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우리 아이는 피아노를 치지 못한다.아니, 아직 피아노를 접해본 적이 없다.
이유는 내가 어릴적 피아노 치는 것이 정말 싫어서 피아노 학원에 가야 할 시간마다 꼼지락 거리며 어떻게든 안 가고 싶어 했던 그 때의 기억이 떠올라서이다.
그때는 엄마가, 피아노를 평생에 도움이 되는 교양이나 아님 피아니스트를 시키려고 학원에 보낸 것은 아니었다. 동네 아주머니 자식들 다 보내는데 자기 자식 쳐질까 저어하여 보냈던게 아닌가 싶다. 본인은 극구 부인하시지만…
초등학교 2학년부터 5학년때까지 다녔는데, 그쯤 다녔으면 언제 어디서라도 자신있게 피아노를 칠 줄 알아야하는데 마지못해 시간 때우기식으로 다녔기때문에 가장 잘 칠줄 아는 것은 ‘엘리자베스를 위하여’전반부 뿐이다. ‘결혼 행진곡’ 전반부와 함께…
아이가 피아노를 배우고 싶어하는 기색이 보이자 정말 치고 싶을때 해야 오래도록 칠 수 있다는 말을 하곤 했는데, 그 와중에 보게 된 책이 ‘피아노 치기는 지겨워’이다.
3시만 되면 피아노 연습을 해야만 하는 아이 마르콜리노! 피아노 치는게 정말 지겨워 매 분마다 시간을 체크한다.
엄마는 마르콜리노 때문에 피아니스트가 되고싶었는데 그 꿈을 포기했다고 말한다.엄마의 거짓이 들통 나는 과정이 재밌다.
마르콜리노는 피아니스트만 빼곤 뭐든 다 하고 싶은 꿈이 있다. 우리의 아이들도 강요를 하게 되면 관심을 가지다가도 다른 꿈을 동경하며 슬슬 지겨워할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보니 이만하면 나는 잘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아이가 피아노 배우고 싶다고 강하게 말하면 들어줄까 한다. 늦게 시작해도 절대 늦은 것이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