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버닝햄. 지각대장 존으로 처음 그를 만났다. 그리고 온 국민이 다 읽는 -아니, 초등 저학년들이라면 반드시 읽고 넘어가는 책이라는 느낌이 드는- 그 책을 읽으면서 나는 그의 그림책이 조금 어려웠다.
지각대장 존-그래서 뭐 어쨌다고? 도대체 뭘 말하는 거지? 한참 헤매다가 글에 대한 해설을 읽거나, 다른 사람의 설명을 듣고는 ‘그렇구나.’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그림책이 어렵다고 하면 고개를 갸우뚱할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내게는 그랬다. 그러면서도 자꾸 그의 그림책을 사 모으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작가에 대한 글을 읽다가 그가 자유의 학교 ‘섬머힐’출신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그렇구나… 하면서 또 책을 읽었다.
그리고 이 책을 만났다. 무척 고가였음에도 불구하고, 책을 사고야 말았다. 작가에 대해 낱낱이 파헤쳐 주리라 믿으면서(파헤쳐서 내가 득 볼 것도 없으면서…) 사서 읽었다. 두꺼운 책, 비싼 가격에 비해 책 내용이 복잡하고 많지는 않았다. 하지만, 다양한 그의 그림을 칼라로 만나 볼 수 있다는 잇점이 있었다.
요즘 우리 작은 아이는 그림책을 보면서 가끔 이런 말을 한다. “엄마, 이렇게 어려운 그림을 아저씨는 어떻게 그렸을까?” 그러면 나는 “그러게. 아저씨는 정말 대단하지?!” 하고 답해준다. 아이들에게 그림책은 내용도 내용이지만, 그 그림만 쳐다 보아도 예술적인 감각을 키워 주진 않을까 하고 나는 요즘 기대한다. 그림책의 화려한 색채들을 전혀 만나지 못하고 자란 나와는 달리 우리 아이들은 내가 경험하지 못한 그 세계를 아주 어린 나이부터 경험함으로써 나와는 다른 무엇인가를 하나 얻으면서 자라리라 믿는다. 존 버닝햄의 그림책도 그런 점에서 내게는 무척 의미있는 책이다.
최근에는 아이가 <<지각대장 존>>을 무척 갖고 싶어 해서, 하나를 마련했다. (공짜로 책 얻을 기회가 생겨서 얻은 거지만.) 그리고 항상 존 버닝햄의 책을 읽을 때면 “이 책은 지각대장 존을 쓴 존 버닝햄이라는 분이 그리신 거야.”하고 말해준다. 그러면 아이는 “나도 알아.”라고 이야기 한다. (정말 잘 안다는 식으로.) 그렇다면 이 작가는 우리 아이가 최초로 이름을 외운 작가가 되는 셈이다.
이런 책으로 작가를 만나는 것도 색다르고 좋았다.