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용하는 물, 생각해보면 물은 돈처럼 여러번 돌고 도는 순환 코스를 밟는다. 그런데 정작 우리에게 가장 가까운 존재이면서도 우리는 물의 여행 코스도 모르고 있다.
< 살아 있는 땅 >을 쓴 엘레오노레 슈미트의 책이다. < 살아 있는 땅 >을 먼저 읽고 좋아서 이 책도 읽었다. 이번에는 물의 순환에 대해 보여준다.
비나 눈이 내리는 것을 처음 봤을 때의 아이의 동그레진 눈을 잊을 수가 없다. 태어나서 처음 보는 이상한 것이 하늘에서 내리니 그게 얼마나 신기했을까? 좀 자라서는 구름이나 바다에 대해서도 신기하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호기심을 느끼고 궁금증을 느낄 때 그것에 답을 줄 수 있는 책을 보여주는 게 백 번의 말보다 좋은 해결사가 되는 것 같다.
눈송이가 작은 물방울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고 나더니 눈이 오는 날, 눈을 갖고 신나게 놀다가 땡땡 뭉쳐서 가지고 들어 왔길래 왜 갖고 왔냐고 하니까 물방울이 되는지 보려고 한다고 말해서 우리를 웃게 만들었다. 눈덩이가 스르르 녹아서 물이 흥건해지는 걸 못 보고 잠이 들었다가 아침에 일어나더니 식탁 위에 있던 눈이 어디갓냐고 찾는 게 너무 웃겻다. 그래서 “거기 물이 고여 있잖아 그게 눈이 녹은 거야” 그랬더니 자기는 못 봤다고 울상을 짓는 게 참 귀여웠다. 지금은 그런 얘길 하면 자기는 척척 박사라 다 안다고 까분다. 유치원에 다니니까 아무래도 배우는 게 많아지고 자기가 세상 모든 걸 안다고 잘난 척이 하고 싶은 것 같다.
바다나 산, 우리 몸에서도 물은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끊임없이 증발해서 하늘로 올라간다. 그리고 다시 비나 눈이 돼서 땅으로 내려 온다. 시냇물이 폭포가 되고 계곡을 이루고 호수나 저수지가 되고 강을 만나고 커다란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바다에서는 뜨거운 태양 때문에 수면의 물이 따뜻해지면 증발해서 물방울이 돼서 하늘로 올라간다….물의 순환인 것이다.
하지만 바다로 간 물은 처음과 같은 모습은 아니다. 먼지나 쓰레기 같은 것들에 오염이 돼서 더러워진 상태다. 우리가 바다를 얼마나 오염 시키는지, 쓰레기를 왜 많이 만들면 안 되는지, 재활용을 잘 하면 어떤 점이 좋은지도 아이와 이야기했는데 잘 못 알아듣기도 하는 것 같았지만 열심히 듣고 질문도 하는 폼이 마음에 들었다.
우리가 살아가는 자연은 우리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아이에게도 알려주어야 하고 어른들도 잊으면 안 된다. 모두의 자연이다. 인가느이 이기심으로 망가지는 자연이 아니였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