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엔 아이보다 어른이 더 많이 등장합니다.
유리로 걸작을 만들어내고픈 알베르트, 사랑하는 남편이 집안일보다는 유리 작업장에서
일에만 몰두하는걸 섭섭해하는 아내 소피아, 무엇이든 말만하면 소원을 이루어주는
소원의 도시의 성주, 소원조차 간직할수없게 되어 불행해하는 성주의 아내, 양탄자의 무늬로
닥쳐올 미래를 예언하는 플락사 밀트베터.
그리고 알베르트의 아이들인 클라스와 클라라.
그러나 내용은 해리포터만큼이나 신비하고 환상적이며 북유럽의 어두운 정취가 물씬 풍겨나는 듯
합니다. 긴 밤동안 아이들 머리맡에 앉아 아버지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두런두런 듣고 있는듯도 하구요.
아마 딸을 위해 동화를 쓰기 시작했다는 작가 마리아 그레페의 초자연적인 마술속에 빠져들어간
것인지도 모릅니다.
유리로 걸작을 만들어내고싶어 하는 알베르트의 두아이 클라라와 클라스는 장터에 유리그릇을
팔러갔다가 소원의 도시 성주에게 납치되어 갑니다. 두 아이의 엄마인 소피아는 모든것이 자기탓
인양 자책하지요. 지난번에 남편에게 화가나서 아이들은 짐일 뿐이라고 했던 것 때문에 벌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알베르트의 집은 그때부터 절망과 고통만이 남게 되었습니다.
결국, 소피아는 현명한 예언자 노파인 플락사 밀트베터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아이들을 납치한 성주는 아이들을 아내에게 데려다 줍니다. 성주는 남의 소원을 들어주고 ‘고맙습니다’
라는 말을 들을때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이지만 그의 아내는 이젠 더이상 간직할 소원조차 없음에
불행해하였지요. 성주와 아내는 처음에 아이들을 보고는 흥미를 느꼈지만 아이들을 보살피려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아이들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싶었으나 받을수없었고 거울속에 비친 자신들의
모습을 친구로 삼을정도로 외로왔고 불행했습니다.
클라스는 성의 유리들을 깨기 시작했고 그로인해 아이들은 난폭하고 괴상한 유모 나나에게 맡겨집니다.
플락사는 아이들을 찾아 성으로 오고 성주와 아내에게 진정한 소원의 의미를 깨닫게 해주고
아이들과 함께 잃어버린 기억의 강을 건너 집으로 돌아옵니다.
아이들은 마치 한바탕 꿈을 꾼듯 성에서의 지난기억을 모두잊고 부모의 품에서 살게되지요.
어린 시절 잠에서 깨서 마치 먼곳을 헤매다 온듯한 기분이 들때가 있었는데 혹시 나도 망각의 강을
건너 온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 현명한 예언자는 앞으로 양탄자에 행복한 무늬만 수놓을수
있을까하는 생각과 밝은면과 어두운면을 각각 다른 눈으로 보는 까마귀 현자와 소원성의 성주와
그의아내도 다시 보고 싶어집니다.
또, 소원은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가슴속에 품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수있음을 책을 통해 알게
되었고, 아직 이루어지지않은 소원을 가득 가지고 있는 나는 부자가 된것같은 착각에도 빠져
봅니다.
이제 아이의 머리맡에 앉아 이야기를 읽어주면서 함께 환상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볼까합니다.
그리고 원하는 것이 즉시 이루어지지 않으면 못참는 아이에게 소원은 이루어졌을때의 환희도
좋지만 이루어 지기를 소망하며 가슴에 품고 있는 설레이면서 기다리는 즐거움 또한 크다는 것을
알려주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