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빛의 학교를 살아 있는

연령 5~9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5년 5월 6일 | 정가 8,500원

회색빛의 학교를 살아 있는 빛깔로…….

온통 회색빛 무채색으로 그려진 별다를 것 없는 아이의 일상,
아이가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학교는 그저 그런 학교이다. 특별히 재미난 일도, 호기심을 끌만한 일도 없는 그저 그런 학교.
이런 학교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이제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는 우리 아이가 다니면서 느끼게 될 학교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씁쓸해지고, 우리 아이뿐만 아니라 많은 아이들이 느끼는 학교의 모습이 이러하리라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워진다.

그런데 그저 그런 학교에 별다르고 별다른 아주 특별한 일이 생겼다.
무슨 일일까? 특이하게 생긴 새선생님이 특별한 수업을 한다. 별다를 것 없는 아이들은 도대체 무슨 일인가 싶어서 수군대고, 선생님은 천둥소리 같은 큰 음악 소리를 들려준다. 그리고는 음악을 들으면서 느끼고 떠오른 것을 차근차근 종이에 적어 보라고 한다.
별다를 것 없는 아이들은 머릿속에 떠오른 낱말과 생각들을 쓰기 시작했다. 주인공 아이는 이야기 짓기 놀이에 푹 빠져서 아주 특별한 경험을 한다. 음악을 듣고 글을 쓰면서 커다란 코끼리를 타고 밀림 속을 걸어 다니고, 상어 지느러미를 붙잡고 많은 물고기 떼를 가로질러 가고, 수많은 새들과 함께 하늘을 나는 상상의 세계를 다녀왔다. 이 특별한 경험은 별다를 것 없는 아이의 하루를 특별하게 만들어 주었다.

그러나 아이들 모두가 글쓰기를 하면서 이렇게 특별한 경험만은 한 것은 아니다. 아무 것도 느낄 수 없었던 아이는 그냥 낙서를 하고, 만화책을 읽기도 하고, 시큰둥한 아이들도 있고, 꼬박꼬박 졸기까지 하는 아이도 있었다. 그런데 이 모든 아이들을 특별하게 만들어 준 것은 특별한 선생님이 아니었을까 싶다. 아마도 다른 선생님이라면 그저 그런 아이들의 반응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꾸만 강제로 요구를 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런데 이 특별한 선생님은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해주었으니 아이들은 그것만으로도 특별한 경험을 했을 것만 같다. 무채색 회색빛의 배경으로 칙칙했던 학교가 밝고 환한 노란 색깔의 옷을 입은 선생님이 등장하면서 비로소 색깔을 띄게 되고, 아이의 표정도 환해졌다.

그저 그런 학교에 다니고 있을 우리 아이들의 많은 일상에도 아이의 마음을 움직일만한 그런 특별한 일이 일어나면 정말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