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또 책을 읽다가 울

시리즈 블루픽션 26 | 김혜정
연령 14~18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8년 5월 30일 | 정가 13,000원
수상/추천 블루픽션상 외 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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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또 책을 읽다가 울어버렸다. 청소년책을 읽다보면 이렇게 눈물이 자주 흐른다. 아마 내가 그 시절을 겪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기 때문에 혹은 그 아이이 성장하는 모습이 예쁘고 사랑스럽다는 느낌을 받아서 일지도 모르겠다.

은성이와 보라가 아픔을 이겨내고 성장하는 모습이 예쁘게 담겨져있다. 그들을 통해서 어쩌면 예전의 내모습을 보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든다. 빨리 철이 들라고 재촉하는 어른들의 세계로 어떻게든 비집고 들어가 보려고 발버둥쳤던 버거운 몸짓이 느껴진다.

불과 2~3년후면 버거운 몸짓에 힘들어하게 될 딸아이의 모습도 겹쳐진다. 하!! 어느새 나는 십대의 내 모습에서 34살의 엄마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다. 빨리 어른이 되라고 채찍질하던, 그렇게도 싫었던 어른의 모습으로 말이다.

우습게도 나는 싫어하던 어른의 모습으로 자라있고, 내 딸은 내 모습처럼 버거워하며 자라게 될거라 생각하니 답답한 마음이 든다. 내 모습은 은성이와 보라 엄마의 모습을 닮아있다. 그것이 답답함을 더한다. 싫어하던 어른의 모습이 되어있는 나…….!!

실크로드…70일동안 두 아이는 미주 언니의 통솔아래 하염없이 걷고 또 걸어야한다. 소년원에 가는 대신 이들이 택한 방법이다.

모래와 먼지, 갈증과 끝없이 펼쳐지는 길과의 싸움…그렇게 걷다보면 뭔가 달라지려나?

미혼모의 엄마를 둔 은성은 엄마를 욕하는 아이를 힘껏 때려주었고, 그 댓가로 이 길을 걷고 있었고, 보배는 도둑질로 인해서 이 길을 걷고 있다.

자신에게 관심없는 엄마와 미혼모의 딸이라는 사람들의 시선으로 힘들어하는 인성은 그 아픔을 폭력으로 달랬다. 학교 짱…인성이 쥔 타이틀은 자신의 아픔을 달래는 일종의 수단이였을 것이다.

그리고 보배….인성과는 전혀 다른 편에 서있는 아이…그림 그리는 것을 너무 좋아하지만 엄마의 반대로 그리지 못하는 아이, 늘 엄마가 하라는 대로만 했던 보배는 학교에서 아이들에게도 마찬가지 신세이다. 아이들이 시키는 대로 다 하고 맞고 그리고 왕따가 되어버린 보배는 물건을 훔치는 것으로 마음의 허기를 달랜다. 왕따가 되어 물건을 훔치기 시작했는데, 물건을 훔치다 보니, 왕따가 된 아이…

“하지만, 하지만, 하지만! 변명 좀 그만 해! ‘하지만’을 빼고는 말 못해? 네가 정당하다면, ‘하지만’을 빼고 말할 수 있어야 해. 왜 자꾸 핑계를 대? 왜 자꾸 변명을 하냐고?” 127p

두 아이 모두 자신의 상처와 마음의 허기를 달래기 위해 필요했던 일이 결국 범죄가 되었다. 자신의 모습을 정당화 시키려고 했던 그들의 변명은 옳지 않았다. 하지만……..그들은 아직 어렸기에 이해하지 못했다.

“사람은 누구나 후회를 해. 후회하지 않고 사는 사람은 없을 거야. 그래도 조금 덜 후회하며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어. 지금 네 나이, 가장 열정이 넘치는 나이잖아. 온몸에 힘이 불끈불끈 솟는 때잖아. 그런데 그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게 문제야. 십 대의 에너지는 십 대에 다 써 버려야 되는 것 같아. 에너지는 축적되는 게 아니라서.” 139p

인솔자를 피해 달아났던 두 아이는 사람들은 만나면서 알게 된다. 사막에 펼쳐진 신기루를 따라 가도 오아시스가 나오지 않을지라도 노력 해보겠다고…

낙타의 봉이 낙타의 모습을 보기 싫게 하지만, 봉은 낙타에게 아주 중요한 것처럼 지금 아이들이 갖고 있는 봉은 아이들을 자라게 할 것이다.

나는 너무 작다. 하지만 괜찮다. 더 이상 그 사실을 숨기지도, 부정하지도 않을 것이다. 작아도 좋아. 야호! 달려라, 달려! 272p

짜증내고 화내면서 시작했던 실크로드의 출발점을 시작으로 삐그덕거리면 걸었지만 도착점에서 아이들은 희망을 알게 되고, 또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된다.

“1,200킬로미터도 걸었는데, 못할 게 뭐가 있겠어? 너희들 처음에는 끝까지 걷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잖아. 하지만 결국 해냈어.” 278p

아이들에게는 무한한 능력과 에너지가 있다. 그 에너지를 제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든든한 후견인이 되어야 할 내 모습을 그려본다. 잊고 지냈던 방황하던 내 모습을 되짚어 본다. 그 기억을 통해서 나는 더 든든하게 지켜줄 수 있을 것이다. 나도 그리고 2년후의 딸도 해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