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타 바우어의 책은 참 가슴 따뜻하고 사랑스럽다. 예전에 「고함쟁이 엄마」를 읽고 나서 짧지만 감동적인 글과 귀엽고 깜찍한 그림 덕분에 그림책이 더욱 좋아졌는데 「할아버지의 천사」역시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할아버지의 천사」는 멋지고 운이 좋았던 할아버지의 인생 이야기이다. 병상에 계신 할아버지는 어린 손자에게 옛날이야기를 해 주신다. 개구쟁이 어린 시절부터 어른이 되어 겪은 전쟁이야기,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귀여운 손자를 얻게 된 이야기까지 참 담백하면서도 깊이가 느껴진다.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할아버지의 삶은 천사와 함께 했기에 그리 순탄하고 운이 좋았을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할아버지 뒤를 따라다니며 버스에 치일 뻔한 것도 도와주고, 움푹 파인 웅덩이도, 으슥한 곳도 안전하게 지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천사가 있어 참 든든하였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할아버지가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왔기에 더욱 멋진 인생이 되었다는 것이다. 삶은 그런 것이 아닌가 한다.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인생이지만 어떤 그린을 그리냐는 바로 우리, 나에게 달린 것이다. 크고 좋은 것을 얻었음에도 만족하지 못하고 감사할 줄 모르면 그 인생은 결코 행복하지 않다. 하지만 작고 소박한 것에도 감사하고 소중히 여긴다면 그는 세상 누구보다도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어찌보면 너무나 당연한 진리이지만 다들 잊고 있는 중요한 이야기를 유타 바우어는 조용히 하지만 강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을 보면 사랑스러운 부분이 너무나도 많다. 아름다운 할아버지의 인생 이야기, 늘 포근히 안아줄 것 같은 엄마 같은 수호천사, 수채화로 그려진 단순하면서도 정감어린 그림들.
하나하나가 가슴 깊숙이 파고들어 감동은 전한다. 그림책의 힘이 바로 이런 것이다. 아름다운 그림으로 수없이 많은 말을 대신하고 짧은 이야기 속에도 세상의 지혜와 감동 모두가 담겨있다. 「할아버지의 천사」는 이러한 그림책의 역할을 톡톡히 하는 좋은 책이다.
나는 그림책을 참 사랑한다. 볼때마다 미소가 지어지고 마음 가득히 행복이 젖어온다.
「할아버지의 천사」역시 내 마음속에 커다란 즐거움을 만들어준 책이다.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책. 그래서 너무나 고마운 책이다.
“생각해보면 난 정말 멋진 인생을 살았단다. 가끔은 믿기 어려운 일이 일어난 적도 있었지만. 난 정말 운이 좋았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