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이야기라면 무서운 이야기도 마다 않고 똑같은 책을 여러 권 사줘도 질리지 않고 즐겨보는
6살난 아들 재영이 때문에 알려지지 않은 우리 옛이야기를 발견하면 눈이 번쩍 떠진다.
어처구니에 대한 이야기를 정확히 알지 못했던 나도 설레는 마음으로 재영이와 책장을 넘겼다.
하늘 나라를 어지럽히는 어처구니들 이구룡, 저팔계,손행자,사화상,대당사부는 이름이 조금 어렵기도 하지만 나름대로 특색이 있고 재미도 있다.
말썽을 부려 하늘나라 임금님에게 끌려가는 어저구니들의 너무나 익살스러운 변명에 재영이와
나는 웃음을 터트렸다.
어찌보면 무섭게 느껴질 수도 있는 어처구니들의 모습을 너무나 유쾌하고 해학적으로 묘사해
아이들에게 전혀 거부감을 주지 않는다.
옛 이야기를 담은 책 답게 종이 질에서도 신경을 쓴 모습이 엿보인다.
하지 타입의 종이에 곱게 다소 투박하게 표현된 그림들이 조화를 이루며 소박한 우리의
멋을 느낄 수가 있다.
사람들의 의복이나 물건등을 그림에도 시대상을 잘 반영해 주어 간접적으로 그 시대의
문화를 자연스레 접할 수 있게 해 준 점 또한 마음에 와 닿았다.
바로 옆에서 두런 두런 이야기 이야기 해주는 듯한 구수한 문체가 옛 이야기의 정취에
흠뻑 취하게 만들고 뜨끈뜨끈한 온돌방에 앉아 홧톳불에 밤을 구워 먹으며 할머니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장면이 떠오른게 한다.
우리 옛 이야기의 관심이 있는 어린이와 어른 모두에게 꼭 한번 읽어 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