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를 보고 [내 사랑 뿌뿌

시리즈 비룡소의 그림동화 25 | 글, 그림 케빈 헹크스 | 옮김 이경혜
연령 5~7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0년 4월 17일 | 정가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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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를 보고 [내 사랑 뿌뿌] 2탄인가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얼른 주인공의 이름을 보았지요.
소피.
[내 사랑 뿌뿌]의 주인공이 오웬이니 그건 아닌가 봅니다.

드디어 시작된 책 읽기.
그런데, 이거는 딱 저의 이야기 같군요.^^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저와는 달리 아이는 참으로 활동적입니다.
사람이 오는 것과 사람을 찾아 가는 것 모두를 즐기기도 하구요.
그런 아이의 욕구에 부합하고자 사람들, 특히 꼬마 손님들을 집으로 초대합니다.
신난 아이와는 반대로 저는 녹초가 되지요.
손님이니 겉으로 표현은 하지 못하고, 이제 그만 가지를 속으로만 되뇌입니다.
그래도 그저 아이 웃는 모습이 보기 좋아 하루가 멀다 하고 그 일을 반복합니다.
자꾸 그러다보니 이제는 손님이 오지 않으면 허전하기까지 합니다.
바로 소피처럼요.^^

소피의 손님 웬델은 그야말로 천둥벌거숭이입니다.
엄마 아빠 놀이를 하자 하구선 혼자 엄마, 아빠 심지어 다섯 명의 아이들 역까지 하고 소피는 강아지를 시키고, 병원놀이 하자고 하고서는 혼자 의사, 간호사, 환자까지 일인삼역을 하고 소피에게는 책상 위의 시계 역할을 주지요.
그래도 소피는 묵묵히 참아냅니다.
비록 엄마 아빠에게 웬델이 언제 가냐고 조용히 묻고, 잠 자리에 들어서 ‘웬델이 집에 갈 때까지 도저히 못 견딜 것 같다.며 혼자 중얼거리긴 하지만요.
눈치 없고, 대책 없이 명랑한 웬델의 계속된 장난에 이제는 엄마 아빠까지 지쳐 가나 봅니다.
책장을 넘길수록 표정이 험악해지거든요.
땅콩 버터와 젤리를 손가락에 묻혀 벽에 낙서하기, 장거리 전화 장난 하기, 화장실 거울에 치약으로 “웬델”이라고 쓰기등등 아이의 장난이라 하기엔 얄미운 것들이 대부분이니 그럴 법도 합니다.
아무리 손님으로 왔다고는 하지만 이 쯤되면 한 번쯤 야단을 칠 법도 한데 그러질 않는 걸 보면 소피의 부모님도 참을성이 대단하십니다.
그러나, 우리의 소피.
그냥 당하기만 하기에는 조금 억울한 생각이 들었나 봅니다.
면도크림을 머리에 바른 웬델에게 소방수 놀이를 하자며 불타는 건물 역의 웬델을 흠뻑 적셔놓습니다.
나중엔 함께 물을 맞고 서 있네요.
소피의 엄마 아빠는 그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소피와 웬델은 이제 마음이 통했나 봅니다.
그런데, 어떡하지요?
이제 웬델이 갈 시간이 되었습니다.
처음엔 웬델이 집에 가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던 소피였지만, 이제는 웬델과 헤어지기가 너무도 싫습니다.
다시는 웬델을 집으로 초대하고 싶지 않은 엄마 아빠와는 달리 “빨리 널 만나고 싶어!”하는 쪽지를 웬델의 가방에 넣어둔 소피.
둘은 다시 주말을 함께 보낼 수 있을까요?^^

그러고 보면 아이들은 참으로 대단한 것 같습니다.
어른들의 시각으로 볼 때 아무 것도 아닌 일로 싸우다가도 헤어지고 나면 아쉬워하고 한참을 그리워 하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아마도 사람의 본질보다는 그 외의 것들로 사람을 평가하기 쉬운 어른들과는 달리 그 사람의 본질을 알아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이제는 가질 수 없게된 아이의 맑은 눈.
대신 저의 아이를 통해 그 세계를 엿보렵니다.
좋은 아이의 그림책들과도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