 놀이를 지켜보다가 다가와서는 의자를 똑바로 놓고 거기에 앉아서 의자는 이렇게 쓰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자 두 친구는 재미없어하면서 낙타는 상상력이 없다고 말한다. 가엾은 낙타다. 의자에 굳건히 앉아 있지만 너무나 재미없는 멍한 표정이다.
아이들을 재미있게 놀게 하자. 진찌 놀이를 할 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